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0일 황금연휴…‘블랙아웃’ 리스크도 커
OH 잡힌 원전 6기外 2기 정지해 계통안정화

전남 영광군에 있는 한빛원전 전경. [사진=연합뉴스]
전남 영광군에 있는 한빛원전 전경. [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 때 태양광발(發) 전력 공급 과잉에 따른 블랙아웃(대정전)을 막기 위해 최대 8기의 원전이 가동을 멈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수원은 지난주 전력 당국이 내놓은 가을철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의 하나로 추석 연휴에 최대 8기의 원전을 가동 정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계획예방정비(OH) 일정이 잡힌 원전 6기 외에 연휴 동안 기상 상황과 전력수요 추이 등에 따라 2기를 추가로 멈춰 세우는 내용이다.

앞서 전력 당국은 9월 20일부터 11월 16일까지 총 58일간 원전 OH 일정 조정, 석탄단지의 운영 최소화 등 계통 안정화 조치를 최대한 시행한 뒤 필요시 원전, 태양광·풍력, 연료전지 등 경직성 전원을 대상으로 출력제어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장 10일에 달하는 이번 추석 연휴는 일조량이 많은 데다 냉난방기 사용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조업 활동이 멈추는 기간도 유독 긴 편이다. 햇빛을 잔뜩 받은 태양광발전기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일시적인 전력수급 불균형에 따른 블랙아웃 리스크가 덩달아 커진다. 전력 당국이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해 가을철 경부하기에 발전량 감축과 수요량 증대를 골자로 한 계통 안정화 조치를 내놓은 이유다.

이에 따라 이번 추석 연휴 때 석탄·LNG 발전은 설비 안전성 등을 이유로 반드시 가동돼야 하는 필수운전발전기(Must-Run)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지된다. 원전은 신한울 1호기, 월성 2·3호기, 새울 2호기, 신고리 1호기, 월성 4호기 등 6기가 OH 일정 조정을 통해 가동을 멈춘다. 이중 신고리 1호기, 월성 4호기는 추석 연휴 전에 OH를 마치지만, 계통 안정화를 위해 연휴가 끝난 뒤 기동하게 된다.

문제는 추석 연휴 동안 원전 출력감소량은 이 같은 선제적인 안정화 조치에도 올해 어린이날 연휴 때 출력감소 수행 결과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어린이날 직전인 5월 4일의 최저 전력수요는 전력 당국의 예상치(36.3GW)보다 낮은 35.4GW를 기록하면서 원전은 당초 계획(1.34GW) 대비 600MW 많은 1.94GW의 출력감소 운전을 수행했다. 특히 한빛 1·6호기,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 한울 3호기 등은 OPR원전의 출력감소 기준인 80%를 초과해 출력을 낮췄다.

전력 당국은 추석 연휴 때 역대 최저 전력수요(30.8GW)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 기상 상황에 따라 추석 당일에는 전력수요가 29GW대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느 때처럼 원전 출력감소가 아닌 ‘추가 정지’가 불가피한 배경이기도 하다. 1000MW급 OPR원전 2기가 가동을 멈추면 전력 당국은 2GW의 여유를 확보하게 된다. 이에 더해 태양광 이용률 추이에 따라 추가적인 원전 출력감소 운전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남 영광군에 있는) 한빛원전의 경우 이번 OH 조정 대상 원전에 포함이 안 돼 추석 연휴에 추가 정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력 당국은 원전, 태양광·풍력 등 경직성 전원에 대한 출력제어 시 계통 불안정원인별 대응을 최우선으로 제어 가능 횟수 등 발전원별 기술 특성을 감안한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현재로선 추석 연휴 때 발전기 운영 계획 등이 확정된 바 없다”며 “다음주 접어들어 전력수요 전망이 구체화되면 정지·출력제어 방침도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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