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 속도…“공격적 투자 통해 경쟁력 확보”
전기차 폐배터리 재생원료 인증 시범사업 추진…“순환경제 실현”

에코프로씨엔지 CI.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씨엔지 CI. [사진=에코프로]

지구 기온 상승 폭 1.5℃는 2015년 국제사회가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합의한 지구 기온 상승의 제한선이다. 이를 위해 협약 당사국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억제하며 1.5℃를 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순환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순환경제는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그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에코프로그룹에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에코프로씨엔지(CnG)’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서 이목을 끌고 있다.

◆환경 보전과 자원 순환에 앞장

에코프로씨엔지의 사명은 생태계, 자연, 환경을 나타내는 ‘ECO’와 친하다·찬성하다(Pro), 보존하다(Protect), 번영시키다(Prosper), 계획하다(Project), 전문가(Professional)의 뜻을 담은 ‘PRO’에 깨끗한·깔끔한(Clean)과 친환경적인(Green)의 앞글자를 따 만들어졌다.

지난 2020년 3월 설립된 에코프로씨엔지는 사명이 갖는 의미에 걸맞게 국내외 이차전지 제조업체로부터 공정 중 발생한 불량품 및 배터리 스크랩(Scrap·폐기물)에서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유가금속을 회수·추출하는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이다.

에코프로 관계자에 따르면 폐배터리 재활용이라는 녹색산업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래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관련 산업은 2025년 210억달러에서 2040년 2090억 달러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씨엔지는 전기차 시장 확대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관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동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이차전지와 소재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처리 문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자연스레 에코프로씨엔지가 갖춘 기술력과 생산능력(캐파) 등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기인 ‘캐즘(Chasm)’을 겪고 있지만, 전기차 보급 확산에 따른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성장에 대해선 업계 이견이 없는 만큼 에코프로씨엔지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 더욱더 주목받는 회사로 육성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에 위치한 에코프로씨엔지 외경.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 포항캠퍼스에 위치한 에코프로씨엔지 외경.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씨엔지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축적해 온 기술력 기반의 생산능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BRP) 공정은 건식공정(전처리공정)과 습식공정(후처리공정) 두 가지로 나뉜다. 건식공정은 이차전지 제조 공정에서 발생되는 스크랩 또는 폐이차전지를 원료로 해 블랙 파우더를 제조하는 공정이다. 습식공정은 건식공정에서 제조된 블랙파우더를 산에 용해시켜 금속 복합 침전물(MCP)과 리튬황산염을 분리해 제조하는 공정이다. 에코프로씨엔지는 두 분야 모두에 진출해 있다.

에코프로씨엔지가 도입한 습식공정은 건식공정보다 리튬 회수율이 훨씬 높은 장점이 있다. 회사에 따르면 건식공정으로 생산 가능한 블랙파우더는 연간 2만t(스크랩 기준)이며 습식공정을 통해 생산 가능한 금속복합침전물과 황신리튬은 연간 1만2000t(양극재 기준)에 달한다.

에코프로씨엔지는 지난 2021년 3분기부터 BRP 1공장을 가동해 오고 있다. 올해 2월 BPR 2공장을 착공해 2025년 1분기부터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영일만산업단지에도 신규 시설 투자를 검토 중이다.

더욱이 해외에서 리사이클 원료를 확보, 현지에서 재활용하기 위해 해외 생산 거점 구축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이를 통해 2027년에는 6만10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 에코프로씨엔지의 현재 생산 능력은 3만t 규모다.

뿐만 아니라 에코프로씨엔지는 차별화된 폐도가니 재활용 공정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제조 공정 중 양극재가 담기는 용기인 도가니를 분쇄해 얻은 소재에서 리튬으로 추출하는 기술 특허를 출원하는 등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 재활용으로 확보한 유가금속들을 에코프로 산하 계열사들이 유기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순환 물류시스템인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을 통해 공급한다. 이를 통해 원료의 원가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에코프로씨엔지는 강조했다.

아울러 사업 영역도 양극재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이나 이차전지 회사에서 공급받는 폐배터리 셀 재활용에서 전기차 폐배터리까지 넓힐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에코프로는 지난해 기아·현대글로비스 등과 ‘배터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얼라이언스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에코프로그룹 관계자는 “에코프로씨엔지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등에 더욱 힘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세종청사. [사진=환경부]
환경부 세종청사. [사진=환경부]

현재 주요 국가에서는 이차전지 재활용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환경보전 및 자원순환에 앞장선 에코프로씨엔지를 향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일환으로 환경부와 에코프로씨엔지는 올해 3월 전기차 폐배터리 재생원료 인증 시범사업 추진 협약을 맺었다. 재생원료 인증 시범사업은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기업에 정부가 재생원료 인증을 부여하는 것으로, 지금까지는 기업이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재생원료를 생산해도 이를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제도가 없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국내외에서 나온 폐배터리와 스크랩이 에코프로씨엔지 등 배터리 재활용 업체로 이동하는 경로를 파악하고, 재활용해서 만든 재생원료 생산량과 판매 정보를 확인해 인증서를 발급하는 공식 인증제도 마련을 통해 기업의 인증 비용과 관리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구상이다.

에코프로씨엔지는 올 말까지 이 사업에 참여한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2031년부터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라며 “이번 재생원료 인증 시범사업 참여로 재생 원료 수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차전지 재활용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관련 사업을 영위 중인 에코프로씨엔지는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에코프로씨엔지는 2022년 양산을 시작해 2년 연속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소득증대에 기여

이외에도 에코프로씨엔지는 실적 개선 기대감 및 아차전지 재활용산업 성장에 대비한 인력 수급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지역인재 채용에 적극적인 점이 눈에 띈다.

에코프로는 지역인재 경영 모델을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코프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사 임직원 10명 가운데 9명은 서울 및 수도권이 아닌 지방 출신이다.

특히 가족사별 지방 출신 인력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에코프로씨엔지(97.4%)로 나타났다. 에코프로씨엔지 본사 및 공장은 포항에 자리하고 있어 이 지역인재 및 지역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

에코프로 관계자는 “에코프로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했다”며 “양질의 지역 일자리 창출에 더욱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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