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호주, 소비자가 직접 전력사 선택…재생에너지 발전원 성장 기반
영국·스웨덴, 변동성 요금제 운영…전력망 안정·출력제한 최소화
“소비자 수요가 전력시장·전력계통에 반영 가능한 제도 마련돼야”
“전기요금제 다양화로 소비자가 선택·반응하는 환경 만들어져야”
![지난 12일 국회에서 개최된 ‘주택용 재생에너지 전력 선택권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윤 기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502/350317_555966_255.jpg)
주택용 전력 소비자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재생에너지를 선택해 소비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국내에서도 전력시장 구조를 소비자 주도의 시장으로 개혁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박지혜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의정부갑)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주택용 재생에너지 전력 선택권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일본·호주·영국·스웨덴의 소비자 재생에너지 선택권 사례가 소개됐다.
현재 국내 주택용 전력 소비자들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구매하는 전기는 약 60% 이상이 화석연료 기반이다. 2020년 기준 주택용 전력은 전체 전력 사용량의 15%를 차지했으며 2022년 주택용 전기 소비로 인해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3900만t에 달했다.
일반 아파트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더라도 평균 가구가 소비하는 전력의 11%가량만 충당할 수 있어 대부분의 전기는 유일한 판매 사업자인 한전으로부터 구매하는 현실이다.
![최서윤 기후솔루션 연구원이 ‘소비자의 재생에너지 선택권 해외사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윤 기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502/350317_555967_257.jpg)
일본의 경우 2016년부터 소비자가 자신의 상황과 가치관 등에 맞게 전력회사와 요금제를 고를 수 있다.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재생에너지 등 발전원의 변화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신규 전력사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비용효율성을 제고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전기차 소유자를 위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루프(LOOOP) 같은 업체는 가스, 태양광, ESS, 전기차를 결합해 요금을 할인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서윤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LOOOP는 도쿄전력 대비 1인당 월 1만원 정도의 요금 절약 효과가 있고 세대구성원의 규모가 커질수록 요금 절약 효과도 비례해 증가한다”며 “일본 내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기를 선택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전국 평균 기존 소비자의 약 20%가 신규 전력사로 전환했다”며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호주는 정부가 관리하는 유일한 자원 자발적 재생에너지 인증 프로그램인 ‘그린파워(GreenPower)’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약 22%가 주택용 전기, 나머지는 기업 고객에 판매하고 있다.
그린파워를 통해 소비자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 중 얼마나 재생에너지 전기로 사용할지 10~100%까지 선택할 수 있다. 호주 정부가 제공하는 독립적인 무료 가격 비교 서비스에서 여러 업체가 제공하는 에너지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2005년부터 그린파워를 통해 인증된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기는 1906만MWh가 판매돼 이산화탄소 1600만t을 감축한 효과를 가져왔으며 약 10억AUD(한화 약 9000억원)이 재생에너지 발전기에 투자됐다.
최 연구원은 “국내도 호주와 같이 법으로 의무화된 REC 구매량을 초과해서 재생에너지를 전기 구매하고 공유 관리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수요가 그대로 전력시장과 전력 계통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이 ‘유럽의 전력시장과 소비자 선택권‘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윤 기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502/350317_555968_259.jpg)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영국의 전력사업자인 ‘옥토퍼스 에너지’가 창업 8년 만에 영국 전력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사례를 소개했다.
옥토퍼스 에너지는 2015년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조달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는 원칙으로 창업했다. 14개 배전지역과 시간에 따른 72개의 다양한 변동성 요금제를 통해 전력망 안정과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최소화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2023년 말 기준 680만호의 고객을 확보했다.
1년 중 재생에너지의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날짜를 지정해 평상시보다 전력을 더 많이 사용한 가정에는 무료 공급이나 보상을 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옥토퍼스에 등록한 170만호의 참여를 통해 공급 과잉과 네거티브 가격 출현 빈도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석 위원은 설명했다.
스웨덴의 경우 도매전력 입찰시장을 지역별로 분리 운영하며, 입찰결과에 따라 지역별 도매전기요금이 결정된다. 소매전기사업자들은 다양한 변동형 요금제로 시간과 지역에 따라 도매전력원가를 소매요금에 반영하고 있다.
석 위원은 “소매 전기요금이 지역별로 차등화돼 소비자는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다”며 “수요 중심지인 남부 지역은 소비자들의 변동요금제 선택을 유도하면서 전력망 안정화를 기여하고 있으며 북부 지역은 저렴한 요금을 통해 고용 창출, 인구 유입, 산업 투자 유치의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하게 지역별 차등화뿐만 아니라 소매 경쟁을 통해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종류의 전기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어야 지역별 차등제가 궁극적으로 실현된다”며 “국내에 재생에너지가 앞으로 계속 늘어나려면 전기요금제가 다양해지고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반응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박윤 기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502/350317_555969_2821.jpg)
박지혜 의원은 “소비자들이 직접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로 재생에너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며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정부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