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만이 아닌 연중 지속...태양광발전단지 증가가 원인
국내서도 일부 발생...태양광 보급 늘면 더 심화될 듯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량이 급변동하는 덕 커브(Duck curve) 현상이 당초 전망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경제경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미 캘리포니아주 덕 커브 발생 원인과 국내 현황 분석’이란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덕 커브 현상이 캘리포니아계통운영기구(CAISO)가 2013년 전망한 수준보다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덕 커브(Duck curve)란 신재생, 특히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일출에서 일몰사이에 순 부하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다. 즉, 아침에 해가 뜨면서 태양광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게 되면 그 만큼 수요가 줄어 석탄과 원자력발전 등 다른 에너지원의 발전량이 줄어들게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덕 커브 발생 추이

CAISO는 2013년 태양광 발전량 급증으로 일출 후 수요의 대부분을 태양광이 담당하게 되면서 덕 커브 현상을 처음 발견했으며, 태양광 보급 확대에 따라 점차 심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덕 커브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이 곤란해지는 데다, 예비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해서 운영유지비도 증가해 계통운영기관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크다.

덕 커브 현상의 발생 원인은 주택용 태양광과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 에너지효율 기술 향상 등 다양하지만,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덕 커브 현상은 처음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봄철(3월)에 주로 나타났지만 점차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하고 있고, 주중보다는 총 부하수준이 낮은 주말에 덕 커브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덕 커브 심화 원인과 대응 대책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태양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13.2%로 미국에서 가장 높다. 이중 8%가 대규모 태양광발전이다. 반면 하와이주는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태양광 비중이 7.9%로 높지만, 이중 6.9%가 주택용 태양광과 같은 분산형 태양광이다. 두개 주 모두 덕 커브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캘리포니아 주는 대규모 태양광이, 하와이주는 주택용 태양광이 주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캘리포니아계통운영기관인 CAISO는 덕 커브 심화 현상과 일몰 후 급격한 출력 증발 대응을 위해 전력회사에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조달의무를 도입하고, 시간대별 요금제 등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덕 커브 현상 발생수준과 앞으로의 대책

국내에서도 덕 커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200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시간대별 원별 발전량 중 전력시장 거래실적을 활용해 순부하량을 분석한 결과, 순부하 최저치는 모두 일요일에 나타났다. 발생시간이 오전 8~9시와 오후 1~4시 사이로 이동함에 따라 덕 커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덕 커브 현상은 냉방수요가 집중되는 6~9월을 제외하고 발생했다. 냉방수요가 몰리는 여름철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낮 시간대 수요 급증으로 인해 순부하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5월과 11~3월 사이에 덕 커브 현상이 발생했으며, 특히 11~3월 사이에 더욱 뚜렷하게 관찰돼 앞으로 겨울철 계통운영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 덕 커브 현상은 전체 발전량 중 태양광 발전 비중이 1% 미만으로 낮아 태양광 발전량보다 낮 시간 전력수요의 높고 낮음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하지만 보고서에서는 2013년 이후 태양광발전 보급 급증에 따라 태양광 발전 전력량이 늘어났고, 향후 정부의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에 따라 태양광발전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면서 덕 커브 현상도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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