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사례처럼 선제적 인프라 구축이 핵심
공동주택 주차·전력 설비 제한 등 인프라 확충 난항
장철민 의원 "운영지원금 형태로 정책 전환 필요"
채비, 대전지역 237면 구축 등 전국 6천여면 '선두주자'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0% 증가하며, 한동안 제기됐던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다시 성장세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전기차 시장의 턴어라운드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차량 증가 속도에 맞춰 급속 충전 인프라를 적시에, 충분한 규모로 병행 확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어도 충전 환경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망설이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자동차 시장 성장 사례를 통해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신증권 리서치 연구위원은 "과거 한국의 고속도로 건설과 자동차 시장의 성장 사례를 보면, 시장 확대를 위한 선제적 인프라 확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며 "1970년대 초반 자동차 대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음에도 고속도로(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건설한 결과, 1970년대 후반 자동차 보급과 수요 증가가 본격화됐다"고 지적했다.

교통 인프라 발전과 자동차·전기차 보급 추이 [제공=서울시,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교통 인프라 발전과 자동차·전기차 보급 추이 [제공=서울시,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선제적 충전 인프라 확충이 중요한 상황에서 국내의 특수한 주거환경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축연구원 관계자는 "기축 공동주택은 주차 공간 부족과 전력 설비 용량 제한으로 인해 충전시설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는 충전시설 확충 과정에서 입주민 간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LG전자, 한화그룹, SK 등 각각의 대기업들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의 현실적 한계와 정책적 미비로 인해 사업 영역을 철수 또는 축소하고 있어 전기차 인프라의 확충 적시성을 보완할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대전 동구)에 따르면 "지난해 급속 충전시설 브랜드 사업의 경우 28개 사업자를 선정하고도 예산의 약 37%에 소진해 충전 인프라 구축의 현실적 한계가 드러났다"며 "소비자들이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확신해야만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산자위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동구). [사진=장철민 의원실]
국회 산자위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동구). [사진=장철민 의원실]

장 의원은 충전 인프라 구축 및 운영과 관련한 정책 개선안도 제시했다. 그는 "현재는 민간이 충전인프라를 구축할 때 설치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방식이지만, 앞으로는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운영지원금 형태로의 전환해야 빠른 속도의 확충이 가능하다"며 "전기차 충전소 운영도 수소충전소처럼 공공성이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운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경제 체계 구축을 주요 관심사로 두고 있으며, 지역구인 대전을 비롯한 전국의 전기차 인프라 구축 관련 정책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기차 인프라 전문 기업 '채비(CHAEVI)' 본사도 방문할 예정이다. 채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1800기 이상의 급속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 민간기업으로서 공공 인프라 보급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채비는 급속 충전 R&D에 지난 3년간 300억원 이상 투자하며, '5분 충전' 메가와트 충전 프로젝트의 대표 주관사로서 국내 급속 충전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충전기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배라는 가시적인 수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채비 충전 R&D 연구소 전경 [사진=채비]
채비 충전 R&D 연구소 전경 [사진=채비]

현재 대전 지역 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 가장 많은 급속 충전소를 구축한 기업은 전기차 충전 전문기업 채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비는 대전 지역에만 급속 충전소 92개소, 총 237면을 구축해 지역 내 급속 충전 인프라 확충에 있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2위 사업자인 SK일렉링크(39개소, 106면)를 큰 격차로 앞선 수치다. 채비는 민간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약 6000여 면의 급속 충전 인프라를 선제적인 투자와 기술력으로 구축해 온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전기차 보조금 확대와 충전 인프라 확충을 통해 친환경 미래차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K-이니셔티브 국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정된 '5대 미래 핵심 산업 집중투자' 정책을 통해,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ESS) 분야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친환경 경제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친환경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채비' 전시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채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채비' 전시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채비]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