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기반 다회용 바이패스 개발 성공...유지보수 효율 극대화
용량·성능 세계 최고, 국내 최초 상용화 기록 자부심
손진우 연구소장 “하이브리드망으로 시장 선도 목표”

 

국내 최초로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방식을 적용한 양주변전소는 사업을 주도한 한국전력공사 외에도 효성중공업과 중소 협력사들의 구슬땀이 스민 현장이다. 이들이 개발한 전력설비와 보안·관제 소프트웨어 등은 전에 없던 새로운 솔루션인 동시에 국산화의 초석을 닦는 결과물로 평가된다. 신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HVDC와 스마트그리드 시장의 ‘새판짜기’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들 기업들의 활약상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손진우 비츠로이엠 연구소장이 HVDC용 바이패스 스위치의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손진우 비츠로이엠 연구소장이 HVDC용 바이패스 스위치의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창립 70주년을 맞은 전력기기 전문기업 비츠로이엠(VITZRO EM)은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과제에서 핵심 부품인 바이패스 스위치를 개발하며 주목을 받았다. 용량과 성능 면에서 세계 최고이자 국내 최초의 상용화 성공 기록을 보유하면서 앞으로 국내외를 포괄한 DC 송전시장의 선도적인 역할을 다지겠다는 목표다.

손진우 비츠로이엠 연구소장(전무)은 “상용화가 더딘 DC 분야 기술로서 처음부터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교류(AC) 전력설비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력이 DC 제품 콤팩트화 및 성능 향상의 자양분이 됐다”고 강조했다.

비츠로이엠은 이번 과제를 통해 개발한 4.5kW 1500A급 바이패스 스위치를 양주변전소 BTB 프로젝트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이 제품은 변환소 전체를 가동 중단하지 않고도 고장난 모듈을 분리할 수 있는 기계식 메커니즘이 특징이다. 특히, 사용횟수가 일회성인 기존 폭약 방식과 비교해 여러 번의 동작이 가능하단 점에서 유지보수 효율과 경제성 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는 미래 DC 전력망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양주 BTB 프로젝트는 비츠로이엠이 이번 기술의 성과를 실증할 수 있는 기점으로 평가된다. AC와는 전혀 다른 별도의 아크 차단 메커니즘을 탑재해 4ms 밀리세컨드  이내의 빠른 동작시간으로 고장 모듈을 신속하게 분리하면서 시스템의 정상 가동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손진우 소장은 “기계식 메커니즘을 차용해 반복되는 품질검사 속에서 제품이 더욱 높은 신뢰도를 얻을 수 있었다”며 “비단 전압형 SUB 모듈뿐 아니라 정전압 보상장치(스태콤) 등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츠로이엠이 개발한 HVDC용 바이패스 스위치. [제공=비츠로이엠]
비츠로이엠이 개발한 HVDC용 바이패스 스위치. [제공=비츠로이엠]

비츠로이엠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DC 배전망 시장에 대비해 신규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오랜 인연을 이어온 효성중공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200MW급이었던 이번 양주 BTB에서 나아가 GW급 설비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손 소장은 “SUB 모듈의 정격을 4.5kW에서 6kW 이상으로 확대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적은 모듈에서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 다음 형태”라며 “현재보다 4배 이상 커질 정격에 맞춘 바이패스 용량으로 미래 시장 표준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츠로이엠은 이번 과제를 통해 진입한 DC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후속 R&D로 이어가고 있다.  실제 중압 직류 송전(MVDC) 등 다양한 DC 전력기기 개발에도 본격 착수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중전압 기기(개폐기, 피뢰기, 단로기 등) 개발도 궤도에 오른 상태다.

최근에는 AC/DC 하이브리드 배전망 개발 과제를 주관했으며, 앞으로 DC 송배전 기술과 재생에너지의 융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손 소장은 “DC 송전은 전력 효율성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중요한 기술적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DC 시장이 이제 막 성장하는 단계에서, 선제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의 선도자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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