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양허품목 무역적자 10.1배나 폭증

올해 실적도 전년대비 수출은 25%↓, 수입은 27%↑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양허품목 확대, 2034년까지 지속

전기진흥회, 단기해법 외에 고부가산업 전환·경쟁력 강화 주문

[사진=챗GPT 4o 생성]  
[사진=챗GPT 4o 생성]  

한·중 FTA 체결 10년이 경과하면서 전력기자재 양허 품목의 무역수지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올 들어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이 대거 확대되면서 불거진 것으로, 업계에선 단기적인 해법 마련과 함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과 기업경쟁력 강화 등을 주문하고 있다.

전기진흥회에 따르면 2015년 한·중 FTA 체결 이후 2022년까지 전체 전기기기의 무역적자는 17억3000만달러에서 47억7000만달러로 2.8배 확대되는 데 그쳤으나 양허품목의 경우 1억2000만달러에서 10억3000만달러로 10.1배나 악화됐다. 중국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양허 품목의 대중국 수출은 미미한 반면 중국산의 국내시장 침투는 상대적으로 심화됐다는 의미다.

주요 양허 품목의 2015년과 2024년 대중국 수입 규모를 비교하면 변환 및 안정기(100VA 이상 PCS)의 경우 11만달러에서 86만달러로 약 7.8배, 전선(절연도료 피복전선)의 경우 69만달러에서 331만달러로 약 5배 급증했다.

전기산업진흥회가 ‘전기산업 미래비전과 발전전략’ 수립을 위탁한 삼정KPMG 관계자는 “2024년에 개방된 양허 품목의 수출규모는 2023년 대비 25.1% 감소했고, 수입 규모는 27.1% 증가해 개방 직후 무역수지의 감소효과가 심화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2015년 FTA를 체결하면서 54개 전력기자재를 양허품목으로 설정했으며, 2034년까지 20년 간 단계적으로 국내 전력기자재 시장을 개방키로 했다.

2015년에는 발전기(출력 75kVA 이하) 등 7개 품목이, 2019년에는 발전기(교류발전기, 출력 750VA 이하) 등 2개 품목이 양허 대상으로 풀렸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동기, 변압기, 개폐기(회전형), 전력케이블(플라스틱 절연전선) 등 20개 품목이, 2029년에는 발전기(풍력발전기용), 변압기, 차단기 등 24개 품목이, 2034년에는 배전 및 제어기(전류 50A 미만) 등 1개 품목이 관세철폐 대상에 포함된다.

이처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중국산의 한국 시장 침투가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업계에선 완제품에 대한 공인시험 외에 부품에도 동일한 공인시험을 요구하는 등 공인시험인증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부품을 활용한 국산 완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에 대한 규정 마련, 국가 핵심기술 및 핵심 전략·관리품목 확대, 품목별 조합 표준개발 등을 아이디어로 제안하고 있다.

또 별도로 정부 차원의 조달협정과 다자간 세이프 가드 등 국제 교류환경을 고려한 비공격적 대응과 발동 조건을 고려한 산업보호 조치의 적극적 활용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삼정KPMG 관계자는 “‘전기산업 미래비전과 발전전략’을 수립하면서 업계의 다양한 의견들을 취합했고, 대책들을 제안받았지만 이런 아이디어들은 단기적 대응전략에 해당한다”면서 “향후 주력시장을 고부가가치 분야로 전환하고,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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