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협회 17일 BPEX서 ‘공급망 컨퍼런스’ 개최
韓 해상풍력 LCOE 글로벌 평균 2.5배, 집적화단지 조성해 해결
“재생에너지 보급뿐 아니라 국가 경제 이끌 新산업으로 인식해야”
민간은 투자, 정부는 정책 지원…공급망 육성 역할 수행해야

한국풍력산업협회는 17일 부산항국제컨벤션센터(BPEX)에서 ‘2024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를 개최하고 해상풍력 공급망의 필요성과 구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행사에 참여한 VIP들이 리본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한국풍력산업협회]
한국풍력산업협회는 17일 부산항국제컨벤션센터(BPEX)에서 ‘2024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를 개최하고 해상풍력 공급망의 필요성과 구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행사에 참여한 VIP들이 리본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한국풍력산업협회]

국내 해상풍력 균등화발전원가(LCOE)가 글로벌 평균의 2.5배가 넘는 가운데 집적화 단지 구축을 통해 공급망을 육성하면서도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17일 부산항국제컨벤션센터(BPEX)에서 ‘2024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를 개최하고 해상풍력 공급망의 필요성과 구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장에서는 국내·외 풍력산업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GWEC 글로벌 해상풍력 리포트 발표 및 공급망 현황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김범석 제주대학교 교수가 '해상풍력 보급촉진과 경제성 향상을 위한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김범석 제주대학교 교수가 '해상풍력 보급촉진과 경제성 향상을 위한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이날 김범석 제주대학교 교수는 ‘해상풍력 보급촉진과 경제성 향상을 위한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하며 경험과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LCOE는 kWh 당 102원 수준으로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면 국내 해상풍력 LCOE는 kWh 당 260~280원 수준으로 글로벌 가격의 2.5배에 이른다.

이는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초창기로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흡한 공급망이 이같은 비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지난 1991년 시작된 유럽의 해상풍력 산업을 ▲1단계(1991~2001년) 최초의 해상풍력단지 출현 ▲2단계(2002~2011년) 해상풍력단지 대형화 ▲3단계(2012~2017년) LCOE 하락 ▲4단계(2018년~현재) 글로벌 시장 확산 단계로 구분하고 국내 해상풍력 산업은 2단계를 밟고 있다고 분류했다.

청중들이 연사의 발표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청중들이 연사의 발표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해상풍력단지 대형화와 보급에 초점이 맞춰져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고 단기적으로 LCOE가 상승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유럽은 2단계에서 LCOE 240원/kWh를 기록했다.

이에 3단계인 균등화발전원가 하락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해상풍력 집적화 단지를 구축해 지역 내 공급망을 육성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유럽은 3단계를 통해 신규 화석연료 발전소 건설비용보다 값싼 비용으로 해상풍력 에너지를 생산했다.

4단계로 나아가면 자국 내 축적된 경험과 공급망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해상풍력 에너지를 생산하고 해외 진출이 가능해진다. 현재 유럽의 해상풍력 LCOE는 88원/kWh까지 하락했다. 

김 교수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 풍력산업은 24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같은 기간동안 조선 산업은 254조원 규모로 전망된다”며 “해상풍력을 단순히 재생에너지 보급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으로서 인식하고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는 ‘덤’…국가 경제 이끌 대형 산업 '잠재력'

리밍 챠오(Liming Qiao)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 아시아 대표를 좌장으로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실장과 장다울 오션에너지 패스웨이(Ocean Energy Pathway) 대표의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리밍 챠오(Liming Qiao)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 아시아 대표를 좌장으로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실장과 장다울 오션에너지 패스웨이(Ocean Energy Pathway) 대표의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현장에서는 리밍 챠오(Liming Qiao)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 아시아 대표를 좌장으로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실장과 장다울 오션에너지 패스웨이(Ocean Energy Pathway) 대표의 패널토론도 진행됐다,

최 실장은 “한국의 조선업과 철강업의 강점은 이미 시장 초기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이는 해상풍력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경제 개발을 하면서 쌓인 능력이다. 이제는 가격과 품질을 놓고 고민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해상풍력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화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다. 거대한 해상풍력 시장을 하나의 산업으로서 고려한다면 우리 기업들도 해상풍력에 포커스를 맞춘 전략들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해상풍력 관련 우리 기업들 중 61%가 개발과 인허가에 집중이 돼있어 전체 공급망은 아직 초창기로 평가된다. 우리 공급망 기업의 강점을 강화시키면서 동시에 해상풍력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공급망을 육성하면서도 또 한국에서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적 협력을 고민해야 한다. 해상풍력은 에너지전환 측면뿐 아니라 우리의 기간산업 하나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우리 공급망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벤 백웰(Ben Backwell) GWEC 대표가 글로벌 해상풍력 전망치를 담은 ‘2024 Offshore Wind’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안상민기자)
벤 백웰(Ben Backwell) GWEC 대표가 글로벌 해상풍력 전망치를 담은 ‘2024 Offshore Wind’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안상민기자)

또 벤 백웰(Ben Backwell) GWEC 대표는 글로벌 해상풍력 전망치를 담은 ‘2024 Offshore Wind’를 발표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글로벌 해상풍력 누적 보급용량은 75GW였으나 오는 2033년까지 6배가 넘는 487GW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금까지는 유럽과 중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앞으로는 북미를 비롯해, 한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이 이 추세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같은 대규모 발전용량을 공급할 수 있는 공급망이 부재한 만큼 향후 병목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VIP들이 부스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한국풍력산업협회)
VIP들이 부스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한국풍력산업협회)

이에 향후 5년 동안 어떻게 공급망을 구축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자국 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공급망을 구축한 국가가 향후 커질 세계 시장에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벤 백웰 대표는 “해상풍력 시장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비중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가올 시장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국 공급망을 육성하면서도 글로벌 협력 관계를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육성에 뜻 모은 ‘민관’ 빠른 정책과 투자 약속

이동걸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부회장이 행사 개회사를 하고 있다. (제공=한국풍력산업협회)
이동걸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부회장이 행사 개회사를 하고 있다. (제공=한국풍력산업협회)

이날 현장에서는 산업부와 한국풍력산업협회가 모두 공급망 육성 필요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항만 인프라, 선박, 집적화 단지 등 미흡했던 인프라 조성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이동걸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부회장은 “최근 고물가, 고금리의 경제상황 및 원자재를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으로 카펙스(CAPEX)가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상풍력 시장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뿌리와도 같은 공급망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구체적인 보급계획 부재에 따른 시장 규모 예측의 어려움, 배후항만과 같은 기반시설 부족으로 시장참여자들의 투자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실현된다면 시장참여자들의 공급망 투자를 촉진해 공급망 강화 및 해상풍력 보급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경록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제공=한국풍력산업협회)
정경록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제공=한국풍력산업협회)

정경록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은 “산업부는 최근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발표하면서 해상풍력 보급을 위한 정부의 메시지를 보였다. 국내에서 공급망이 수립되면 사업 기회도 훨씬 많아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해상풍력 시장은 규모의 경제뿐 아니라 속도의 경제이기도 하다. 국내 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빠른 정책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 산업부는 국내 공급망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