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혁신・스마트에너지 사업화’ 동시 추구

박용상 LS산전 대표(사업총괄 부사장)는 1988년 입사 이후 LS산전의 주력인 전력기기 사업에서 주요 직책을 두루 경험한 ‘전력사업 전문가’다. 기획은 물론 국내외 영업을 거쳐 2010년 전력기기사업부장으로 임원에 선임, 2012년 전력기기사업부문장(상무)으로서 전력기기 사업 총괄 임원에 올랐다. 2015년부터는 중국사업본부장을 맡아 취임 2년 만에 그간 정체 상태에 있던 중국사업 실적을 크게 향상시켰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사업은 2014년 대비 매출 37%, 영업이익은 무려 247%에 달하는 괄목할만한 신장세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수익 중심의 사업 개편을 주도하는 경영관리본부장과 중국사업본부장을 겸하며 내실과 성장을 동시에 견인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실적 정상화를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될 만큼 성과를 창출한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박 대표에게 2018년 LS산전의 경영 방침과 사업 전략 등을 물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습니다. 우선 2017년을 어떤 해로 기억하시나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로 기억됩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사실상의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해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1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 느낌 입니다. 올해부터는 사업 총괄로서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지만 지난해에는 2016년 실적 악화의 위기 속에서 사업과 관리 역할을 모두 수행해야 하는 COO(최고운영책임자)로서 책임감이 막중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임직원 모두가 하나로 뭉쳐서 1년 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게 돼 보람차고, 감사한 마음도 큽니다. 지난해 위기를 극복한 LS산전의 DNA를 바탕으로 장기 경기침체,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등 불확실성이 가득한 올해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LS산전은 2017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실적 호전의 비결과 2018년 목표가 궁금합니다.

“2016년 실적은 그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충격이었습니다. 동종 산업계에서 그래도 ‘선방’을 한 것으로 평가 받았지만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유지해온 성장세가 꺾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고조됐었죠. 지난해 실적은 전년 악화된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로,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으로 보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장 기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면 당연히 받을 수 있었던 성적표였던 거죠. 무엇보다 CEO인 구자균 회장이 일관되게 유지해온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전략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한 결과라고 봅니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지적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있어왔고, 전 사업 분야에 걸쳐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걸 수 있는 품질과 가격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온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잘 하는 기기(Device) 사업의 강점은 더욱 강화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1년 사업’이 아닌 장기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증명했다고 봅니다. 이와 더불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중심의 IT 분야가 확대되면서 국내 시장에 숨통이 트인 것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스마트 에너지 사업에서도 성과가 점진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욱 기대됩니다.”

▶2018년 경영 방침과 주요 사업계획은 무엇인지 밝혀주십시오.

“지난 한 해는 경영활동의 방점이 위기 극복에 찍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장기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이 효과를 거뒀고, 앞으로도 긍정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습니다. 특히 지난해 호실적에 큰 힘이 됐던 IT 분야 투자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의 대전환기를 맞게 되어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이 있지만 ‘생존’에 급급한 기업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저는 올해부터 사업 총괄 조직의 장으로서 영업과 생산, R&D 전체를 총괄해서 성과 창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올해 사업계획은 ‘심플’ 합니다. 해외 사업은 더욱 강화하고 스마트 에너지 사업을 안정화 시키는 겁니다. 국내 시장은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사업 역시 사업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자 합니다. 스마트 에너지 사업은 더 이상 미래 사업이 되어선 안됩니다. 올해부터는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회사 성장의 동력이 돼야 합니다. 지금까지 스마트 에너지 사업은 기존 전력과 자동화 분야 기술력을 기반으로 개발돼 왔습니다만, 현재 시장은 이보다 높은 차원의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보다 획기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에너지 정책이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LS산전이 스마트 에너지 분야에서 충분한 준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에서 유리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관련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조직이 준비된 만큼 선도적으로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세계적 화두인데요, 여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요.

“4차 산업혁명은 단순히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이미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거대한 물결이 됐습니다. 전력 산업은 그동안 기술 변화의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사업 포트폴리오 역시 장기간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충격은 크게 받아들여 질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전통적인 에너지의 생산과 공급, 저장과 관련된 기술과 함께 스마트그리드, 가상 전력 발전소, 신재생에너지, 대체 이동에너지 같은 새로운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죠. 스마트 에너지는 결국 전통적인 에너지 생산, 공급, 저장 기술과 ICT, IoT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에너지를 보다 깨끗하고 안전하게 생산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이를 공급하며, 불필요하게 소모되지 않도록 저장하면서도 소비자가 경제적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산업 간의 경계를 허무는 초융합, 초연결, 초지능 기술 혁명의 시대,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은 이미 우리를 새로운 미래로 이끌고 있습니다. 기업들에게 이 바람은 큰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LS산전의 경우 선제적으로 융복합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고 스마트한 사업 환경을 조성해 4차 산업 혁명을 ‘퀀텀 점프’의 기회로 삼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현재는 스마트 공장으로 대표되는 ‘제조업 혁신’,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ESS, 마이크로그리드, EMS와 같은 ‘스마트에너지’ 사업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공장의 경우 이미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보급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에너지는 국내 시장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을 도전적으로 공략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성과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평소 생활신조와 경영철학이 궁금합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지요. 일의 성패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저는 다릅니다. 운 7할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열려 있기 때문에 결국 기 3에서 승부가 난다고 생각해요. 저는 성공을 위한 기 3의 요소를 행동과 습관, 노력으로 규정합니다. 이 3가지 요소가 준비되지 않으면 운이 9할이라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데이터(Data)도 중요하지만 통찰력(Insight)에 약간 더 비중을 둡니다. 과거에 데이터만 믿고 불필요한 투자를 하거나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왕왕 목격한 바가 있어요. 통찰력의 자양분은 ‘책’이라는 생각으로 늘 ‘수불석권(手不釋卷)’하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만들어진 통찰력이 행동과 습관, 노력에 더해지면 엄청난 시너지가 창출됩니다. 업무에 있어서는 정해진 규칙(Rule)에 얽매이지 말고 효율성과 회사 전체의 이익을 생각해 주인 의식을 갖고 일하라고 주문합니다. 불변의 법(法)은 없습니다. 프로세스나 규정도 다 우리가 만든 것이거든요.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얼마든지 바꾸면서 활용하는 유연성과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합니다. 직원 개개인의 비전이 회사의 비전보다 9:1 정도로 더 크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의 성공은 곧 회사의 성공이지만, 그 반대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각 개인이 자신의 발전과 비전 성취를 위해 죽기살기로 노력하는 것이 바로 회사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행복하지 않은 회사치고 성공한 기업도 없다는 것이 제 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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