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1000기 급속충전기 구축 목표
리테일·택시 차고지 등 이용률 높은 거점 확보 전략
블랙록 투자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3년 내 Top 3 도전
안정적 운영 보장 등 정부 장기 정책 시그널 필요

유대원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 전기차충전사업부문(워터) 대표
유대원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 전기차충전사업부문(워터) 대표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환경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규모 충전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우려와 충전소 화재 사고 등으로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발주자임에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는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의 전기차 급속 충전 네트워크 '워터(WATER)'는 2022년 11월 출범 이후 현재 전국 48개의 급속 충전소를 확보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와 택시 차고지 등 이용률이 높은 핵심 거점을 선점하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투자 유치로 성장 동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BEP 워터를 이끌고 있는 유대원 전기차충전사업부문 대표를 만나 창립 2주년을 맞은 회사의 성과와 함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의 현안과 해법, 그리고 미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워터가 후발주자임에도 도심보다 관광지, 휴양지를 중심으로 고비용 투자 전략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하다. 목재 캐노피 설치 등 차별화 전략의 배경은 무엇인가.

“2022년 11월 워터를 론칭하고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상업 운전에 들어간 충전소는 2개밖에 없었습니다.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 관광지를 둘러보고 양양, 보령, 태안 등에 도로와 연결된 용지를 직접 구매해 워터의 플래그십 충전소를 직접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은 워터라는 신생 사업자의 존재감을 시장에 보여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전국 관광지, 휴양지 중 충전소를 짓고 싶은 지역을 추려낸 다음 네이버 부동산에서 매매 중인 부지를 직접 찾아보며 후보지를 좁혔습니다.

처음 워터의 목재 캐노피가 들어선 양양, 보령, 태안은 도심은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플래그십 충전소의 실제 사례를 만들 수 있었고, 이는 이후 지자체 입찰, 도로공사 입찰 등에서 성공을 거두는 발판이 됐습니다.”

▶연초 인터뷰에서 언급한 ‘플래그십 충전소 외 택시 운수사, F&B 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 계획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연초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리테일과 Fleet 쪽은 이용률이 높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워터 48개 충전소 중 버거킹코리아 주차면을 활용한 충전소는 10개소이고 일본 의류 리테일 브랜드의 주차면을 활용한 충전소도 7개소가 있습니다. 또 택시 운수사 차고지를 활용한 충전소도 8개 국소이고 이후 더 늘어날 예정입니다. 전체 충전소 중 약 절반이 F&B, 리테일 브랜드와 택시 운수사의 기존 주차면을 활용한 충전소인 셈입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와 고양시, 제주도, 원주시 등 지자체 충전소가 운영되면 B2B 협업 충전소 비중은 낮아지겠지만 전국 요충지에 자체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력은 워터의 핵심 확장 전략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유대원 BEP 워터 대표.
유대원 BEP 워터 대표.

▶7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고집하시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장기 계약 전략의 배경은.

“저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충전 사업자는 5년 계약만으로 투입 자본에 대한 기대 수익률을 맞추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지자체나 공공기관과 진행할 때 5년 계약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이후 5년 연장 계약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를 갖고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단기 계약으로는 단기 현금 흐름밖에 예측할 수 없고, 계약의 연장은 가능성의 영역으로 넘겨지기 때문에, 자본 시장으로부터 자본을 시장으로 유입시키기 어려워집니다.

유럽은 최소 10년 이상, 고속도로 휴게소들의 경우 15~20년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인프라 PF와 같은 형태의 금융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운영 기간이 확보돼 자산의 현금 창출 수명이 길어지면 자연스레 자본의 기대 수익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어 더 많은 자본을 시장으로 유입시킬 수 있습니다.

정부나 협회에서 보조금 사업을 진행할 때 5년 이상의 계약이 보장돼야 한다고 명시하긴 했지만 정부가 목표하는 대로 충전 인프라를 확산시키기 위해선 10년 그 이상의 계약이 보장돼야 합니다. 저희가 계약한 지자체 중에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하기 위해 10+10년 계약을 성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환경부 보조금 사업에서 대기업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SK시그넷과의 협력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워터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워터는 급속 충전 CPO(Charge Point Operator) 가운데 가장 우량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좋은 입지와 높은 이용률을 보이는 사이트들이 타사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워터의 핵심 전략입니다.

현대차그룹과 SK일렉링크 등에서 저희의 서비스 전반과 고객 경험 UI·UX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긴 호흡의 자본, 그리고 기업 자체가 가진 기업 문화, 빠른 의사 결정과 시장에서의 기민한 움직임이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BEP의 최대 주주인 블랙록이 워터와 협력을 지속한다는 점 역시 국내 타 CPO와 다른 워터만의 경쟁력입니다. 블랙록은 세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자산 투자 1위 운용사로, 유럽 최대 전기차 급속 충전업체인 아이오니티의 최대 주주이기도 합니다. 아이오니티는 2025년까지 약 7000개 이상의 충전소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에도 2025년까지 100개 충전소 구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캐즘(Chasm)과 화재에 따라 대기업 사업자가 자산매각을 단행할 정도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목표 달성이 가능한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9월까지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전기차 내수 판매량이 5만46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3738대)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캐즘의 ‘계곡’도 이제 서서히 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전기차 산업의 펀더멘털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속도 조절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실제 산업을 이끄는 기업가들은 혁신으로 방법을 찾을 것이고, 전기차 전후방산업의 리더들이 함께 협력하고 혁신해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앞당길 것입니다. 워터도 그러한 자세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습니다.”

유대원 BEP 워터 대표.
유대원 BEP 워터 대표.

▶현재 전기차 충전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부 정책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기차 충전 사업자가 이익을 거두려면 전가차 보급률이 늘어나고 급속 완속 충전 이용률이 올라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충전 인프라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시장 참여자들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자본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의 정책 시그널에 매우 민감합니다.

따라서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현행처럼 매년 업데이트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로드맵으로 정부의 의지를 시장에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 정책을 향후 5년간 유지하겠다’는 식으로 정책 지속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 부처와 공공 기관 및 지자체가 나서서 전기차 충전 사업자와의 임대 계약기간을 현행보다 늘려야 합니다. 환경부가 먼저 앞장서고, 법제화와 강력한 권고가 뒤따라야 합니다. 특례법 등을 제정해 전기차 충전소 운영 기간을 15년+5년, 또는 20년 수준으로 올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P(Price)는 공공 충전 요금에 의해 사실상 규제되고 있으며, Q(Quantity)는 완전히 열려 있는 수요입니다. 태양광 발전도 20년을 보장하는데, 수익 가시성이 더 불확실한 전기차 충전소 사업은 5~7년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임대차 기간이 길어져야 미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자본을 조달하고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영국의 EV Salary Sacrifice Scheme처럼 직원 월급의 일부를 전기차 리스료로 전환해 세제 혜택을 주는 창의적인 제도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3년 내 Top 3 진입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함께 BEP 워터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을 말해달라.

“워터는 3년 내 톱3 CPO 진입을 목표로 친환경차 확산을 위한 충전 인프라 보급에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연내 전국 46개소 고속도로 휴게소에 초급속·급속 충전기 209기를 신규 설치하는 등 내년 상반기 내로 전국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1000기 규모로 늘려 나갈 계획입니다.

워터의 간결한 충전 경험이 사용자에게 주는 파장은 생각보다 큽니다. 저희는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와 로열티로 돌아올 것이라 믿고 꾸준히 투자해 나가려고 합니다. 업계에선 이런 워터의 시도가 인정을 받고 있고 현대차, SK일렉링크 등 큰 회사들도 벤치마킹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워터는 올해 2월 오토차지 서비스 론칭으로 ‘사용자가 간단하고 빠르게 전기차 충전이라는 본래 행위의 목적을 달성하게 한다’는 브랜드의 철학을 실현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철학과 브랜드의 뼈대를 소중히 지켜나가며 새로운 시도를 더해갈 것입니다.”

 

He is...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 학사 ▲한화솔라원 아시아 태평양 담당 ▲한화에너지 호주 개발 담당 ▲영국 Foresight Group 부장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CIO 겸 전기차충전사업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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