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쓰촨 지진, 정부 주도 셰일가스 개발 원인 지목…美도 유사 사례
포항지열발전소, 2017 포항 지진 유발인자 결론…역사의 뒤안길로

17일 중국 쓰촨성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 18일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에 매몰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17일 중국 쓰촨성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 18일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에 매몰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인류의 생활 편익을 위해 존재하는 에너지가 채굴 과정에서 대재앙의 원흉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감돈다. 에너지 자원을 ‘땅 파서 뽑아내는’ 과정으로 인해 지진이 발생한다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17일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 18일 오후까지 13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 원래 쓰촨성이 속한 중국 남서부는 판과 판이 만나는 곳으로, 전통적 지진 발생 지역이다. 하지만 이번 지진은 과도한 셰일가스 굴착이 원인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쓰촨성은 중국 내 매립 셰일가스의 3분의 1을 보유한 지역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스전을 개발하고 있다. 그 정도로 셰일가스 채굴이 활발한 곳이다.

셰일가스를 채굴하는 과정은 땅을 파괴하는 그것과 진배없다. 지표에서 3~4㎞ 아래 매장된 셰일층 암석에 섞여 있는 가스·석유를 뽑아내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위해 물과 모래 등을 섞은 유체를 고압으로 셰일층에 주입해 바위를 부순다.

유체가 들어가는 과정과 가스·석유가 빠져나오는 과정 등에서 필연적으로 땅의 움직임이 발생한다. 내부 압력이 변할 수도 있다. 지진의 위험성이 불가피하다.

셰일가스 채굴로 인한 지진 발생 사례는 미국에도 있다. 오클라호마주는 셰일가스 채굴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9년을 전후해 지진 발생 빈도가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를 보인다. 진도 2.5 규모의 지진이 1년에 한두 번 발생하던 오클라호마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150여 회까지 치솟았다.

이에 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시추 조건을 강화한 것이다. 오클라호마 기업위원회는 지난해 2월 셰일 석유를 생산하는 시추방법인 프래킹(수압파쇄)을 위해 지하 지각 변동을 감지하는 장비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작업 중단 조건도 강화했다. 리히터 규모 3.0에서 중단하던 것을 2.5로 수정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최소 6시간은 멈춰야 한다.

포항지열발전소
포항지열발전소

대한민국도 ‘땅 파는’ 에너지 채굴의 지진 위험성을 몸소 겪었다. 포항지열발전소가 2017년 포항 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포항지열발전소는 지하 4.3㎞ 지점에 지열 발전정 2개를 만들어 물을 주입, 대규모 인공 저류조를 만드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곳에서 섭씨 150~170도의 물을 뽑아내 터빈을 돌리는 원리로 가동한다. 이 같은 방식은 지반침하에 따른 지진 우려가 제기됐고 결국 지난 3월 정부 조사연구단은 지열발전으로 인해 지진이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애초 지난해 완공할 예정이었던 포항지열발전소는 탄생하기도 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에 대해 영구 중단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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