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궤도회로방식 무선기반 신호시스템 기술 핵심
국내 시스템 통합·해외 철도시장 진출 등 기대

유럽열차제어시스템(ETCS3) 3단계(L3)급의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 국산열차제어시스템(KRTCS) 개발이 본격화된다.

최근 한국철도시설공단·코레일·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2018년 국토교통기술 연구개발사업’의 신규 과제 중 하나인 ‘자동운전을 지원하는 ETCS L3급 고속철도용 열차제어시스템 핵심기술 및 궤도회로 기능 대체기술 개발’에 참여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이는 그간 ETCS 중심으로 운영돼온 열차제어시스템의 미래 기술 확보에 국내 철도 기관이 선제적으로 나선 것으로, 기술 개발 시 국내 철도운영 효율화·해외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과제는 오는 2020년 12월까지 ETCS L3급 기술·시제품을 확보하고, 국제안전평가기관 최고 등급(SIL4)을 획득해 향후 종합시험계획까지 수립하는 게 목표다. 총 연구비는 114억7600만원이 책정됐으며, 올해 9억5600만원이 우선 집행된다.

KRTCS 3단계의 핵심기술은 기존 궤도회로 기반의 시스템에서 탈피한 무선기반의 신호시스템이다.

궤도회로는 열차의 위치를 검지하기 위해 레일에 만든 전기적 회로로, 현재 국내 철도와 해외 철도 대부분이 열차 운행·편성에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의 경우 철도 레일의 파손·변화 등 변수에 따라 위치검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잦았고, 실시간으로 열차 정보가 전달되지 않아 운행·편성 조정에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이번 과제에 참여한 3개 기관은 철도통합무선통신망(LTE-R)만을 활용해 열차제어가 가능한 차상 ATP(자동열차방호장치)·ATO(자동열차운전장치)와 지상 ATP 개발을 추진한다.

또 현재 운용 중인 KRTCS1·KRTCS2를 비롯해 일반철도 노선에 구축된 ATP(ETCS L1)와의 상호운영성을 확보해 국내 철도 제어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같은 기술 목표는 해외 철도시장의 동향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일례로 유럽은 철도산업혁신프로젝트(FORSTER-RAIL·SHIFT2RAIL· NGTC)를 통해 무궤도회로방식의 ETCS L3를 개발하고 있다.

KRTCS3의 개발이 완료되면 국내 철도 환경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무궤도회로 방식으로 열차제어시스템이 통합되면서 지상설비·유지보수비용 절감 등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되며, 열차 운행의 안전성과 편성 조정에 따른 효율성 확보 효과도 기대된다.

이밖에도 열차제어시스템 분야의 미래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향후 해외 철도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

연구 과제를 총괄하고 있는 성동일 철도공단 KR연구원 처장은 “무궤도회로방식 기술 개발과 함께 국내 시스템 통합·해외 시장 진출 등의 다양한 목표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세계적 수준의 국산열차제어시스템을 확보해 철도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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