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최혜국 대우 확보…대미투자 年200억불 한도 안전장치
'北 비핵화' 재확인…주한미군 지속적 주둔, 핵 포함한 확장억제 언급

14일 서울역 대합실의 TV 화면에 관련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14일 서울역 대합실의 TV 화면에 관련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 관세율 등을 포함한 한국과 미국의 무역 협상이 마무리됐다. 또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포함한 양국의 안보 협상도 문서로 공식화됐다.

대통령실과 백악관 양측은 14일 오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국의 관세·안보 협상에 대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동시에 공개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이 이날 발표된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사본을 열람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이 이날 발표된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사본을 열람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이에 따르면 먼저 무역 부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불러모았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인하 적용 시점과 관련해서는 팩트시트에 명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국의 양해각서(MOU) 이행 기금조성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될 것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달 내 법안이 제출된다면 11월 1일로 소급 적용이 가능하게 된다. 

또 다른 관심을 받았던 반도체의 경우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한국에 적용하려 한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사실상의 '최혜국 대우'를 보장 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반도체의 교역 규모가 한국 이상인 국가'를 비교 대상으로 들었는데, 이에 대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주요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환경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미투자와 관련해서는 우선 조선업 분야에서 1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동시에 양국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2000억 달러의 전략투자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대신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MOU에 따른 투자의 경우 한 해에 200억 달러 이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다는 점, 한국이 조달 금액과 시점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 등의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안보 분야에 있어서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가 포함됐다.

팩트시트를 보면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문장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정상 간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이 됐다. 우리 핵잠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서는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합의 내용이 포함됐다. 

한미 안보동맹의 포괄적 주제인 '동맹의 현대화'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일단 한국은 국방비 지출액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증액하기로 했고, 또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를 위해 2030년까지 250억 달러를 지출하기로 했다.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통한 대한방위공약'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양측이 공감대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양국 정상은 핵협의그룹(NCG)을 포함한 협의 메커니즘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는 점,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역량을 활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내용 역시 문건에 담겼다.

한국은 법적요건에 맞춰 주한미군에 330억 달러 상당의 포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동맹 차원의 협력도 지속하겠다는 양국의 방침 역시 팩트시트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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