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전기인 근무조건 개선에 보람”
“공사 향후 20년 목표는 안전·환경”

“공사 창립부터 사규 제정 등 사업 전반에 참여했죠. 마치 내 아이를 키워낸 마음이랄까요. 고향인 대구가 처음으로 ‘지하철 대중교통시대’를 맞이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지하철이 전무한 지역에 새 노선을 신설하기까지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신선 구축을 위한 기반도, 향후 운영을 위한 노하우도 없기 때문에 일반 사업보다도 배로 어려움이 따른다.

이 때문에 신선 구축 초기단계부터 사업에 참여한 이들은 노선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하철이 마치 제 손으로 낳아 기른 아이처럼 느껴진다는 것. 지난 20년간의 소회를 묻는 말에 돌아온 박무훈 대구도시철도공사 부장의 대답이다.

부산지하철(현 부산교통공사)에 1985년 전기직으로 입사해 직류 1500V를 공급하는 더블 컨버터 시스템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1996년 고향을 찾아 교관요원으로 공사에 첫발을 디뎠다. 대구 지하철 시대가 열린 건 그 이듬해부터다.

“1997년 11월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대구지하철 1호선 진천~중앙로 구간이 개통하던 시기지요. 당시 도시철도건설본부에서 시공한 변전·전차선·역사전기설비 등 실설물 전반에 대한 시운전 업무와 전기분야 사규제정․교육훈련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셈이죠.”

그는 공사 입사 이래 담당한 수많은 업무 중에서도 ‘토요휴무제 확대 적용’에 일조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당시엔 생소하기만 했던 ‘근로조건 개선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란 화두를 두고 수없이 고뇌한 경험 탓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근무조건과 관련해서는 노사 간 원만한 협의점을 찾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특히나 분야별로 다양한 특성을 띠는 전기 분야의 경우 난관의 연속이었죠. ‘주5일 40시간근무제도’ 연구 테스크포스에 참여해 설비별 업무특성을 고려해 이를 협상에 반영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제도는 지금까지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철도 전기인들의 삶의 질을 제고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낍니다.”

대구지하철과 동고동락해온 그의 시선은 어느덧 성인이 된 공사가 나아갈 새 미래를 향하고 있었다.

특히 근래에 들어 지하철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터라 노후화한 설비의 개량이 공사의 우선과제로 부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리뉴얼 20’이란 이름으로 공사 시설물 전반을 점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개량 사업 계획을 연차적으로 시행하고, 공사 차원에서 에너지전환 기조에 발맞춰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등의 신산업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안전과 환경을 제1과제로 생각하는 것. 그 안에 공사가 그리는 앞으로의 20년이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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