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허브 ‘데이터센터 구축 전략 세미나’ 성료...고밀도 전력·냉각 혁신·분산 인프라 필요성 ‘한목소리’

최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세미나허브 주최로 열린 ‘2025 데이터센터 구축 전략 세미나’의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강수진 기자]
최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세미나허브 주최로 열린 ‘2025 데이터센터 구축 전략 세미나’의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강수진 기자]

국내외 데이터센터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데이터센터 산업의 핵심 성공 요소로 ‘전력 및 에너지 인프라’를 꼽았다. 최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세미나허브 주최로 열린 ‘2025 데이터센터 구축 전략 세미나’에서는 AI와 클라우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설계, 냉각 기술, 지역 분산형 전원 확보 방안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를 기존의 IT 중심 인프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력을 중심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 전반에서 정책·설계·투자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국내 데이터센터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2024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는 72개에 달하며 2029년까지 100개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력 수요는 1.08GW에서 2.37GW로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서울 도심에서 데이터센터만으로 원전 두 기에 맞먹는 전력을 소비하는 수준이다.

송준화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사무국장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밀도는 기존보다 크게 상승했다”며 “기존 HPC센터가 랙당 20~40kW 수준이라면, AI 데이터센터는 40~100kW+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냉각과 공조 등 설비 전반에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송 국장은 또 “초저지연 서비스를 요구하는 자율주행 등 기술의 등장으로 대형 하이퍼스케일 센터뿐 아니라 소형 엣지(Edge) 데이터센터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도권 중심의 입지 전략은 계통 과부하와 입지 포화라는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이에 지방 분산형 데이터센터 구축과 정책 전환의 시급성이 요구되고 있지만, 지역 수용성 부족, 전자파 우려, 열섬 현상 등 사회적 반발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와의 조화도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장동현 전력거래소 차장은 ‘분산에너지 특구’ 제도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동현 전력거래소 차장이 분산특구 전력거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수진 기자]
장동현 전력거래소 차장이 분산특구 전력거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수진 기자]

장 차장은 “특구로 지정되면 지역 내 발전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수요자와 전력 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최대 30%는 외부 판매도 가능하다”며 “데이터센터가 수요자원으로서 부하 유연성을 확보하면 향후 양방향 입찰 구조를 통해 보상을 받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산 특구 제도를 활용하면 건설비 회수 기간 단축, 운영비 절감 등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고발열 AI 서버의 증가로 냉각 인프라의 혁신도 요구되고 있다. 기존의 공랭식 냉각 시스템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서버 냉각 기술 변화 트렌드에 대해서 지형철 에이알시스템 이사가 설명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서버 냉각 기술 변화 트렌드에 대해서 지형철 에이알시스템 이사가 설명하고 있다. 

지형철 에이알시스템 이사는 “GPU의 전력 소모가 급증하면서 공기 기반 냉각 방식으로는 더 이상 감당이 어렵다”며 “공기에 비해 열전도율이 20배 이상 높은 액체를 활용한 액침냉각 기술이 향후 주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 이사는 “해당 기술은 PUE 1.03 이하로 실증됐고,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전력 인프라와 정책 인센티브를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수도권 전력 부족과 테넌트 유치 전략 부재로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류기훈 데우스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는 기술, 입지, 정책, 테넌트 네트워크가 총체적으로 결합된 산업 전략”이라며 ▲유망 부지 중심의 클러스터 개발 ▲표준화된 데이터센터 설계 ▲친환경 ESG 인프라 구축 ▲글로벌 테넌트 유치 마케팅 ▲국산화 및 정부 R&D 연계 등을 핵심 대응 전략으로 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안정적 전원 공급과 전력 품질에 민감해 재생에너지를 직접 100% 사용하는 데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이에 한국RE100협의체는 데이터센터 RE100달성을 위해 REC구매, 가상전력구매계약(Virtual PPA), 그린마이크로그리드 활용 등을 제언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송준화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사무국장의 ‘한국 데이터센터 산업 현황과 도전과제’ ▲최용석 액티스 대표의 ‘데이터센터 투자전략’ ▲장동현 전력거래소 차장의 ‘데이터센터 지방 이전 및 분산에너지 특구 정책’ ▲류기훈 데우스 대표의 ‘대한민국 AI DC 클러스터 동향 및 필요성’ ▲권재원 한국RE100협의체 이사의 ‘데이터센터 RE100과 재생에너지 PPA’ ▲지형철 에이알시스템 이사의 ‘AI컴퓨팅 전력 및 발열증가에 대응한 냉각 인프라의 진화’ ▲다나클라우드 David Byun의 ‘모듈러 데이터센터 솔루션 및 트렌드’ ▲유남선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그룹장의 ‘고집적 데이터센터 디자인 전략’▲이경자 삼성증권 팀장의 ‘데이터센터, 새로운 투자의 축’ 등이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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