아하·비에이에너지 등 충전시장 진출한 새 얼굴 주목
충전기 공급과 수요가 연결되는 실질적 교류의 장 열려

지난해 건축업계에서 불었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크게 각광 받았던 ‘코리아빌드 전기차충전인프라산업전’이 일산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찾아왔다.
국내 최대 건설·건축·인테리어 전문 전시회 '2023 코리아빌드'에서 '전기차충전인프라산업전'을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개최했다. 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환경공단, 한국자동차환경협회,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등에서 후원했으며 아하(AHA), 비에이에너지, 클린일렉스, 환경공단 등 17개 기업·기관이 참가했다.
전기차 충전시설 의무설치 강화에 따라 이제 건축과 충전기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신축 아파트는 총 주차 대수의 5% 이상, 기축 아파트는 2% 이상 규모로, 늦어도 2025년 1월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축 업계에서는 전기차 충전 업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코리아빌드는 지난해처럼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충전 관련 기업들과 실수요자가 만나 정보를 교류하고 실질적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산업전의 특징을 꼽으라면 새 얼굴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기존 충전 업계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기업들도 참여했지만 아하, 비에이에너지, 크로커스, 쿨사인 등은 충전 업계로만 범위를 좁히면 낯선 업체들이 다수 참가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타 업종에서 충전 시장으로 사업다각화를 한 것이 특징이다.

킨텍스 1번 전시장 5번 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위치한 비에이에너지는 기존에는 배터리 안전관리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배터리 안전 솔루션과 배터리 저장장치 솔루션을 시장에 출시해 온 배터리 전문 기업이다. 비에이에너지는 보유하고 있는 배터리 관리 능력을 살려 전기차 배터리 충전시스템 ‘EV B·PLUG’ 가지고 전시회를 찾았다.
EV B·PLUG는 전기차 충전소용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충전기 및 전기차 충전에 필요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융합한 종합 전기 배터리 충전 시스템이다. 태양광 연계도 가능해 ▲PV모드 ▲계통모드 ▲PV+배터리모드 ▲PV+배터리+계통모드 등 충전 장소의 여건에 맞게 구축이 가능하다. 전현수 비에이에너지 선임연구원은 “EV B·PLUG는 충전 수요에 따른 전력 계통 과부하 감소에 효과적”이라며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장에서 곧장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넥스 상장사 아하(AHA)도 전기차 충전기 브랜드 ‘rabbit&turtle’을 가지고 전시회에 참가했다. ‘rabbit&turtle’은 이름처럼 토끼는 급속충전기, 거북이는 완속충전기를 말한다. 라인업은 아하에서 제조한 7kW 완속충전기와 50kW·100kW·200kW 급속충전기로 구성됐다.
김지원 아하 본부장은 “전자칠판 분야 국내 1위 기업답게 충전기 제조 기술력과 사후 역량이 강점”이라며 “오랜 기간 전자칠판 등 교육 관련 전기·전자 제품을 제조해온 경험과 AS 전국망을 바탕으로 충전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커스는 부스 전면에 50kW와 100kW 급속 충전기를 배치하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크로커스는 산업용 에너지 효율화, 분산전원 관리, 전기차 인프라 최적화 등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관리시스템을 만들어왔다. 최근에는 전력 효율화 역량을 전기차 충전기와 관제시스템에 적용해 전기차 충전기 제조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크로커스가 자체 개발한 메인보드는 파워모듈에 대한 최적화 운영을 가능하게 해 충전기의 효율성과 내구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 대체로 100kW 급속충전기의 경우 20kW 파워모듈 5개를 탑재해 실제 출력이 80kW밖에 안되지만 크로커스는 30kW 파워모듈 4개를 장착해 100kW로 충전을 가능하게 했다.
차진명 크로커스 이사는 “흔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용할 수 없거나 원래 출력 용량보다 출력이 낮은 급속충전기는 파워모듈이 고장 난 것”이라며 “크로커스 급속충전기는 자체 개발한 메인보드로 파워모듈을 효율적으로 제어해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인 제어부가 모듈화됐기 때문에 유지보수도 편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