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7·8호기 사업 참여 유력
현대건설 “팀코리아 참여 물론, 다각적 루트로 원전 수주”
6월 체코 신규원전 우협 선정, 연내 루마니아 설비개선 수주

세계 시장에서 바짝 움츠려 있던 한국 원전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신규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새해 첫 수주 낭보를 전했다. 아랍에미리트 바라카원전 수주 후 15년 만이다. 체코 신규원전과 루마니아 설비개선 사업 등이 올해 주목할 원전 수출 격전지로 거론된다.
지난 25일 현대건설은 미국 벡텔과 플루어 등을 제치고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신규원전의 입찰자격사전심사를 단독 통과해 불가리아 의회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코즐로두이 신규원전은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로부터 북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원전 2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최종 계약자 선정은 발주처인 불가리아 원자력공사와 협상을 마친 4월쯤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 신규 건설이 확정된 코즐로두이 7·8호기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으로, 2035년까지 가동을 목표로 한다. 현대건설은 이번 입찰에서 까다로운 사전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풍부한 시공 경험과 기술력 등 적기 준공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불가리아 에너지부에 따르면 사업비는 최대 140억달러(약 19조원)로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웨스팅하우스의 엔지니어링·설계(FEED) 보고서 제출 이후 확정된다.
코즐로두이 7·8호기 사업은 웨스팅하우스와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진행돼 한미 양국의 대형원전 협력 가능성을 확인할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22년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청정에너지 동맹’에 따른 파트너십이 글로벌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유럽 시장은 대규모 발주가 예상된다. 팀코리아 참여는 물론, 다각적인 루트를 통해 더 많은 수주 낭보를 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낭보는 한국 원전의 수주 전선을 확장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원전은 불가리아 이외에 체코와 루마니아, 폴란드, 네덜란드 등지에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체코 신규원전은 지난달 31일 체코 측이 웨스팅하우스의 탈락을 공식화하면서 판세가 크게 흔들렸다. 기존 1기에서 4기 규모로 건설계획을 확대했는데, 4월쯤 한수원과 프랑스 EDF로부터 입찰서를 제출받고, 6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할 방침이다. 한국의 유럽 원전사업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폴란드 신규원전은 한수원과 폴란드전력공사, 현지 민간 발전사 제팍이 3월 말까지 타당성조사 계약을 맺기로 했다. 지난달 18일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폴란드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타당성조사 계약) 준비는 막바지 단계이며, 타당성 조사를 1년~1년 6개월 내에 완료할 것”이라며 “2035년 발전소 가동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주가 유력한 루마니아 체르나보다원전 1호기 설비개선 사업은 연내 주계약을 맺을 것으로 관측된다.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비 중 한수원을 포함한 ‘팀코리아’의 몫은 40% 전후로 평가된다. 이 밖에 네덜란드 신규원전 수주 경쟁도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한수원은 네덜란드 에너지부와 신규원전 건설을 위한 기술타당성조사 계약을 맺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