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설비 현대화 투자 확대
피해복구 경험 통해 철저한 사전 대처

올해는 유독 태풍이 많아 한반도를 관통하거나 스쳐가며 비와 바람 피해를 입혔지만, 전력설비는 예년의 태풍이 휩쓸고 갈 때와 다르게 복구도 빠르고 피해도 최소화했다. 올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친 태풍은 지난 7월 20일 찾아온 제5호 태풍 ‘다나스’를 시작으로 17호 태풍 ‘타파’까지 6개에 달한다. 올해는 1976년 이래 43년 만에 가장 많은 태풍이 우리나라에 찾아온 해로 기록됐다.

지난 21일, 22일 이틀간 제17호 태풍 타파로 인해 2만8000여 가구가 정전이 됐지만 한전은 바로 다음날 아침 ‘밤샘 작업을 통해 복구를 대부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전에 따르면 이번 태풍은 2016년 발생한 ‘차바’(22만8000호 정전)와 이동경로가 유사했지만, 차바와 비교해 정전 호수는 12% 수준인 2만8000호로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전은 그동안 설비보강과 배전선로 자동화시스템을 적극 확대해 활용한 것과 그동안 태풍에 대비한 반복 훈련을 통해 사전준비가 피해규모를 줄이고 복구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17호 태풍 타파와 2016년에 발생한 차바와 비교해 보면 이동경로가 유사했고 세력도 비슷했지만 설비피해는 10%도 안됐다. 최대풍속과 강수량에서 다소 차이가 있는데 차바 때 최대 풍속은 56m/sec였다면 타파는 42m/sec로 풍속이 다소 약했던 반면 강우량은 타파 때는 783mm로 차바 때보다 470mm 이상 많았다.

한전 관계자는 “풍속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설비피해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최근 5년간 배전설비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보강하고 현대화했다”며 “특히 첨단 진단기술 및 장비를 활용한 최적화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전은 최근 5년간 배전설비 분야에 평균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보강했다. 배전설비자동화 시스템 확대도 설비고장을 줄이는 데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전에 따르면 2010년 대비 배전자동화개폐기는 6만 3800대에서 12만1470대로 2배 증가했다.

배전설비자동화시스템은 태풍 등으로 인해 선로에서 고장이 발생하면 고장구간을 파악해 원격 제어를 통해 고장구간을 분리하고 다른 선로로 송전하도록 유도하는 설비다. 신속하게 고장구간이 차단되기 때문에 빠른 복구가 가능하며 안전사고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전국 41개 배전센터에서 전국의 설비를 관리하며 직 간접으로 운영한다.

또 열화상진단설비, 초음파진단설비, 광학진단장비 등을 활용한 배전선로 진단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운영이 한층 과학화 됐다. 빠른 복구는 타파가 오기 이전에 올해 5차례 태풍을 경험하며 쌓은 복구 노하우가 정전시간 단축 및 복구에 큰 도움이 됐다.

한전이 태풍의 방향과 크기를 실시간으로 감시한 후 필요한 자재와 인력을 확보했다. 타파가 오기 전에 이미 긴급 복구용 전주 2만 7000기, 변압기 9000대, 전선 1680km 등 주요 자재를 확보했으며, 아파트 수전설비 침수에 대비해 비상용 발전차 18대도 준비했다. 또 태풍이 지나간 후 신속한 인력 투입을 위해 협력사와 공동으로 비상인력을 확보했다.

한전 관계자는 “도서지역의 경우 태풍이 지나가고 바람과 파도 때문에 배가 한동안 못 들어가 정전복구에 많은 시간이 걸린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추자도, 울릉도 등 주요 7개 도서에 활선전공 복구인력을 사전에 배치해 신속한 복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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