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54kV 식물유 변압기 시범 적용 눈앞
일진전기 첫 개발…9월 중 고창·정주 변전소에 초도납품

일진전기가 국내 처음으로 개발된 154kV 식물유 변압기.
일진전기가 국내 처음으로 개발된 154kV 식물유 변압기.

초고압에도 식물성 절연유 변압기 시대가 열린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일진전기가 개발한 154kV 식물유 변압기를 조만간 고창변전소와 정주변전소 등에 시범 적용하고 내년부터 도심에도 순차적으로 시범 운용 할 방침이다.

일진전기는 9월 중에 해당 변압기를 초도 납품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8월 31일 “3년에 걸쳐 총 8대의 식물유 변압기를 시범 적용해 면밀한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시범 사용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한전은 기본적으로 친환경과 화재예방 측면에서 식물유 변압기의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 2013년 왕십리 변전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일대 3만 7000 가구에 32분 동안 전력 공급이 끊기자 지하변전소 난연 변압기에 식물성 절연유를 시범 적용하는 계획에 착수했다.

이후 2015년 1월 154kV 식물유 변압기 표준규격을 제정하고 이듬해 4월 식물유 변압기 유중가스 관리기준을 만들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일진전기는 154kV 식물유 변압기를 개발, 인정시험을 완료하고 12월에 공급유자격 등록을 마쳤다.

해외국가에선 이미 배전급뿐만 아니라 100kV 이상 고압에서도 식물유 변압기를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일진전기가 개발한 154kV 식물유 변압기는 미국 Cargill사의 FR3 식물성 절연유를 냉각매질로 채용했다. 정격전압과 용량, 주파수, 냉각방식, 권선 온도상승 허용한도 등은 기존 광유 변압기와 동일하다.

통상 도심지 지하변전소 등 화재로 인한 여파가 큰 변전소에는 난연유 변압기를 적용하지만, OLTC(부하시 전압조정)가 위치한 격실에는 광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에 취약하다. 가스변압기도 누유와 난연성에서 유입변압기보다 양호하지만 SF6(육불화황)가스로 인해 친환경적이지 않다.

반면 개발품에 적용된 식물성 절연유는 발화점이 165℃인 광유에 비해 360℃로 높아 화재에 안전하다. 생분해도 역시 광유가 30%에 불과한 반면, 식물유는 98%로 환경 친화적이다.

변압기 수명도 약 5~8배 높고, 절연파괴전압도 상대적으로 높아 절연성능이 우수하다. 치수와 중량은 광유 변압기 대비 체적이 약 10%, 중량이 약 3% 증가한다. 유보존장치를 개선하고 냉각효율을 향상시킨 것도 특징이다.

유상석 일진전기 상무는 “그동안 초고압변압기 후발주자였지만 친환경 저손실 트렌드에 발맞춰 선도적 제품을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154kV 식물유 변압기는 식물유의 높은 점도를 고려해 유통로의 구조를 개선했고 방열기와 팬을 확대 적용했다. 또 Air Seal(공기흡입구) 셀 타입의 컨서베이터를 적용해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완전 차단시켰다.

한전은 개발된 154kV 식물유 변압기를 고창과 정주 변전소에 시범 적용할 방침이다.

운전 개시 후 1년 안에 정밀점검을 시행, 이상유무를 판정하고 유중가스분석 기준에 따라 월 1회 가스분석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유중가스분석, 부분방전, 부싱진단, OLTC(부하시 전압조정) 상태 진단 등 종합예방진단시스템에 적용되는 요소기술을 적용하고 검증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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