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광역정전 이후 설비보강·위기대응체계 마련 위한 종합대책 내놔

한전은 전력계통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변전소 전력설비를 대대적으로 보강한다. 이를 통해 설비고장으로 인한 광역정전의 위험을 발본색원하겠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한전은 전력계통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변전소 전력설비를 대대적으로 보강한다. 이를 통해 설비고장으로 인한 광역정전의 위험을 발본색원하겠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한전은 지난 여름 발생한 영서변전소 고장으로 인한 정전사고 이후 대형재난이 우려되는 설비의 취약점을 사전에 파악, 대비하고자 전력설비 안전운영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와 관련 한전은 지난 6월 CEO 주재 긴급대책회의를 시행한 데 이어 유사고장 방지를 위해 전력공급안정성 TF, 노후설비 및 인력운영개선 TF 등 3개 TF를 구성, 안정성 향상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전력거래소와의 협의를 통해 성동 등 7개 변전소의 계통운영방안을 변경하는 등 양모선 고장 시 대규모 정전이 우려되는 개소에 대한 임시 계통운영방안도 적용했다.

■전력계통 안정적 운영을 위한 보강계획 수립

우선 한전은 영서변전소 고장사례와 같은 이중모선 고장으로 인한 정전을 방지하고, 대도시 공급 말단의 345kV 변전소 전면정지 시 정전복구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월배변전소 고장으로 인한 정전 등 154kV 단일계통(방사상) 연결변전소의 계통운영 안정성을 향상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했다.

이를 통해 성동변전소 등 7개 변전소에 대해 모선분리 4개소, 차단기 개방운전 3개소 등 양모선 고장 시 대책을 내놨다. 345kV 변전소 간 전력융통망을 보강하는 등 변전소 전면 정지 시 대책도 마련했다.

단일공급계통 변전소에 대한 개선대책으로 말단선로 보호설비 오동작 방지 방안을 적용한데 이어 취약개소 보호방식 이중화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154kV 단일계통 변전소 60곳의 보강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48곳에 대한 신규 보강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옥외노출 설비 현대화 및 정전없는 모선 구성방식 적용

당초 2023년까지 추진키로 했던 옥외철구변전소 현대화사업은 2021년으로 2년 앞당겨 마무리할 방침이다. 대상 변전소는 345kV 옥외철구형 변전소 7곳, 혼합형 6곳 등 총 55개소다.

한전은 사업의 효율적인 관리와 예산 집중투자를 통해 적기 준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내년에 21개소, 2019년 14개소,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8개소와 12개소 등 55개 변전소에 대한 현대화사업을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2모선 1차단 방식으로 적용해 온 154kV 변전소의 모선구성 방식은 보다 신뢰도가 높은 ‘2모선 1.5차단 방식’으로 변경키로 했다. 2모선 1.5차단 방식은 모선 고장에도 정전이 없고, 차단기 점검 시 정지구간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양모선 정지 시에 계통연결이 가능하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한전은 내달 중 변전소 중요도 등 반영 설계기준을 개정해 345kV 변전소의 154kV측 설비와 신설 국가산단공급 등 중요 154kV 변전소에 ‘2모선 1.5차단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단, 설치부지 및 설비 여건상 1.5차단 방식을 적용하기 힘든 기설 국가산단 공급 변전소엔 비휴전 점검이 장점인 절환모선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한전은 내년도 시범적용을 거쳐 2019년부터 2023년까지 18개소에 순차적으로 1.5차단 방식을 구성할 계획이다. 기설 공급변전소에 적용하는 절환모선방식은 내년에 3곳, 2019년 5곳 등 28개소에 차례로 도입된다.

지난해 11월 바뀐 설계기준에 의거해 정전구간 축소를 위한 154kV 변전소 모선구분차단기도 내년부터 2023년까지 6년에 걸쳐 194개소에서 각각 보강작업을 진행한다.

■변전소 낙뢰 유입 원천차단을 위한 설비보강

변전소와 연결된 송전선로에 낙뢰로 인한 정전이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하고자 현재 2회선 중 1회선에만 설치하는 낙뢰고장 방지용 송전용 피뢰기는 2회선 전체에 설치해 변전설비 안정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내년까지 국가산단, 단일계통, HVDC 공급변전소 등 중요 변전소 공급 송전선로에 피뢰기 2회선 설치를 우선 적용하고, 오는 2021년까지 전체 선로에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하 송변전설비 방재시설 보강 및 관리개선

지하변전소 내 전력설비에 대한 보강 및 관리방안도 마련했다.

한전에 따르면 전국에 지하변전소는 63곳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한다. 지중선로 가운데선 기름을 이용하는 유입(OF)케이블이 922c-km로 23.8%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지하변전소는 공간적 제한으로 지하 2~5층까지 설비가 분산돼 있고 수냉각, 공조설비 등이 복잡·다양하게 설치돼 있다. 자연환기가 어려워 고온 및 다습하다는 점도 설비운영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는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하 전체로 유독가스와 연기가 확산돼 대규모 인명·설비 피해의 위험을 키우는 요소가 된다. 내부 상황 파악은 물론 진입이 어려워 소방활동에도 제약이 불가피하다.

이에 한전은 지하변전소내 유입(油入)변압기와 유입(OF)케이블 등 설비를 불연 가스변압기와 고체절연(XLPE)케이블로 교체하는 등 화재의 원인을 제거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유입변압기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21개소를, 유입케이블은 2022년까지 189회선을 순차적으로 교체해 나간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변압기실 자동소화장치 개선과 변압기 외 취약개소 소화설비 보강에 힘쓰는 한편 변전소 침수방지를 위한 점검·보강도 마무리했다. 냉각시스템 성능개선 및 지하변전소 환기 개선안 도출을 위한 용역도 추진키로 했다.

지하 전력설비에서 발생하는 화재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지하 전력시설물 종합 방재센터’도 구축, 운영키로 했다.

종합 방재센터는 각종 방재설비의 원격 감시·조작은 물론 화재 발생 시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재난복구 진행상황 전파·보고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설비 예방진단 강화 및 지능형 디지털변전소 구축

IoT 기술을 활용한 각종 센서를 통해 온라인으로 설비 이상여부를 진단하는 변전소 종합예방진단시스템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한전은 지난해 9월 종합예방진단시스템 요소기술 개발을 마무리한 데 이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54kV 금천변전소에서 이를 시범적용한 바 있다.

한전은 올해 10곳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국가산단이나 수도권 부하밀집지역 등 160개 변전소에 시스템 도입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광파측량기, 주간코로나 측정장비 등을 이용해 가공송전선로의 과학화 예방진단을 확대하고, 지중송전선로 온라인 부분방전 진단시스템 도입 범위도 넓혀갈 방침이다. 내년 6월까지 차단기 동작시간 자동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 하는 등 차단기 고장예방 체계와 점검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전력망 지능화 및 정보융합 인프라 구축과 각종 고장예방·복구 등 효율적 설비관리를 위한 지능형 디지털변전소도 구축된다.

한전은 기설변전소 디지털화 1단계 사업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131개 변전소를 디지털변전소로 바꿔갈 계획이다. 고장예방 및 분석, 자율운전형 변전소 구현을 위한 SA시스템 고도화 등 변전소지능화 기술을 단계적으로 보강하는 ‘디지털변전소 중장기 구축계획’도 수립했다.

■상황보고 및 고객 정전안내 강화

지역본부 계통운영센터에서 본사 계통운영센터로, 다시 본사 및 정부로 이어지는 초기상황 보고 체계는 지역본부에서 본사와 정부 등에 일괄 보고하는 방식으로 기준 및 절차가 개선된다.

정전시간·전력량 등 보고기준 및 대상기관을 강화하고, 지역본부 계통운영센터 내 상황보고·전파 담당자를 추가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체계 마련을 위해 내년까지 차세대 SCADA 내 고장 SMS 자동발송 시스템도 개발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