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발전이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섬 자와 바트라주 찌레본(Cirebon) 지역에서 추진하던 석탄화력발전 후속기(3·4호기) 건설 철회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발전은 지난 2012년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찌레본 화력발전 1호기를 준공했다. 이어 지난해 4월에는 찌레본 2호기 대출 계약을 체결, 건설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 발전소들의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이 우리나라 석탄 화력 발전소보다 높아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지난 18일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은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찌레본 석탄화력발전소의 높은 대기오염배출 기준을 지적했다. 조 의원은 “(발전사가) 자본과 기술을 수출하려면 환경기준도 함께 수출해야 한다”며 “찌레본 1호기는 국내 발전소와는 달리 탈황·탈질 설비가 설치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 중인 찌레본 2호기의 이산화황과 이산화질소 배출 기준은 중부발전이 국내에서 운영하는 보령 7·8호기의 10배가 넘는데, 이는 (인도네시아와) 우리나라와의 환경 기준이 다르다 해도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석탄화력 발전단가가 미래에는 신재생에너지보다 낮아지면서 석탄화력 발전사업 투자에 대한 효용성 역시 낮아질 것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조 의원은 “신재생에너지의 균등화발전원가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6~7년 후 찌레본 2호기가 준공되는 때에는 석탄의 경쟁력이 더 낮아질텐데 이러한 점을 고려해도 (3호기에) 투자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냐”고 말했다. 중부발전이 찌레본 3호기 투자를 고려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형구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찌레본 3호기는 건설을 중단했다”며 “앞으로 신재생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박 사장이 ‘찌레본 석탄화력 건설 중단’으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을 한 데에는 세계적인 탈석탄 기류가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해외 금융권에서는 석탄 화력 발전 사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는 금융사들의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노르웨이의 스토어브랜드(개인연금기관), 영국의 HSBC, 독일의 도이체 방크나 알리안츠 보험, 일본의 다이이치 생명 보험 등이 석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천명했다. 석탄화력 발전사업과 같이 대규모 발전사업이 70%선까지 금융권의 PF가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사업의 위험성이 커진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부발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3호기 건설을 진행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전력수급계획에 해당 (찌레본 3호기) 발전소의 전력 생산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에 필요한 PF를 담당하는 금융권의 입장이 바뀌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중부발전을 비롯해 사업에 참여하는 다른 기업들도 석탄화력에 대한 금융권의 태도 변화, 신재생의 흐름을 인식하고 있어 사업 논의를 중단한 상태라는 것이다.

찌레본 석탄화력발전소(1호기)는 중부발전과 삼탄, 일본 마루베니 상사, 인도네시아 인디카 그룹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준공했다. 발전설비 용량은 660MW다. 이후 2호기는 1000MW 용량의 설비로 계획·건설 중에 있으며 후속기로 고려되던 3·4호기의 경우 각각 1·2호기의 설비용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건설될 계획이었다. 해당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부지와 전력계통 문제는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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