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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에너지효율 혁신 성공 이끈다 ‘EERS’
에너지 효율도 자원...18년 EERS 시범사업 시행
2020년 법제화 후 본 사업 도입 예정
연간 1.2조원의 절약, 온실가스 516만tCO2 감축
사업비용 보전 여부‧검증 체계 구축 필요
오철 기자    작성 : 2020년 05월 22일(금) 15:16    게시 : 2020년 05월 26일(화) 09:07
2031년 에너지절감목표 중 EERS 비중.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기여도는 에너지효율향상 40%, 재생에너지 35%,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14% 순이다. 에너지효율이 가장 효과적인 온실가스감축 수단이라는 것.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효과적인 에너지절감수단으로 인식돼 세계 각국에서는 관련 정책을 도입·확대하고 있다.

세계적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도 에너지효율을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제1의 에너지원’으로 주목했다. 에너지 소비 구조 혁신을 중점과제로 삼고 주요 실행수단으로서 에너지효율향상 의무화제도(EERS, Energy Efficiency Resources Standard)를 도입해 지속적인 에너지 절감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급자에게 절감 의무화...3.6만GWh 절감 목표
에너지효율향상 의무화제도(EERS, Energy Efficiency Resources Standard)는 에너지공급자에게 에너지 판매량(GWh)과 비례해 에너지 절감목표를 부여하고 다양한 효율향상 투자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정부 에너지효율 재정사업을 보완하는 체계로 에너지공급자가 수요절감을 도모하고 효율향상 민간투자 확대를 유인하기 위해 개발됐다. 신재생에너지에서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RPS, Renewable Portfolio Standard)와 비슷한 개념이다.

EERS는 이미 미국 27개 주, 유럽 14개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 한국전력 EERS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9년 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로 확대해 시행 중이다. 올해는 EERS 법제화를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EERS를 통해 2031년까지 연간 전력판매량의 1% 절감(누계 7.25%)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1년까지 전체 에너지절감량의 37.2%인 3만6438GWh를 EERS를 통해 절감하겠다는 목표로 잡았고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상업·공공 부분에서 BAU 대비 18.6%를 감축할 것을 계획했다.

정부가 EERS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제도가 다양한 사회적 편익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우선 에너지공급자는 다양한 에너지 소비정보와 전문인력, 전국 조직망을 보유하고 있어 보다 비용 효과적인 투자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을 추진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소비자에게는 고효율 기기 구입 등에 드는 비용 절감이 가능해져 효율 개선으로 에너지 요금을 줄이는 효과를 가진다.

아울러 효율향상 투자는 발광다이오드(LED), 인버터 등 제조기업 및 에너지 서비스산업(ESCO)의 성장을 촉진하고 실적검증 관련 전문 인력 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EERS는 국가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이어져 연간 1조2000억원의 절약효과와 온실가스 516만tCO2 감축효과를 나타나며 민간부문에서 2025년까지 약 1만명의 고용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ERS 도입 유무에 따라 절감량 3배...선진국 48개 지역서 시행
해외 EERS 도입 현황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에너지효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EERS를 도입, 현재 미국, 유럽 등 48개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다.

우선 미국은 에너지효율 잠재성을 파악하고 절감목표를 수립하기 위해 EERS를 1999년 처음 도입했다. 현재는 27개 주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그 효과를 확실히 보고 있다. 뉴욕, 캘리포니아 등 EERS를 도입한 지역의 에너지 절감량이 평균 1.2%의 에너지 절감량을 보인 반면 EERS를 하지 않는 플로리다, 인디애나 등 지역의 평균 에너지 절감량은 0.3%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전력위기사태인 2001년 이후 에너지공급자가 EERS를 통해 소비자에게 에너지서비스 및 수요를 충족시키도록 의무화하고 2004년까지 18억6900kWh의 전력사용량과 384MW의 피크부하를 절감했다.

EU도 에너지 효율 관련 지침에 따라 EERS 제도를 추진 중이다. 현재 EU 회원국 절반 수준인 14개 국가가 에너지의무화(EEO, Energy Efficiency Obligation) 관련 제도를 운용 중이다. 특히 영국은 전력 및 가스 판매업체에 주택용 에너지효율향상 목표를 달성토록 의무화했으며 도입 후 350억kWh의 전력사용량 절감 효과를 냈다. 프랑스도 연간 에너지판매량이 400GWh 이상인 전기, 천연가스, 냉난방 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목표를 부여하고 달성하도록 의무화했다.

◆3개 에너지공급사 28개 사업 시행...내년 본사업 계획
EERS 사업 품목. 왼쪽부터 고효율 변압기(한전), 스마트가스계량기(가스공사), 차압유령조절밸브(한난).

한국전력은 처음으로 EERS를 도입했다. 1993년부터 고효율 기기 보급 등 사업을 시작으로 2013년 한전예산을 투입한 효율향상사업을 시행했고 2018년에는 시범적으로 EERS 시작했다.

한전은 시범사업 첫해는 절감목표를 0.15%로 잡고 367억원의 고객 투자를 통해 전력 절감량 837GWh을 달성했다. 이는 한전 전력설비 효율화 절감량을 포함한 수치다. 또 2019년에는 절감목표를 0.2%로 설정하고 880GWh의 전력을 절감했다. 고객 지원에는 345억원이 사용됐다.

주요사업으로는 ▲프리미엄 전동기 ▲회생제동장치 ▲항온항습기 ▲LED ▲변압기 ▲축열식 히트펌프 보일러 ▲AMI수요정보 ▲프리미엄효율가전 ▲ESCO대행 등 15개가 있다. 올해는 총 18개 사업에서 약 1052GWh를 절감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스공사는 2019년 EERS 대상 확대에 따라 가스를 공급하는 에너지공급자로서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작년 시범사업을 통해 총 31억원을 집행했고 이를 통해 28.2Tcal를 절감했다. 이는 절감목표의 57%를 달성한 것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산업·건물용 고효율 가스보일러 교체 ▲취약계층 열효율 개선 ▲가정용 가스보일러 교체 ▲자가열병합 ▲스마트 가스미터 등 총 5개 사업을 진행했고 특히 고효율가스보일러 교체 사업에서 25Tcal를 절감하는 실적을 보였다. 올해는 80억원을 투자해 51.7Tcal를 절감할 계획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참여 첫해인 지난해 약 24억원을 투입해 약 7만Gcal의 열에너지를 절감했다. ▲세대 난방설비 효율화 ▲사용자 난방배관 개채 ▲급탕 예열열교환기 설치 지원 ▲차압유압조절밸브 보수 ▲사용자설비 진단 등 5개 사업을 추진했으며 올해도 같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효과적인 EERS 위한 정책 보안 필요
올해 법제화를 거쳐 내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성공적인 제도 시행을 위해서 효율 향상 투자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유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EERS는 자기 회사의 매출을 줄이는 시설에 자기 돈을 투자하는 제도”라면서 “정부 정책 방향을 이해하고 시행하고 있지만 지속성 있는 보상방안이 없으면 의무대상자들의 재무부담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주장해왔다. EERS 자금 지원이 요금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해 요금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정부와 국민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사업법 제 49조에 따라 충분히 기금을 사용할 수 있으며 해외에서도 기금이나 요금으로 비용을 보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성과 인센티브제도 투자 동력을 이끌 좋은 방법이 될 것”

실제 미국에서는 전력회사의 수입을 판매량으로부터 분리해 매출을 유지하면서 투자비를 회수하는 제도 등을 통해 비용을 보전한다. 기금이 있는 지역은 우선 기금을 활용하고 기금 제도가 없는 지역은 요금에서 반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럽은 요금인상, 에너지세 부과 등 요금에 반영해 손실을 보전했다. 다만 유럽은 즉각적인 요금 조정으로 비용 보전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상 요금을 정부에서 정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손실 보존이 어렵다.

에너지 효율 개선을 제도화하기 위해선 EERS가 정교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따라 신뢰성 있는 검층 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검증 평가 체계가 아직 신뢰성을 주기에 미흡한 만큼 객관성 있는 M&V 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가스공사 관계자는 “도매사업자로서 아무런 연결고리 없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본사업부터는 에너지사용자와 연결된 도시가스사들도 함께 EERS 제도에 들어오면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난 관계자는 “열은 전기와 달리 아직 절감량 산정과 사업 품목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업자 발굴 및 지원 등 정부 역할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철 기자 ohch@electimes.com        오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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