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重과 굵직한 HVDC 사업 협력...MMC 역량 강화
정임홍 대표 "열 냉각으로 손실 최소화 주안점"
GW급 확장 대비 108개→250개 모듈 연구 착수
국내 최초로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방식을 적용한 양주변전소는 사업을 주도한 한국전력공사 외에도 효성중공업과 중소 협력사들의 구슬땀이 스민 현장이다. 이들이 개발한 전력설비와 보안·관제 소프트웨어 등은 전에 없던 새로운 솔루션인 동시에 국산화의 초석을 닦는 결과물로 평가된다. 신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HVDC와 스마트그리드 시장의 ‘새판짜기’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들 기업들의 활약상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정임홍 새명산전 대표가 개발 중인 차세대 SUB 모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409/342448_545986_3545.jpg)
새명산전은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양주변전소 전압형 HVDC 프로젝트에 참여한 7개 강소기업 중 하나다. 세부 과제 중에선 효성중공업과 협력해 SUB 모듈 인버터에 기반한 파워 스테이션의 설계·제작 등을 맡았다. 그동안 철도·전력설비 영역에서 쌓은 경쟁력을 지난 7년 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스태콤(STATCOM)과 같은 전력 안정화 설비, 변전소와 전력 변환 기술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정임홍 새명산전 대표는 이번 전압형 HVDC 프로젝트의 성과에 대해 “미래 전력 변환소의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듈러 멀티레벨 컨버터(MMC) 타입에 주안점을 두고 최적의 설계를 찾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수kV의 SUB 모듈을 쌓아 초고압 DC 전압을 생성하는 변환소는 효성중공업이 개발을 주도한 반도체 제어기술 MMC가 필수적이다. 이번 양주 BTB 설비에만 108개 묶음의 밸브 모듈이 2세트 도입돼, 정확한 전압 제어를 위한 원활한 통신, 운영 소프트웨어의 고도화를 실현했다. 이를 토대로 전력 손실을 1% 이하로 줄인, 안정적인 AC-DC 변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새명산전은 다수의 모듈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하는 문제가 가장 큰 도전이자 성과였다고 전했다. 고압 전원에서 발생하는 방열 문제와 노이즈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원공급(파워서플라이)과 콘덴서 뱅크 시스템 자체 개발까지 진행했다. 이를 통해 모듈 내부에서 제어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어 절차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고압 환경에서 안정적인 동작을 보장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했다. 중소기업으로서 고압 절연과 같은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해낸 것이 자랑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새명산전의 다음 도전은 현재 200MW급을 달성한 국내 전압형 HVDC 기술을 GW급으로 키우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다. 이는 정부와 한전이 미래 전력망 구축의 열쇠로 보고 있는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제어 시스템의 통신 속도와 제어 정확도를 높이는 것과 더불어, 더 많은 서브 모듈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더욱 효율적인 배열을 위해 새로운 설계를 진행 중이며, 최종적으로 250개의 모듈을 더욱 압축적으로 한 데 아우르는 설계가 목표”라고 밝혔다.
![새명산전이 개발 및 납품한 HVDC 서브모듈 평가장치용 하드웨어스텍. [제공=새명산전]](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409/342448_545985_3430.png)
그동안 새명산전은 2005년부터 이어온 효성중공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전력 변환 기술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발휘해 왔다. 중성점 클램핑(NPC) 타입의 인버터 스태콤 기술 개발부터 미금, 제주 변전소 프로젝트까지 중소기업으로선 이례적으로 다양한 성공 사례를 축적했다.
정 대표는 “우리가 수행한 밸브 파워 스테이션의 설계·제작은 중소기업 중에선 국내 유일 사례로, 여타 기업에선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덧붙였다.
새명산전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획득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전력 시장의 확장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정임홍 대표는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해외 시장에 우리의 기술을 널리 알리고, GW급에 달하는 신규 변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 특히, 발전소는 많지만 계통 확충이 미비한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전기 추진 선박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 규제에 대응해 디젤 엔진 대체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새명산전의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라고 내다봤다.
한편으로 이에 앞서 앞으로 확대가 필요한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정임홍 대표는 “동해안의 횡축, 서해안 종축을 잇는 대규모 송전선로 프로젝트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달성한 기술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으로선 초기 투자비용과 자금 조달의 부담이 큰 만큼 꾸준하고 풍부한 일감이 중요하다. 더 많은 지원과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