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장 수요 8% 감축…신규 먹거리까지 줄며 대책 마련 시급
대규모 설비에 24시간 연료공급하는 연료전지 설비 대안으로 떠올라
CHPS 입찰시장 열리며 신규 설비 한정적…단기적 대책 그칠 우려도

남부발전이 운영 중인 신인천빛드림 수소연료전지 전경.[사진=남부발전]
남부발전이 운영 중인 신인천빛드림 수소연료전지 전경.[사진=남부발전]

수축의 시대를 맞이한 도시가스 업계에 연료전지가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규 수요 창출은 어렵고, 여기에 기존 시장 규모까지 쪼그라드는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대규모로 만들어낼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가스 업계는 국내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타 연료와의 경쟁 등으로 수요가 8% 가량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용 화구 대신 전기 인덕션을 사용하는 세대가 늘고 있다. 또 신도시 건설시 도시가스보다는 집단에너지 진입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는 줄고, 신규 먹거리 확보는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것. 최근 건축물의 단열기술이 좋아진 것도 도시가스 매출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최근 기후위기 역시 앞으로 도시가스 사업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겨울철 기온이 기후위기로 상승할 경우 수요는 더욱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탄소중립에 대한 도시가스 업계의 대응이 중요해지면서 사업 환경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 연료전지가 하나의 돌파구로 제시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연료전지 설비들은 연료로 도시가스를 활용하고 있었다.

발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행 연료전지 설비에서 가장 경제성이 높은 연료는 도시가스로 평가받는다. 수소를 도입하는 것은 당장 공급처 확보가 쉽지 않을뿐더러 단가도 높다.

도시가스를 공급받아서 수소로 개질하는 사업이 대다수인 이유다. 특히 도시가스 회사들도 지난 2019년 연료전지 전용 요금제를 신설해 일반 도시가스 대비 저렴한 가격에 연료를 공급해 경제성을 높이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 뿐 아니라 연료전지에 가스를 보내는 연료관이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허브 역할로도 최근 각광받고 있다.

도시가스 사업자 역시 24시간 안정적인 사용처를 확보하는 만큼 발전 업계와 도시가스 업계 간 Win-Win 전략을 마련한 것이다.

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개 도시가스 사업자가 4개 연료전지 설비를 대상으로 연료공급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약 211MW 규모의 연료전지 설비가 신규 수요로 창출됐다.

특히 인천도시가스는 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는 서인천발전본부, 한국남부발전이 운영하는 신인천빛드림본부에 설치된 연료전지에 연료공급을 시작했다. 두 개 발전본부에 설치된 연료전지만 200MW에 가까운 만큼 대규모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셈이다.

이와 함께 도시가스협회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상 화재안전기준제도에서 규정하는 비상전원의 범위에 연료전지가 포함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 제도가 소방청 등의 검토를 거쳐 통과될 경우 건물용 연료전지를 비상전원설비화함으로써 새로운 도시가스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협회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성을 두고 단기적인 대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과거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확보해야 하는 의무공급사들이 연료전지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이제는 정부 정책이 변해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청정수소발전의무화(CHPS) 제도를 도입하고, 연료전지를 이 제도 아래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CHPS 입찰을 거쳐 설비가 신규 건설되기 때문에 이전보다 수요 확대가 한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인천 지역의 발전공기업과 체결한 연료공급 계약은 대규모 수요처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며 “도시가스 업계의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가 신규 수요 확보인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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