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기후협정 기반 정부 지원 탄소감축사업 첫 사례
라오스·몽골·스리랑카 잇는 다국가 감축사업 추진
EPC·매전 더해 배출권 수익까지 다변화...“韓 기회 넓어질 것”

씨에스텍(CSTEch)과 EDL 주요 관계자들이 지난 6일 한-라 전기차 충전기를 활용한 탄소 배출권 ITMO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제공=씨에스텍]
씨에스텍(CSTEch)과 EDL 주요 관계자들이 지난 6일 한-라 전기차 충전기를 활용한 탄소 배출권 ITMO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제공=씨에스텍]

태양광 EPC(설계·조달·시공) 분야에서 25년 간 업력을 쌓은 씨에스텍(CSTech)이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통한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의 실질적인 포문을 열었다. 라오스를 중심으로 몽골, 스리랑카를 잇는 다국가 포트폴리오가 90% 이상 구체화 단계에 들어서면서다. 이는 국내 기업이 파리기후협정 6.2조(국가 간 국제이전감축량·ITMO)에 기반한 탄소 감축 사업을 실질적으로 추진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씨에스텍은 지난 6일 라오스 전력청(EDL)과 EV 충전 인프라의 표준화·운영 및 측정·보고·검증(MRV)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10일에는 라오스 발전사 EDL-Gen과 20MW급 수상태양광 공동개발 협약을 맺으며 ‘탄소배출권 전향’을 위한 국가 간 업무체계를 공식화했다. 이는 한국과 라오스가 감축량을 상호 인정하는 첫 양자협력이다.

씨에스텍에 따르면 국제 감축 사업의 성패는 ‘승인서(LoA)’ 확보에 달려있다. 외교적 승인 문서에 해당하는 LoA를 확보해야 사업의 공신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 씨에스텍은 라오스 등 상대국이 LoA 발행을 선언하는 단계까지 사업을 진척시키며, 단순 개발을 넘어 실증설계 단계로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씨에스텍은 2018년부터 태양광 외 신사업으로 탄소배출권 국제감축 사업을 기획한 바 있다. 이후 수출입은행, 코트라(KOTRA), 한국에너지공단,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 지원기관의 협조를 받아 국외 감축 활동을 개발해왔다.

이 과정에서 전략적 파트너인 Hengli Petrochemical International Pte Ltd의 지원과 함께 스리랑카(SEEK PVT., LTD와 100MW 지상형, 25년 내 착공 목표), 몽골(전기버스 등 e-모빌리티), 라오스(수상태양광) 등 세 축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번 성과는 국내에서 탄소배출권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OECD 67개국 중 64위 수준인 한국의 감축활동 참여도가 반등할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업 주도 감축분을 국가 감축량에 포함해 인정한 가운데, 유휴 면적과 토지가 부족해 국내 감축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 프로젝트를 통해 실질적인 감축 성과를 가져오게 됐다.

해당 사업은 EPC 수익, 매전 수익, 배출권 수익이라는 3중 수익 구조를 갖추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탄소배출권은 우리 정부에 판매하고, 정부는 이를 10년치 선도거래 형태로 매입해 국가 감축에 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씨에스텍 관계자가 지난 11일 EDL-GEN과 수상 태양광을 통한 한-라 탄소 배출권 ITMO 협약식에서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씨에스텍]
씨에스텍 관계자가 지난 11일 EDL-GEN과 수상 태양광을 통한 한-라 탄소 배출권 ITMO 협약식에서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씨에스텍]

라오스는 GDP의 70% 이상을 전력 수출(주로 베트남)에 의존하며, EDL-Gen만 해도 13개 이상의 대형 수력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수력 자원을 위해 기설된 전력망 인프라가 풍부한 만큼 동남아 지역의 약점으로 거론되던 계통 연계 및 전력공급 안전성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씨에스텍은 상장사 다스코(DASCO)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부력체 현지생산 기지를 라오스 내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현지 발전사인 EDL-Gen이 한국의 기술·투자와 부력체 현지 생산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씨에스텍 관계자는 “향후 다른 한국 기업들의 라오스 진출도 용이해져 아세안 지역 내 ‘코리아 콘텐츠’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몽골 사업 역시 경상북도가 ‘미래에너지과’를 신설해 지원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지난 9월 30일 APEC 부대행사로 경북도지사가 직접 참석해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이는 싱가포르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등 국내 대기업도 달성하지 못한 성과로 평가된다.

씨에스텍은 이번 사업 모델을 ‘대기업-중소기업 협업’을 통해 데이터·인프라·재생에너지 개발을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규정, 해외 감축사업의 실행력과 검증 가능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서동명 씨에스텍 해외사업부 이사는 “라오스에서 확보되는 충전·발전 데이터가 파리협정 6.2조 MRV 체계를 이끌게 될 것”이라며 “e-모빌리티와 재생에너지를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해 실질적인 감축 실적을 만들겠다. 서남아시아 개척 이후 다음 시장은 아프리카 대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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