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만기 충전기 운영 효율화...“데이터 기반 플랫폼으로 진화”
전기차 시장 캐즘·화재 우려 속 해법 제시...“안전성·품질 강화”
AI·빅데이터로 고장 예측...“고객 중심 서비스로 신뢰 확보”
“충전 인프라 정책, 양적 확대서 질적 개선으로...장기 로드맵 시급”

김정욱 GS차지비 대표 [사진=오철 기자]
김정욱 GS차지비 대표 [사진=오철 기자]

전기차 시장이 캐즘기에 접어들며 충전 인프라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8월 발생한 대규모 화재 사고는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고, 시장 성장 둔화 우려까지 더해지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도전적 시장 환경 속에서 국내 최대 전기차 충전사업자인 GS차지비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정욱 대표는 글로벌 IT기업과 스타트업을 두루 거친 플랫폼 비즈니스 전문가다. 7만2000기의 충전 네트워크를 보유한 GS차지비의 새 수장으로서, 그가 그리는 충전 시장의 미래와 회사의 혁신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강남 GS차지비 본사에서 김 대표를 만나 전기차 충전 산업의 당면 과제와 해결 방안, GS차지비의 미래 청사진을 들어봤다.

▶플랫폼 비즈니스 전문가로서 바라보는 전기차 충전 시장의 발전 방향은 무엇입니까.

“시장 초기에는 다들 전기차 충전을 단순히 인프라 관점에서만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죠.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충전소 인프라, 사용자 경험, 에너지 관리 등 모든 요소가 데이터로 연결되고 있어요. 앞으로는 데이터 분석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기술로 충전기 관리, 유지보수, 사용자 경험 등을 혁신하게 될 겁니다.”

▶시장 변화 속에서 국내 1위 충전사업자(CPO)인 ‘GS차지비’가 추구하는 비전과 역할은.

“우리는 7만2000기의 충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데이터 중심의 플랫폼 혁신과 고객 중심의 서비스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충전 서비스에 대한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죠. 시장의 품질 기준을 높이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면 태양광이나 재생에너지 같은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충전소도 도입할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잦은 고장과 늦은 대응 등 서비스 품질 문제는 충전 업계의 오래된 과제입니다. 개선 방안이 있을까요.

“충전기 고장과 늦은 대응, 부실한 고객 서비스는 업계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죠. GS차지비는 우선 AI 기반 예측 기술을 도입해 고장과 장애를 사전에 감지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7만2000여 충전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또 실시간 모니터링과 유지보수 인력 확충도 진행 중입니다. 무엇보다 고객 신뢰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욱 GS차지비 대표 [사진=오철 기자]
김정욱 GS차지비 대표 [사진=오철 기자]

▶ 지난해 합병, 올해는 충전기 인수로 7만기 이상의 충전기를 확보하셨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하실 계획입니까.

“GS커넥트와 차지비의 합병, SK홈앤서비스 완속 충전기 사업 인수 등은 단순히 외형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GS차지비는 이를 통해 7만기 이상의 충전기를 확보했는데, 이는 데이터 기반의 중앙집중식 관리를 위한 토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제는 이 방대한 인프라에서 나오는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효율을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충전기 사용률과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 배치를 하고, 유지보수 체계도 정교화할 계획입니다. 노후 충전기는 우선적으로 교체해 가동률을 높이고, 통합 앱을 통한 사용자 경험 개선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결국 양적 성장과 함께 충전 인프라 운영의 효율성, 서비스 품질을 극대화해 시장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기에 진입하며 업계 전반의 수익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극복 방안이 있을까요.

“대기업 계열사라는 자금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데이터 기반의 운영 효율화입니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장을 예측하고, 수익성 높은 충전소를 우선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고, 확대 중입니다. 충전 네트워크도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을 통해 최적화하고 있습니다. 고이용률 충전소를 확보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거죠. 단기적으로는 충전 네트워크 안정화와 품질 개선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고객 경험 기반의 서비스 혁신, 기술 발전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시장 1위 유지를 위한 차별화 전략은.

“GS차지비는 완속 충전을 기반으로 한 생활거점 전략으로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기차 사용자의 충전 패턴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물이죠. 앞으로도 R&D 투자를 확대해 AI와 빅데이터 활용을 강화하고, 충전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적재적소에 충전기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또한 BMW 등 완성차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프리미엄 충전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중속·급속 충전기 보급 계획에도 대응해 주요 거점에 다양한 충전 옵션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통합 앱 안정화와 디지털 서비스 개선 계획을 설명해 주신다면.

“국내 최대 충전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활용해 플랫폼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기 위해 실시간 충전 모니터링, UI/UX 개선, 다양한 결제 옵션을 제공하고 있죠. 특히 보안 강화와 충전 프로토콜 기술 업그레이드, API 고도화를 통해 플랫폼의 안정성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선사항들은 통합 앱을 통해 더 직관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로 구현될 것입니다.”

▶전기차 화재 우려 등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안전한 충전 환경 구축은 업계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이는 충전사업자, 차량 제조사, 정부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영역이죠. 이런 점에서 환경부의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 확대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봅니다. GS차지비는 방대한 충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배터리 데이터 공유와 관련해서도 업계 표준 마련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김정욱 GS차지비 대표 [사진=오철 기자]
김정욱 GS차지비 대표 [사진=오철 기자]

▶신재생에너지와의 연계, GS에너지와의 시너지를 통한 미래 사업 계획은.

“GS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DR(수요반응), ESS 등 다양한 분산 전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프라와 GS차지비의 충전 네트워크를 연계해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특히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다양한 분산 전원을 연결하고 통합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연장선상에서 전기차 충전은 매우 중요한 에너지 사업 연계점이 됩니다. V2G 기술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은 물론, 가상발전소(VPP)를 통해 전기차 충전을 신재생에너지와 연결하는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충전 인프라 정책과 관련해 건의사항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전기차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장기적인 정책 로드맵이 필요합니다. 현재 환경부의 보조금 정책은 양적 확산에 크게 기여했지만 이제는 질적 개선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예를 들어 청라 화재 이후 지상 이전 설치 요구가 많은데 스마트 제어 충전기 ‘교체’ 사업을 확대해 지상 이전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하고, 지하 충전기 전원 차단 등 사용중단으로 인한 국가 보조금 낭비를 막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CPO들의 투자 부담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지원도 시급합니다. 또 데이터 기반의 운영 품질 평가를 보조금 정책에 반영하는 등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정책도 고려돼야 합니다. 소비자 편의성 증대를 위해 주차장 입구에 전기차 충전소 상세 위치를 명확히 고지하는 규정 마련도 필요합니다.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의 부정확한 충전소 데이터도 개선이 시급하고요.”

▶GS차지비의 미래 비전과 목표는.

“우리는 단순한 충전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에너지 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합니다. 7만2000기의 충전 네트워크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더 나은 충전 경험을 제공하고, 신재생 에너지와의 연계를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것이 시장 리더로서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He is...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학사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재료공학 석사 ▲미국 Kellogg 경영대학원 MBA ▲Yahoo 미국 본사 비즈니스 전략 담당 ▲효성ITX 신사업전략부문 전무 ▲GS차지비 대표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