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신재생 전원 계통접속 확대 위한 인프라 구축 계획 내놔
70kV급 중간전압 도입, 신재생 연계 전용 변전소 구축 등 접속 편의성 극대화 추진

한전이 신재생에너지의 선 접속, 후 계통보강을 전제로 한 계통접속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중간 전압계급인 70kV 체계를 도입하고, 신재생 연계 전용 변전소(G-Platform)을 통해 신재생 전원의 접속 편의성을 극대화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국전력(사장 조환익)은 지난 15일 남서울지역본부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력계통 보강계획을 소개하고, 현장의 건의 및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자리에서 한전은 지난 4월 이용규정을 개정해 변압기 1대당 신재생에너지 접속가능 용량을 25MW에서 50MW로, 변전소 1곳당 용량은 100MW에서 200MW로 각각 2배씩 상향키로 한 송변전 분야 보강 기준을 소개했다.

신재생 연계전용 주변압기 39대와 변전소 2개소에 대한 보강을 통해 약 2400MW의 연계용량을 확보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와 관련 한전은 지난 6월 강원 도계와 전북 정공 등의 주변압기 8대를 보강해 400MW의 연계용량을 확보한 데 이어 내년 말까지 서울 상일과 강원 인제 등의 변압기 31대, 1550MW 규모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전남 신안과 고흥 등 2곳의 변전소에도 1341억원을 들여 400MW를 확보키로 했다.

한전은 또 신재생 발전 접속으로 인한 공용송전망 용량 부족 개소는 보강을 전제로 연계를 허용하는 ‘선 계통접속, 후 계통보강’을 통해 원활한 신재생 발전사업 추진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154kV 변전소별 변압기 여유용량과 차단기 접속여건 등 신재생 발전 계통접속 여유 정보를 공개해 신재생 발전을 계획 중인 사업자가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신재생 발전 변동성을 고려해 계통영향 분석 시 실효용량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신재생 전원의 변동성을 고려한 계통 검토가 가능해져 신재생 연계의 추가여유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한전 측의 전언이다.

기상데이터와 입지여건 등을 토대로 신재생 전원이 들어설 수 있을 만한 지역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전력망을 보강하고, 신재생 발전 개발계획과 전력계통 보강계획을 포함한 패키지 허가제도 추진키로 했다.

현재 이용 중인 22.9kV와 154kV의 중간 전압계급인 70kV급 전압을 도입하는 내용도 언급됐다. 이는 배전계통의 신재생 연계용량 증대, 송변전 인프라 구축시기 단축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전남 신안에 70kV급 신개념 변전소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수요지에 들어서는 변전소를 신재생 발전지역에 설치해 전원의 접속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신재생 연계 전용 변전소(G-Platform) 구축에도 나설 방침이다.

한전은 또 일반발전기의 계통안정화 조정능력 저하를 보완할 수 있는 전력계통 안정화용 에너지저장장치(KG-ESS)와 유연송전시스템(FACTS)을 구축해 전력계통의 운영예비력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전압형 HVDC 전력계통 적용을 확대해 신재생 전원의 변동성에 대응토록 하고, 제주지역의 신재생 발전 추가 수용을 위한 육지~제주간 대규모 HVDC 연계도 추진키로 했다.

미래 계통운영의 핵심이 될 신재생 전원의 변동성을 고려한 신재생 발전 통합 감시·운영시스템도 구축한다. 시스템은 신재생이 집중돼 있는 전남지역본부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한 뒤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를 신재생 예측시스템과 연계해 최적의 전력계통 운영 체계로 확장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신재생 발전 활성화를 위해 신뢰도 기준과 수급계획, 이용규정간 정합성을 확보하고, 전원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계통연계기준을 제시하는 등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배전 분야에선 5개 회선, 871억원 규모의 배전선로 회선을 신설해 1840건, 475MW의 신재생 전원의 연계문제를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 진행됐다. 태양광 발전 증가에 따른 저압선로 전압 안정화와 공용변압기 연계용량 확대를 위한 OLTC 배전용 변압기를 개발 계획과 분산형전원 종합운영시스템 구축에 대한 내용도 소개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한전이 내놓은 청사진에 대한 유관기관 및 발전사 관계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한 관계자는 “신재생 전원의 계통연계 방안이 태양광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아쉽다”면서 “풍력의 경우 최소 발전단위가 20MW 안팎인데 허가가 나도 이를 계통에 접속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풍력발전을 위한 변전소나 변압기 설치 등의 방안도 함께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관계자도 “패키지 허가제와 신재생 전원에 ESS 구축을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등의 구상이 나왔는데 사업자 입장에선 이런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도 예민한 문제”며 “사업자가 신재생에 ES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결국 경제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2030년까지 발전사별로 5~10GW 정도의 신재생 전원을 개발해야 하는 데 이를 위해선 한전과 발전회사, 유관기관이 상시 협의체를 구성해 많은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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