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앤맥도널 남북경협 진출에 관심 多
한국도 안전의 가치를 되새겨야 할 때

함완균 번스앤맥도널 전력부문 부사장
함완균 번스앤맥도널 전력부문 부사장

(편집자 주) 번스앤맥도널은 미국 캔사스에 본사를 둔 에너지·전력·건설분야 세계 1위 엔지니어링·컨설팅 기업으로 지난해 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현재 30개국 해외지사와 자국 내 35개 사업소를 운영중이다. 1898년 설립돼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며 지난 18년간 매년 매출 경신 기록을 이어가며 변전소·송전(T&D)·신재생에너지·ESS 등 전력 분야로 영역을 적극 넓혀오고 있다. 함완균 번스앤맥도널 전력부문 부사장은 95년부터 미국에 거주하며 24년 간 미국 내 전력산업에 기여해 왔다. 함완균 부사장의 한국 방문을 맞아 미국과 한국의 전력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번스앤맥도널 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남북경제협력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함완균 번스앤맥도널 부사장(사진) 번스앤맥도널이 가진 100년이 넘는 노하우와 기술들을 북한에 접목시킬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건설, 송배전라인, 발전, 공항, 철도, 가스 등 북한에 필요한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걸로 내다보고 있다. 함 부사장은 다만 직접적인 진출이 아닌 남한 기업들과 협력해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ESS화재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이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에서 발생한 21건의 ESS 화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수많은 절차와 기준을 생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함 부사장은 ESS 화재 원인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원인에 대해 명확한 기준의 부재와 안전의식 결여 문제를 지적했다.

"기준이 있어야 어떤 것을 위반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데, 애초에 명시된 기준과 절차가 없다보니 원인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는것 같습니다"

사실 ESS 운반 손실, 설치 손실, 운전 손실 등 여러 가지 손실 요인들이 존재할 수 있는데 현재 이와 관련된 기준은 없는 상태다. 함 부사장은 "하지만 희생양을 찾기보다는 솔루션을 찾는 데에 열중한다면 해외로 진출할 때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안전에 관해서는 ‘책임자’ 자체를 찾는 일 보다는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을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 부사장은 미국과 한국의 안전에 대한 인식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대 전기·가스 공급 회사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가 대형 산불 책임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경우만 보아도 명백히 알 수 있다. 미국은 사람이 다치거나 불이 나는 경우 금전적으로도 대중적으로도 무거운 책임을 진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이들이 지켜야할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주고 지키지 않았을 때 나오는 결과에 대한 엄청난 책임을 물려야 한다고 함 부사장은 강조했다.

“미국 또한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같은 문화를 가지게 됐습니다. 한국도 이번 기회를 통해 가격보다는 퀄리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랍니다.”

함 부사장은 미국 또한 안전을 등한시 해 막대한 비용을 치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또한 여러 번의 정전을 경험했고, 그로 인해 치러야 할 비용이 인프라를 싹 갈아엎고 세 번을 다시 지을 수 있는 규모였다고 한다. 미국은 이를 교훈삼아 ‘안전’이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있었다. 함 부사장은 한국 또한 충분한 교훈을 얻었고 교훈을 토대로 안전의 가치를 되새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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