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최대수요 예상 1월 3째주인데 지난 27일 일찌감치 최대 수요 경신
연료비 치솟는데 석탄화력까지 제한으로 SMP 급상승…팔면 팔수록 적자
일부 전문가들 올해 한전 적자 8조~10조 전망…대책 마련 시급 목소리도
올 4월부터 전기요금 인상 발표했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 전망도 나와

치솟는 SMP 탓에 전기를 팔면 팔수록 한전과 발전공기업의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27일 겨울철 최대 전력수요를 경신했다. 전력 전문가들은 올겨울 피크로 예상되는 1월 셋째 주가 되면 한전과 발전공기업의 경영난이 극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치솟는 SMP 탓에 전기를 팔면 팔수록 한전과 발전공기업의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27일 겨울철 최대 전력수요를 경신했다. 전력 전문가들은 올겨울 피크로 예상되는 1월 셋째 주가 되면 한전과 발전공기업의 경영난이 극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한전과 발전공기업들에게 이번 겨울은 몰아치는 강추위보다도 견디기 힘든 혹한의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기형적인 시장 환경이 만들어져 있는데 지난해 12월 27일 벌써 겨울철 최대 수요를 기록하는 등 전기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전력거래소(이사장 정동희)에 따르면 지난 27일 17시 전력수요는 9만708MW로 기존 겨울철 전력수요인 2021년 1월 11일 11시 9만564MW를 144MW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겨울 최대 피크를 1월 셋째주쯤으로 잡고 있다. 전력거래소가 제공하는 전력수급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겨울철피크는 2017년 1월 23일(8만3657MW), 2018년 2월 6일(8만8238MW), 2019년 1월 9일(8만5392MW), 2020년 1월 16일(8만2352MW), 2021년 1월 11일(9만564MW) 등으로 대부분 1월 중순쯤 찾아왔다.

그러나 아직 해를 넘기기도 전에 겨울철 최대 전력수요 기록을 경신하면서 올 겨울철에는 더욱 혹독한 전력수급 환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최근 급격하게 상승하는 연료비 이슈는 전력업계의 경영환경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한전과 발전공기업 등이 이 같은 환경이 이어질 경우 올해 최악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연료비 이슈로 계통한계가격(SMP)은 치솟는 상황에 연료비가 비교적 저렴한 석탄화력에 대한 제약까지 커지면서 한전의 전력구매비용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기존 동계 최대 수요를 기록한 지난해 1월 11일 하루 평균 SMP는 kWh당 72.86원 정도였다. 그러나 22일 평균 SMP는 145.72원/kWh로 지난해 1월 대비 두배에 달했다. 지난해 1월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고작 3원/kWh 저렴한 것을 생각할 때 전기사용량이 늘면 늘수록 한전의 적자폭은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석탄화력에 대한 강한 규제가 이 같은 경영악화 문제를 더욱 키웠다.

전력거래소가 제공하는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2월 LNG 가격은 t당 107만7240.95원으로 유연탄(18만863.45원/t) 대비 6배 가량 비싸다.

이 같은 상황에 LNG 대비 발전단가가 저렴한 석탄화력 발전량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자발적 석탄상한제 등으로 제한하면서 효율이 떨어지는 LNG 발전소에까지 급전지시가 내려가고 결과적으로 SMP의 상승을 부추기는 효과를 낳았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1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자료를 통해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의 올해 적자 규모를 4조252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해당 수치는 연료비 상승폭이 지금만큼 크지 않았을 때의 전망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한전의 연결기준 적자가 8조~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월은 석탄화력 등 가용한 자원을 대폭 활용해 높은 수요에 대응해야 했지만 이번 겨울은 예비력이 13% 가량 남은 상황이었음에도 SMP가 2배 이상 높다”며 “정부가 올 겨울철 최대전력수요를 1월 3주차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때는 얼마나 SMP가 상승할지 예상하기 어렵다. 올 겨울철 전력산업계의 과제는 어떻게 높은 수요에 대응하냐가 아니라 심각한 연료비 상승에 어떻게 대처하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환경급전을 이유로 석탄화력을 제한함으로써 한전과 발전공기업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 정부가 막대한 적자를 전력공기업에 떠넘기면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전이 올해 4월부터 전기요금을 두 차례에 걸쳐 총 9.8원/kWh(5.6%)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대한 적자폭을 해소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4월까지 글로벌 연료비 인상 이슈는 계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코로나19와 같은 다양한 이유에 의해 광산 개발을 많이 안 한 상황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유럽 간 천연가스 문제도 아직 해소가 안되면서 내년 4월까지도 연료비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한전이 발표한 인상안보다도 더 전기요금을 올리긴 어렵겠지만, 이번 인상안이 극적인 효과를 가져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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