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인력 빼가 영업비밀 유출 주장
SK이노베이션 “공정경쟁 통해 영업활동”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LG화학(대표 신학철)은 29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 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고 30일 밝혔다.

LG화학은 ITC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미국 내 전면 수입 금지토록 요청하고,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SK Battery America) 소재지인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 금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전지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2017년을 기점으로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된 구체적인 자료들을 발견했다며 청구 소송의 이유를 밝혔다.

LG화학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불과 2년만에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대거 빼갔다. 이 가운데는 LG화학이 특정 자동차 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인력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통해 유출된 LG화학의 영업비밀을 이용한 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약했고, 최근 미국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 LG화학의 주장이다.

LG화학은 이번 법적 대응 전에도 2017년 12월에 대전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직원 5명 대상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 제기한 바 있다. 올해 초 대법원은 2년 전직금지 결정을 최종 확정했다.

LG화학이 제기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수입금지요청에 대해 ITC가 5월 중 조사개시 결정을 내리면 내년 상반기에 예비판결, 하반기에 최종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학철 LG화학 CEO 부회장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LG화학의 2차 전지 사업은 1990년대 초반부터 30년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 과감한 투자와 집념으로 이뤄낸 결실”이라며 “이번 소송은 경쟁사의 부당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해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이고, 정당한 경쟁을 통한 건전한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기업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대해 불필요한 문제를 제기하고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해 국익이 훼손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SK 배터리 사업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품력을 기반으로 하여 투명하고 WIN-WIN에 기반한 공정경쟁을 통해 영업 활동을 하고 있고 향후 LG 화학이 제기한 이슈들을 명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