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전 시 다른 발전소에 전력 공급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양수발전은 전기가 남아돌 때 하부 댐에 있던 물을 상부 댐으로 끌어올려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발생할 때 하부 땜으로 물을 내려 보내 전력을 생산한다. 양수발전은 전력 계통이 위기를 맞을 때 가치가 제대로 증명된다. 전기는 일정한 주파수가 유지돼야 한다. 전기는 저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맞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60Hz 수준으로 주파수가 유지된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산업의 강국으로 성장 할려면 질 좋은 전기와 안정적인 전기를 생산,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양수발전은 원자력이나 석탄화력 등 기저발전 설비가 고장 나거나 전력 피크때 단 3분이면 가동할 수 있을 정도로 신속한 대응력이 강점이다. 

2011년 9월 15일 전력 당국의 예상을 넘어선 전력 수요 급증으로 순환 정전 사태가 벌어졌는데, 당시 양수발전 가동으로 대규모 정전 사태를 막았던 사례가 있다. 최근 재생에너지가 늘어 나면서 무탄소 에너지인 양수발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원전이나 석탄화력 같은 대형 발전기가 갑자기 정지될 때 빠른 가동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수발전은 전력 계통의 마중물 역할도 한다. 만약 광역 정전으로 대형 발전소가 멈춰 서면 이를 다시 가동하는데 전기가 필요하다.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서 이런 자체 기동 서비스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양수발전이 마중물 역할을 하면 광역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순차적으로 발전기를 복구시킬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29일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총 1.75GW 내외의 신규 양수발전 사업자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충남 금산(한국남동발전)을 비롯해 경남 합천(한수원) 전남 구례(중부발전) 등 6개소를 선정했다. 선정된 양수발전소 건설 중 금산군과 한국남동발전은 양수발전소 입지 부분을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해당 지역에 수몰 가구가 없어 발전소 건설에 따른 이주 문제 등 주민 수용성 부분에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입지 조건에 따른 지리적 이점과 함께 추가적으로 필요한 건설도 강점이다. 댐 건설과 함께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송전 철탑을 세워야 하는데 금산군과 한국남동발전은 이러한 연계 거리가 가까워 추후 공사 기간이 단축돼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 될 수 있다고 판단 했다. 특히 인접한 금강수계와 송전선로를 활용한 안정적 용수 공급이 가능하고 예정 부지에 개발 부적합 용도 지역이 없다는 것도 타 지역과 비교해 경쟁력이 높았다.

이에 따라 한국남동발전과 금산군은 예비타당성조사 및 발전사업 허가, 전원개발 실시 계획 승인을 거쳐 2028년 9월 착공을 시작해 2035년까지 500MW급 발전시설 준공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남동발전과 금산군은 이러한 이점을 내세워 산업부로부터 최종 유치 선정을 확정 받았다. 한국남동발전은 1월 18일 올해 첫 이사회를 열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체 건설 의향 변경 계획을 보고 하고, 기존 영흥발전소 3,4호기 LNG 대체 건설을 양수(500MW), 수소 전소 또는 암모니아 혼소(1240MW)로 변경하는 의향서를 산업부에 제출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확보에 한계가 있고 생산 전력이 간헐적이고 불규칙한 단점이 있지만, 자연 재해로 인해 발전소가 무너져도 다시 세우면 된다. 이러한 점은 기후변화로 인해 각종 재해가 빈번히 발생할 미래에서 큰 강점이다.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이라는 큰 물결속에서 당분간은 원자력 산업을 유지하며 재생에너지 맞춤형 양수발전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국제수력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양수발전 설비는 159GW로 전체 수력설비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양수발전이 간헐성과 변동성을 동시에 보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국내 양수발전 활성화를 위해 현재 외국산 설비 의존도 98%인 양수발전 설비 국내화에도 정부와 기업이 적극 나서 주길 당부하며 한국남동발전을 비롯해 한수원과 발전사들이 힘을 모아 양수발전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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