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중심의 전력시장 'Market Maker' 역할 강화할 것
P2G기반 KEPCO MG 프로젝트 추진...신사업 기반강화

“전력 유틸리티에서 에너지신사업을 하는 이유는 기후변화 이슈에서 시작됐습니다. 재생에너지가 확산되면서 전력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는 산업의 변화에 맞춰 망을 소유하고 있는 전력회사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신사업은 계통 말단의 이슈가 됐습니다.”

이준호 한전 에너지신사업처장은 “전력사업은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했으며 한전도 이런 변화에 맞춰 '시장 메어커(Market Maker)'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신사업이 전력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주어진 역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에너지신사업처는 올해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K-SEM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은 2022년 정부의 전기자동차 43만대 보급 목표 달성에 맞춰 추진되면 공용 급속충전기 3000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전인프라 구축 뿐만 아니라 민간개방 활성화를 통해 충전사업자 육성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한전은 충전사업용 6669기(전국31%), 업무용 783기 등 전국에 7,452기(전국18%)의 충전인프라를 구축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전남 나주시에 전기버스 충전인프라를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광주 등 타 지자체로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이 처장은 “향후 수익성을 기반으로 전기버스 등 대형 상용차 충전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또 고객의 효율적인 에너지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에너지종합관리시스템인 K-SEM을 개발해 확산에 나선다.

K-SEM(KEPCO-Smart Energy Management)은 한전이 자체 개발한 종합에너지관리시스템으로 전기, 열, 가스 등 에너지 사용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 제어해 건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한전 사옥을 포함해 전국 167개 건물에 구축했다. 앞으로 클라우드형 K-SEM 개발과 병행해 대학, 공장,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민간보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시티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 나주 혁신도시에 ‘KEPCO형 스마트 e시티’를 조성중이며 시흥시 스마트시티 국가전략프로젝트에 에너지분야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지자체와 협력해 세종시, 부산, 해남 등 전국적으로 수요맞춤형 스마트시티 사업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기존의 마이크로그리드에 에너지솔루션과 블록체인 등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개방형 에너지 커뮤니티’인 P2G기반 KEPCO MG 프로젝트를 울산과 나주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다. KEPCO MG에는 연료전지 등이 발전원 역할을 하며 신재생만으로도 에너지자립이 가능하며 P2G기술을 활용해 남는 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저장하고 필요할 때 연료전지 등을 통해 전기에너지로 다시 바꿔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 통합운영플랫폼, V2G, P2G 기술 등 디지털 전환에 맞는 새로운 사업들이 눈에 띄는데.

EV충전사업, K-SEM, 스마트시티, SG 확산 등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들의 공익적 가치와 수익성을 조화롭게 살피면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영역도 넓힐 계획이다. 정부·지자체의 요구에 부합하는 수요맞춤형 스마트시티 구축 은 물론 통합플랫폼 운영과 더불어 전기차 전력망간 연결기술(V2G), 클라우드형 EMS개발, 수소경제에 대비한 P2G(Power to Gas) 기술 등 R&D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빛가람 스마트시티 통합운영시스템 기술, EV 전력자원화를 위한 VGI 통합제어 요소기술 개발 등 11개(총규모 1,276억원) 신사업 R&D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분야는 수소 e-생산·저장·변환 등 P2G기반 ‘KEPCO MG’ 프로젝트다. ‘KEPCO MG’는 기존 MG에 에너지솔루션과 블록체인 등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개방형 에너지 커뮤니티’로 이해하면 된다. 지난 2월 울산과 나주 지역에 실증단지를 정하고 실증 사이트별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으며 국내 최초로 메가와트(MW) 규모의 에너지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성할 계획이다.

▶신사업 확산에 있어 한전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민간기업과 협업은 잘 이뤄지나.

현재 에너지신사업의 특성상 대부분의 사업은 민간과 협업을 통해 이뤄진다. 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에너지신산업 분야에 특화된 펀드(총규모 5050억원)를 지난 2016년 12월에 조성해 우수 기술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벤처, 중소·중견기업 육성에 투자하고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1,250억원 투자약정을 체결했으며, ’19년 4월 기준14개 중소벤처기업에 325억을 투자했다. 올해도 클린에너지 프로젝트, 신산업 관련기업 등 신규 투자처를 적극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다.

K-SEM 기반 e-효율화 사업은 민간 기업이 설비를 구축하고 S/W를 한전이 공급하는 사업구조로써 민간기업 협력이 절대적이다. 본격적인 K-SEM 민간보급을 위해 고효율기자재 제조기업, EMS솔루션, ESCO사업 기업들과 기술 및 공동사업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P2G기반 KEPCO MG구축 실증사업도 지자체(울산시), 울산테크노파크, 민간기업(엘켐텍, 이엠솔루션)이 참여하는 협력사업으로 설비구축, 수전해 Stack 제작, 기술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에너지신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이 있다면.

에너지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 운영 및 관리가 요구된다. 때문에 에너지신사업 시장 진출에 있어 중요한 것은 기업의 확신이다. 그러나 현재 에너지신사업에 대한 시각은 단기성과 중심으로 되어있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는 주체를 찾기가 어려운 현실이 있다.

에너지 신사업은 초기 시장 확대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정부 주도의 개별 시범사업 및 인센티브 기반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정부정책 사업을 주로 하고 있는 한전에게도 적정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또 신사업의 특성상 제도가 현실을 따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기존 고유목적 사업 중심의 법적 규제로 인해 어렵게 발굴한 신사업에 진출하려 하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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