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첨단산단·무탄소 전원 백업 역할…사업 중요도↑
22개 특별사업 포함 총 696건 건설사업 진행 중

‘HVDC·ESS’ 대규모 선도 사업 등 중책 수행
신규 사업 노하우 축적 중…인력·기술 확충에 역점

HVDC 관련 기술 국산화로 K-계통망 수출 조준
주민수용성 제고 위해 입지선정·상생발전위 권한 확대

여근택 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본부장. [사진=김진후 기자.]
여근택 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본부장. [사진=김진후 기자.]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라 2036년까지 56조5000억원의 설비 건설이 계통 운영의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설비확충은 100GW 이상 늘어날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전력공급 측의 요구는 물론 PPA, 국가첨단산업단지 등 계통 운영과 수요 측면에서도 중차대한 국가 과제다.

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본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국의 52%, 전사 건설사업의 46% 이상을 책임지고 수행 중이다. 2009년 중부건설처로 발족한 이래로 61개 변전소, 가공송전 457.43km, 지중송전 316.17km의 긍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전력을 갖고 있다. 한전 본사를 거쳐 변전·송전 등 핵심 직무를 경험하고 지난해 말부터 본부 수장을 맡은 여근택 중부건설본부장을 만나 진행 중인 계통의 현안과 건설사업의 현황 및 고충을 물었다.

▶ 계통 확충이라는 시급한 과제 앞에 본부장 역할의 무게가 새삼 무거울 것 같다. 계통 현안과 결부해 본부의 중요성과 비전이 궁금하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꾸준한 협업을 통해 345kV 새만금 송전선로, 765kV 신중부변전소 등 우리나라 전력계통망 건설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계통운영의 화두인 무탄소 전원 연계 및 첨단산업 공급을 위한 송전망 건설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 본부는 올해 총 696건(AC 673건, DC 23건)의 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 중에는 345kV 신임실~신계룡 송전선로(106km) 등 현재 22개 특별사업도 포함돼 있다.

취임 후 건설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사업소 특성에 맞는 조직 재설계 및 현안 중심의 인력운용을 통해 조직역량 집중 필요 사업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이 중 방점을 찍은 사업은 조직 교육이다. 본부에는 현장 경험이 적은 입사 5년 미만 직원이 50%에 이르러, 신규 사업 증대 시 직원 역량을 백분 발휘하기 어렵다는 데서 착안했다. 이를 위해 직무 분야별 업무추진 프로세스는 물론, 주요 건설단계별 업무처리절차 등 현장실무 중심 교육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하고 있다. 통상 10년 단위의 건설사업을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3~4년 단위로 근무하는 직원들이 건설의 설계-조달-준공 각 단위를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보완하고자 지난 8일부터 10주 일정으로 사업소에 맞는 공정별 교육 커리큘럼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을 직접 경험한 현업 차·부장부터 인재개발원, 제작사, 전력연구원 등과 교류해 현장 밀착·기술 전문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나아가 국내에 최초로 도입되는 공정과 기술이 많은 시기다. 본부는 이러한 건설 노하우가 집약되고 활용되는 현장이다. 해당 기술을 국산화하고 매뉴얼화해 우리의 강점으로 삼으면, 앞으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측면에서 K-계통망과 같은 수출 효자 상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중부건설본부의 사업 영역은 방대하고 중요성도 크다.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직 구성의 주안점이 있다면.

“본부 조직은 직할 및 3개 건설지사로 구성돼, 총 354명의 직원이 2개 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5개도(강원도,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송변전설비, 전력구 및 관로 등의 건설사업의 입지선정, 설계, 시공 등이 주요 임무다. 사업별로 특별관리 워킹그룹을 구성해 연관 부서 간(송변전건설, 구조건설 등) 소통을 주관하는 한편, 첨단전력산업 및 HVDC 등 역량 집중 필요 사업에 대해 프로젝트 기반의 조직을 구성해 사업을 담당한다. 전문성과 업무추진 효율성 측면에서 조직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모색을 하고 있다.”

여근택 중부건설본부장이 본부가 관리 중인 프로젝트 세부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여근택 중부건설본부장이 본부가 관리 중인 프로젝트 세부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국내 전력망의 중점마다 교류 전력을 직류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이 중 본부가 맡고 있는 HVDC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달라.

“충남권 발전력을 수도권 및 첨단전력 산업단지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총 1조1568억원을 투입한 북당진~고덕 HVDC 건설사업이 대표적이다. 최대 3GW(1·2단계 각 1.5GW)의 전력 전송이 가능한 설비로, 신형 원자력발전소 2기 발전량(2800MW)을 초과하는 전력량이다. 2020년 1월 1단계 상업운전을 개시했고, 올해 5월부터 2단계도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무엇보다 국내 최초 육상구간 HVDC 선로로서, 해외에 의존했던 HVDC 설비 중 일부를 국산화(전력케이블, C.Tr 등)에 성공해 HVDC 국내 기술 발전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급증하는 제주 신재생 전력을 처리할 완도~동제주 #3HVDC 건설사업도 본부의 역점 사업이다. 국내 최초 전압형 HVDC로 양방향 전력 전송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제주에서 육지 전력 전송이 주력이지만, 제주지역 전력량 부족 시 역송도 가능하다. 이 역시 올해 6월 시운전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VDC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미래 사업이다. 장거리 전력 전송 시 손실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으며, HVDC 설비를 활용해 기준 계통에 안정화를 도모하는 백투백 설비도 지속 증가가 전망된다. 국내에선 서해안HVDC, 신세종 백투백 등 신규 HVDC 사업들이 계획돼 있다. 본부가 다수의 HVDC 건설사업을 담당한 만큼, HVDC 신기술 선도 및 유관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주요 자재 국산화에 노력할 방침이다.”

▶ 한전의 1.5GW급 계통 안정화용 ESS 구축의 상당량을 본부가 수행 중이다. 프로젝트의 주안점은 무엇이었는지.

“전국적으로 6개 현장에서 978MW가 건설 중이다. 현재 계획상 2028년까지 추가 300MW 용량의 5개 사업이 진행된다. 중부건설본부는 현재 상업운전을 위한 막바지 단계인 신남원(336MW), 예산(82MW)과 더불어 소룡, 나주 등에서 전체 계통안정화용 ESS 사업의 약 42% 프로젝트를 맡아 수행 중이다.

ESS 화재 등으로 인해 정체된 국내 ESS 산업의 회복을 위해 첨단 ESS 기술로 무장했다는 데 특이점이 있다. 한전 자체 개발한 ESS 표준모델 적용이 대표적이다. 전력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셀 단위 실시간 열화관리시스템 및 각종 자동화 알고리즘을 구축해 설비관리 DB 및 운영 교체 기준을 정립했다. 이를 통해 종합적인 배터리 내부 상태 진단이 가능해 화재 사고 예방 등 설비 운영 신뢰도를 높일 전망이다.

국내 대규모 ESS 사업의 신규 기술에 대한 테스트베드 역할이란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향후 ESS 사업에 대한 기술적, 전략적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송변전 설비의 최대 난점은 주민수용성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한전은 입지선정위원회의 권한 확대를 통해 새로운 건설 모델을 제시했는데, 본부 차원에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송변전설비 입지선정의 객관성, 투명성 확보를 위해 각계 내·외부 인사를 참여시켜 전력설비의 설치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제반요인(법규정, 환경영향, 경제성 등)에 대한 영향을 사전에 조사, 분석, 비교 및 평가를 거쳐 최적의 입지를 선정하고자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 운영 중이다.

올해 1월 공포된 전원개발촉진법 개정안은 입지선정위원회를 법제화해 위원회 구성, 의원회 심의·의결사항, 위원 참석 의무화 조항을 담았다. 또, 입지선정위원회의 미구성 또는 심의·의결 불가시 입지선정 절차가 명확하게 반영돼 입지선정과정에서 입지선정위원회의 권한과 역할이 더욱더 강조됐다.

본부에서는 각계 대표들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뿐 아니라 직접적 이해관계자(주민) 중심의 상생발전위원회(한전-입지선정 대상지역 주민대표)를 통해 입지선정위원회의 논의결과에 대한 공유와 그에 따른 주민의견을 지속 수렴해 투명성과 객관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지역 상생발전방안에 대해(특별지원 사업 등) 다각적 협의를 해 주민수용성 제고에도 앞장서고 있다.”

※He is...

▲1993년 한국전력공사 입사 ▲2019년 송변전건설처 변전건설부장 ▲2020년 디지털변환처 솔루션사업실장 ▲2021년 송변전운영처 변전운영실장 ▲2023년 중부건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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