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생산을 넘어 새로운 미래 교통 플랫폼 지향'

"단순히 에너지를 생산하는 도로가 아닙니다. 자율주행과 빅데이터 기반 도로 신호(signage)체계 구현 ,실시간 전기자동차 충전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 교통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박기주 솔라플렉스 대표이사의 시선은 우리에게 아직 생소한 태양광 도로를 넘어 약간은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본부에 설치된 태양광도로는 100m당 50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 한대를 충분히 실시간 충전할 수 있는 전기생산량이다. 16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량이기도 하다.서울에서 부산까지 400km를 설치할 시 어마어마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부족한 태양광입지 문제는 일거에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

솔라플렉스는 본래 2세대 플렉서블(flexible) 박막태양전지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플렉서블 박막태양전지는 외부 온도와 무게 등에 잘 견딜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발전사업에 활용되는 결정질 태양전지보다 다소 전력생산효율이 낮아 시장에서 각광받지 못했다.

하지만 하중과 마찰을 잘 견뎌야 하는 도로 기능을 구현하는데 이 같은 장점을 가진 플랙서블 박막 태 양전지가 제몫을 해내고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 10%대로 다소 낮았던 박막태양전지 효율 역시 통상 수준인 17%까지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날씨나 온도 등 외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도로에 설치 시 20%대 결정질 태양전지와 비교 실증을 해봐도 크게 효율이 낮지 않다고 밝혔다. 오히려 효율이 높을 때가 많으며, 출력량 변화도 심하지 않다고 장점을 열거했다.

박 대표가 태양광도로를 개발한 시기는 2017년 5월부터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태양광도로 개발 연구과제를 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수주했다. 이름있는 기업들과 경쟁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박막태양 전지 개발업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과제를 따낼 수 있었다고 회고 했다.잘 깨지는 결정질 태양전지보다 하중을 잘 견디고 내구성과 내마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박막태양전지가 분명 승산이 있다는 계산에서다.

처음 1년간 기초개념을 수립하고 이듬해 2018년 2단계 실증을 개시할 수 있었다. 같은해 12월 제품 설 치를 마무리해 현재까지 필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특히 솔라플렉스는 태양광도로에 빅데이터 기반 도로 신호체계를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당 신호체계는 운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도로 표면에 날씨와 교통정보를 표현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 같은 태양광도로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이었다는 게 박 대 표의 설명이다. 기존에 해왔던 에너지 분야에 대한 지식만 필요한 게 아니라, 건설업과 사물인터넷(IoT)까지 섭렵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도로 표면 내구성과 내마찰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료 와 플라스틱 소재 등 다양한 물질을 활용해야해 등 화학분야까지 손대야 했다. 여기에 LED 탑재를 통 한 도로 신호체계 구현을 위해 소프트웨어분야까지 연구하는 등 회사가 팔방미인이 돼야 했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본래 '반도체'분야에 해당하는 태양전지만 해오다 갑자기 건설업과 화학, 소프트웨어 까지 손을 대야했다"며 "하지만 현 시대는 다양한 분야가 융합하는 융복합시대가 아니냐"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박 대표는 향후 도로에서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해 다양한 데이터를 현장에서 처리해 날씨와 교통 상황 등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도로 신호체계를 구축할 뿐 아니라, 전기자동차에 필요 전력을 가까운 곳에서 공급하고, 무선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해 현재보다 안정적인 자율주행까지 가능 토록 하는 등 무궁무진한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며 부푼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에 와이파이가 구축되면 통신 범위나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자율주행 환경이 안정적으로 전환 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향후 관련 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판단을 하고 있었다.이미 개발단계에서 미래사업성은 충분했다고 자신했다. 프랑스와 네덜라드에서 실제 태양광도로를 설치해 운영 중이고, 중국 역시 프랑스 기술을 활용해 태양광도로 1km를 건설했다. 또 프랑스가 일본에도 태양광도로를 설치하는 등 전 세계 50개국 이 이미 연계해 태양광도로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세종시와 서울시와 새만 금지역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5월 태양광도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특히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스마트시티구축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스마트에너지시티가 에너지 자체 수급과 효율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등 미 래사회가 요구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데에서도 꼭 필요할 것이라 전망했다.

박기주 솔라플렉스 대표는 "조금씩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라며 "태양광도 처음에는 사 람들이 보급이 될까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태양광은 하나의 산업으로 세계시장에서 자리 잡았습니다. 태양광도로 역시 지금은 의심하는 분들도 있지만 머지않아 하나의 산업으로서 또 첨단 교 통플랫폼으로서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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