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업계가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은 최근 발생한 일이 아니라 10년 넘게 이어진 현상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현장 인력의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 되면서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인력난의 원인을 보면 열악한 작업 현장 때문일 것이다.

고압전류가 흐르는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작은 실수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인력의 발길이 뜸했다. 또 전문 교육을 받고 관련 업계에 취업을 하고도 얼마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오는 것이 현실이었다. 현장 인력 부족은 공사업계는 물론 관련 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쳐 현장에서 일하 사람이 귀하다 보니, 소위 사람 품귀가 일어나고 임금이 늘어 업체들은 경영부담을 안게 됐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고 전기공사업계에 젊은 인력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전기공사기능경기대회와 취업박람회를 동시에 개최해 젊은이들에게 업계의 현실과 비전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다행이다.

사실 전기공사분야는 전문 엔지니어링 분야로 경력에 따라 고 임금을 받고 노후에도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분야다. 송전 및 배전전공 임금은 건설업 117개 직종 중 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건설업 임금단가 순위를 보면 40만5013원을 기록한 송전활선전공이 1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 배전활선전공이 38만 9223원, 송전전공이 37만1019원, 배전전공이 31만429원 순이다. 상위 5위권 안에 전기공사 기술자 4개 직종이 포함됐다.

50대 중반이면 퇴직걱정을 하는 여느 직종과 달리 전기공사 기술자의 정년이 긴 것도 직업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공사 기술자의 정년은 송전 및 변전전공 만 65세, 배전전공 만 62세로 일반적인 정년 개념인 60세를 훌쩍 뛰어넘는다.

임금과 정년에 대한 매력이 있다 보니 취업난 때문에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의 관련 직업전문학교에 입학에 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일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전기공사인력개발원에 따르면 교육과정 모집 경쟁률이 약 3대1에 달할 정도로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했고, 최근 5년간 평균 취업률도 약 8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직업훈련기관 4801곳의 평균 취업률 4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작업환경도 점점 좋아져 예전에는 수작업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전기공사 현장에도 새로운 기술 도입이 활발해 지면서 안전한 현장 구현이 가능해지고 있다. 발주기관들도 작업자의 안전에 초점을 둔 공법을 개발해 현장에 보급하고 안전관리를 최우선에 두고 시공을 하면서 본인의 실수가 아닌 이상 안전사고는 예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전기시공분야에 젊은 인재들의 유입이 활발해 지길 바라며, 관련업계도 이런 분위기를 더욱 살려 기업문화를 개선해야한다. 전기시공업체의 경우 영세한 환경에 놓여 있다 보니 근로조건, 복지 등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인데,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발주기관은 적정한 공사예산과 집행이 필요하며, 기업들은 현장 엔지니어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전력산업은 새롭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전기시공 분야는 전력산업 전체의 인프라를 담당하는 핵심 분야다. 핵심분야에 인재가 없고 기업들이 부실하다면 전력산업 전체가 부실해 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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