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광업공단·배터리협회, ‘글로벌 배터리 광물 세미나’ 개최
안정적 광물 공급망 확보 위한 기업 전략은

미국 IRA 시행과 에너지 안보가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으로 변화하며 광물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 기관을 비롯한 민간에서도 안정적 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한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안정적 공급보다는 경제성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한국광해광업공단(사장 황규연)과 배터리산업협회(회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는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4 글로벌 배터리 광물 세미나’를 개최했다.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기간 중 열린 이번 세미나는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핵심 광물 내용에 따라 최신 국제 동향에 이목이 쏠렸다.
‘글로벌 배터리 광물 수급 현황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허철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사업부 본부장은 “2022년 세계적으로 2600만대 이상의 전기차 있는데, 이는 2018년에 비하면 8배 늘어난 것”이라며 “배터리 증가에 따라 함께 사용되는 광물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배터리 산업의 변화에도 핵심 소재인 광물은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이차전지 관련 핵심 광물의 특정국 의존도는 수산화리튬(84%, 중국), 탄산리튬(82%, 칠레), 인조흑연(87%, 중국) 등으로 조사되고 있다.

허 본부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차와 ESS 등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IRA로 인해 배터리 소재인 광물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대응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경제가 수출이 중심인만큼, 이번 세미나에서는 기업들의 대응 전략도 큰 화제였다.
‘미국 IRA 규정과 이차전지 원료 광물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장인원 에코프로 글로벌자원실 상무는 IRA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적인 판단기준도 함께 제시했다.
중국을 포함한 해외우려기업(FEOC)으로부터 조달한 핵심 광물이 들어가는 경우 IRA에 따라 구매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데, 이 중 핵심 광물인 양극재가 에코프로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출하량이 2022년 기준 LFP를 제외하면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성장을 위해서는 광물 공급망 확보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
장 상무는 “니켈의 IRA 적격성을 분석한 결과, 캐나다는 적격하지만 원료가 부족하고 인도네시아는 미정, 호주는 핵심 광물과 FEOC에서 모두 적격이지만 광산이 점점 문을 닫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이 광물을 가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니켈과 리튬 모두 가격 급등락이 심하기 때문에 공급망은 안정화하겠지만 경제성 면에서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IRA에 우선으로 대응하기 위한 광물 투자가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국내에서는 LX인터내셔널처럼 광물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니켈 광산을 인수해 직접 생산하고 운영, 판매까지 담당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변재환 LX인터내셔널 금속지원1팀장은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니켈 등 미래 유망 광물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360개 중 거의 절반 이상을 검토한 끝에 지난달 AKP 니켈 광산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LX인터내셔널이 인수한 AKP광산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모로왈리 산업 단지 인근에 자리 잡고 있으며 여의도(290ha)의 7배에 달한다. 원광 기준 매장 자원량은 5140만톤으로 이 중 검증된 가채광량만 3600만톤에 이르는데 전기차 700만대분에 해당하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처럼 니켈 확보를 위해 LX인터내셔널은 인수를 택했지만, 다른 기업들은 항상 경제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 팀장은 “수많은 기업이 광산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지만, 중국 기업을 비롯해 몇몇 곳은 실제로는 실사조차 진행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협상하며 가격에 대한 차이를 줄여가야 성공적인 투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