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대응, 철도산업 당면과제”

“철도계에 몸담은 지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게 느껴집니다. 전기시스템처장으로 부임한 지 1년. 매일 철도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고준영 코레일 전기시스템 처장은 1988년 부산지방철도청에 입사, 30년간 철도 전기분야에 종사해온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입사 후 거쳐 온 부서만 해도 건설·전기·감사·인사 등 십 수개.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키운 시야는 오늘의 그를 만든 원동력이다.

30년을 전기분야에 집중하다보니 그동안 쌓인 자부심도 남다르다. 영업·차량·전기 등 분야 간 인터페이스를 근간으로 하는 철도 산업은 각 분야를 한 데 이어주는 전기시스템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철도분야를 몸에 비유하자면, 전기분야는 신경망에 가깝습니다. 전기·신호·통신 등 전기분야는 철도 곳곳으로 뿌리를 뻗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깨도 더 무겁습니다. 업무특성상 작은 실수라도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치밀하고 디테일한 업무처리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간 맡아왔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으로는 열차자동방호장치(ATP) 개통을 꼽았다.

열차자동방호장치는 차내 기관사 모니터에 현시되는 운행속도를 초과할 시 ATP 차상장치가 경보를 울리고 열차를 자동으로 감속·정지시키는 신호시스템이다.

국내 철도의 경우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안정성이 크게 제고됐다. 전기분야 기술과 시스템을 연계해 국민의 안정성을 높였다는 것. 그는 이 사업이 철도인으로서의 가치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업이라 자평했다.

그의 이러한 가치관은 하나의 방침이 돼 팀 운영에도 적용되고 있다.

“늘 직원들에게 안전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라고 얘기합니다. 열차 운행선상에서 진행되는 유지·보수 작업은 사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죠. 더 나은 시스템, 수준 높은 기술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철도 이용객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안전성도 높이기 위해선 철도 전기분야가 더 발전해야 합니다.”

철도 전기분야의 발전이 숙원 과제라는 그의 시선은 어느덧 4차 산업혁명을 향하고 있었다. 타 분야보다도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철도 안전성과 기술력 발전에 미칠 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찍이 우리 전기분야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기반한 원격감시진단시스템, 자동검측기술 등을 유지·보수 사업 전반에 적용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IoT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해 유지·보수 체계를 점진적으로 스마트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는 그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한편, 다소 경직돼 있던 조직 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꿔나가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시간이 지날수록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항상 귀를 열어두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서 철도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탄생할 것이란 믿음도 있고요. 앞으로 팀 내 자유로운 토론과 대화를 장려해 좀 더 활기 있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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