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규격 통일해 불필요한 비용 절감 기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멀티형 전기차 급속충전기. 표준을 하나로 통일하면 케이블을 하나만 설치해도 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멀티형 전기차 급속충전기. 표준을 하나로 통일하면 케이블을 하나만 설치해도 된다.

전기차 급속 충전기 규격이 하나로 통일된다. 자동차 제작사마다 다른 충전 규격 때문에 충전기마다 최대 3개씩 충전 케이블을 설치해왔는데 앞으로는 케이블 하나만 설치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전기차 급속 충전방식을 ‘콤보 1’으로 통일화하기 위해 한국산업규격(KS) 개정을 22일 고시했다.

기존 기준에는 ‘급속충전은 KS R IEC 62196-3 구성 EE(콤보 1) 복합 인터페이스 사용을 권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기차마다 충전방식이 달라 그에 맞는 충전 규격을 마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의 충전잭이라고 할 수 있는 ‘커플러’ 종류만 총 3개에 달한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기아차의 쏘울EV, 르노삼성의 SM3 Z.E.는 서로 다른 커플러를 사용한다. 이로 인해 충전기를 설치할 때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유지보수도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표원은 국내외 전기자동차 제작사, 충전기 제조사, 충전사업자 등 이해관계자 협의와 위탁연구를 수행하고, 산업표준심의회 심의를 거쳐 ‘콤보 1’으로 단일화를 결정했다. 콤보 방식은 직류와 교류를 동시에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완속과 급속을 1개의 충전구에서 충전할 수 있고, 미국에선 콤보 1, 유럽에선 콤보 2를 사용한다.

‘콤보 1’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서 미국자동차공학회 표준(SAE)으로 채택된 방식이다. 완속 타입 1 방식과 호환이 되고, 충전시간이 AC 3상 방식보다 빠르며, 차데모 방식에 비해 차량 정보통신에 유리하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 중 콤보 1을 사용하는 모델은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BMW i3, 한국GM의 볼트EV와 스파크EV 등이다. 이외의 차량은 그동안 구축한 충전기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충전기가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 국표원은 ‘콤보 1’과 다른 방식의 기존 전기차 사용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일정 기간 동안은 기존의 멀티형 충전기를 유지관리 하도록 급속충전기 보급기관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한국자동차공학회 연구결과에 따르면 올해 보급한 전기차 중 약 67%가 콤보 1 방식이다. 국내 급속 충전 인프라 접근성과 현재 50kWh급에서 400kWh급으로 용량을 늘리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

국표원은 이번 한국산업규격(KS) 개정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는 전기차 생산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고, 충전기 제조사는 제조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충전기 운영사업자는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전기차 사용자의 불편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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