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이 디지털화되면서 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소위 전통산업의 대표주자 격인 전력산업에서 디지털은 몸에 맞지 않은 옷과 같았다. 산업전반에서 디지털 물결이 넘칠 때도 전력산업은 산업의 특성상 디지털화가 힘들 것이다라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전력산업도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공급’ 위주에서 ‘분배’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전력산업은 방향이 일정했다. 전기를 만들어 보내주면 고객이 소비하는 단방향 패턴 이었다. 기술의 발전은 단방향을 양방향 패턴으로 바꿔 놓았다. 공급과 소비과정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졌다. 새로운 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전력산업에도 벤처신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소비자 위주로 바뀌어 가는 상황에서 산업구조도 공급자 편의가 아닌 소비자가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 중심으로 옮겨 간 것이다. 이런 산업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예전의 방식을 고집한다면, 그 분야는 ‘메이저에서 마이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산업계의 분위기를 보면 전력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전력산업계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아니겠지’ 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느낌이다.

전력산업이 디지털시대로 전환한다고 해서 발전소, 송․ 변․ 배전 설비를 안 짓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동안 주류산업이었다면 서비스를 위한 보조사업 정도로 역할이 바뀔 수 있다. 전통산업 강자의 몰락이 아닌, 전통산업을 발판으로 도약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둥지를 틀어야 한다. 굳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올해를 시작으로 에너지전환을 위한 경주가 시작되고, 가속도가 붙는다면 현재 전력산업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들도 전혀 새로운 기업에 자리를 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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