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의원, IT노동자 직장갑질·폭행 피해 보고회 개최
2년반 동안 8770시간 근무, 과로에 자살까지

13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IT 노동자 직장갑질 폭행 피해 사례 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13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IT 노동자 직장갑질 폭행 피해 사례 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 “내가 니 X구멍까지 핥아줘야 하냐. 이 X새끼야.”

롯데하이마트의 인터넷쇼핑몰을 관리하는 협력업체 소속 IT관리자 A씨는 수십명이 보는 앞에서 하이마트 소속 팀장과 매니저로부터 온갖 욕설과 멱살을 잡히는 폭행을 겪었다. 퇴근 후에도 수시로 내려오는 업무지시와 무리한 개발일정으로 발생하는 문제의 책임이 전가되는 데 항의했기 때문이다. 해당 팀장과 매니저는 협력업체에 압력을 넣었고 결국 A씨는 3개월 후 강제사직했다. A씨가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하이마트는 가해자들을 지방으로 좌천시켰다가 6개월 만에 다시 복귀시켰다.

롯데하이마트, 에스티유니타스 등 IT업계의 갑질 및 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진호 위디스크 전 회장의 폭행사태가 다른 IT업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3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IT노동자 직장갑질·폭행 피해 사례 보고회’에 IT 업계의 종사자들이 모여 그동안 겪은 갑질과 피해 사례를 발표했다.

B씨는 ‘영단기’, ‘공단기’ 등 인터넷 강의업체로 유명한 에스티유니타스에서 2년 7개월 만에 퇴사했다. 월 69시간의 연장근로 및 29시간의 야간근로시간을 전제로 포괄임금계약을 맺고 하루 12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에서는 1주일간 최대 12시간의 연장근무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상사로부터 4명 몫의 일감을 받기도 했으며 주말이면 이른 아침부터 공무원 시험장에 나가 홍보물을 배포해야 했다. 채식주의자인 그에게 고기를 강요했으며 퇴근 전 매일 자아비판, 반성문 형태의 업무일지를 쓰도록 강요받았다. 과로와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B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1세부터 IT스타트업에서 근무한 웹디자이너 C씨는 2년 반 동안 총 15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C씨는 회사로부터 숙식을 강요받으며 회사 바닥에서 잠을 자고 편의점에서 밥을 먹었다. 사비로 미니 선풍기와 LED라이트를 사자 회사 대표로부터 손찌검을 당해 입술이 터지기도 했다. 인터넷을 통해 호소하고 언론에서 문제제기가 되자 해당 대표는 사명을 바꾸고 다시 사업을 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에 대해 김환민 IT노조 직장갑질 TF팀장은 ▲회사에 대한 근로감독 강화 ▲노동자 대상 심층조사 정례화 ▲제보자의 신원보장 ▲노사협의회 등 현재 법과 제도의 작동 ▲경단녀, 은퇴중장년, 이주노동자 등 사회소수자의 고용 문화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회를 주최한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IT업계의 노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설문 응답자 상당수가 매일 자살을 생각한다고 한다”며 “현장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데 정부와 정치권이 응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