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모듈 설비 35GW 확충, 계획상 잠재량 140GW 달해
셀 설비도 최초 가동 예상…잉곳·웨이퍼 기동력 다소 떨어져
생산설비 및 보급은 확충되지만 11월 대선 등 공급망 불안요소도
한화솔루션 등 영향 불가피, 중국산 제한 과잉공급 해결 단초될 수도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미국 내 태양광모듈 생산캐파가 올해 말까지 35GW로 확충될 전망이다. 이는 2022년 대비 450%나 급증하는 것으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제혜택 구체화에 따라 기업 진출이 줄을 이으면서 앞으로 140GW에 달하는 증설계획도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산 모듈 가격 하락에 불을 댕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중국 기업 진출에 대한 제한조치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여 전체 시장 변동성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솔루션 등 현지에 진출한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크리스챤 로즈룬드 클린에너지어소시에이츠(CEA) 수석 정책 분석가는 최근 PVTECH에 게재한 ‘2024년에 주목해야 할 세 가지 미국 태양광 동향’을 통해 “2024년은 미국 태양광 산업에 있어 바쁘고 강렬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집계했다. 총 8.4GW의 모듈 생산기지를 조성 중인 한화솔루션(큐셀부문)을 비롯해 퍼스트솔라 등 전체 8개 제조업체가 20GW 이상의 설비를 구축한 데 따른 수치다.

CEA는 “동남아시아·인도의 생산설비 지속 증설로 미국 모듈 가격이 하락추세인 상황에서, 미국 내 신규 생산 능력은 글로벌 가격 격차를 다소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듈 외에도 원자재 중 하나인 PV 셀 역시 올해 처음으로 생산설비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에 비해 잉곳과 웨이퍼 생산은 중국, 동남아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아직 유망 단계에는 진입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CEA 측은 신뢰성 높은 건설계획과 자금조달, 대량 생산 실적을 갖춘 여타 기업들의 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설비 확충과는 별개로 내년 미국 태양광 시장은 몇 가지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문턱은 IRA 구체화에 따라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 논의와 낮아지는 공급망 안정성 문제다. 

특히, CEA는 올해 중 중국 기업의 IRA 세금 공제를 제한하는 신규 법안이 제정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관련 법안이 미국 하원에 계류된 가운데, 초당적 지지에 따라 유사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 제재에 관한 대표 사례는 2022~2023년 중국 태양광 기업에 대한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UFLPA) 시행을 들 수 있다. 당시 법 시행으로 관련 수입이 대거 중단되기도 했다.

CEA 측은 “UFLPA 확대 시행은 태양광 업계가 대비해야 할 위험요소”라며 “관련 법은 일차적으로 배터리 시장에, 나아가 캘리포니아·텍사스 등 태양광과 ESS가 결합되는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공급망뿐 아니라 오는 11월 대선을 비롯해 태양광 업계에 영향을 미칠 정치적 변동성도 변수로 거론된다. 지난해 4월에는 투자 및 생산세액공제에 대한 IRA 변경 연장 폐지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상원에서 부결됐지만, 11월 대선 등을 거치면서 해당 공제가 제거 또는 감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미국 내 태양광 및 배터리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대규모 생산설비 프로젝트 취소가 불가피하다. 

CEA 측은 “태양광 보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불확실성이 크다”며 “청정에너지 공급망을 중국으로부터 옮기고 중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은 미국 양 정당 모두에서 큰 상황이다. 공제 폐지가 아니더라도 다른 형태로 제품·투자자에 대한 수입제한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변동성이 미국에 진출한 한화솔루션 등 한국 기업에 미칠 파급력에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94%의 매출비중을 보이고 있는데, 수요성장 저해는 외통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시장 일각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태양광 정산 정책인 ‘NEM’ 개정에 따라 미국 시장 내 수요확대가 축소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반면 이는 수요 측면의 해석일 뿐, 공급 단에서는 반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변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며 “한화솔루션은 1분기 적자전환 전망의 근거로 미국 내 공급과잉을 들었는데, 중국산에 대한 제한은 오히려 과잉 문제를 해결할 단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