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배터리 교체시스템 준공 '눈앞'

제주 성판악을 미끄러지듯이 오르는 비긴스의 전기버스.
제주 성판악을 미끄러지듯이 오르는 비긴스의 전기버스.

제주도의 지붕, 한라산을 버스 한 대가 거침없이 올라간다. 특이하게도 버스는 매연도, 굉음도 내뿜지 않는다. 일반 버스가 아니라 전기버스이기 때문이다. 경사가 급한 지형에서도 무리없이 오르더니 마침내 성판악에 도착한다. 제주도에서 전기버스를 보급하는 비긴스(대표 박준석)가 최근 공개한 홍보 동영상의 한 장면이다.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에서는 전기버스가 힘을 못 쓴다는 편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비긴스는 제주도에서 전기버스 운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박준석 비긴스 대표는 “조만간 첫 번째 배터리스와핑시스템(BSS)을 제주도 망장포에서 문을 열 계획”이라며 “이미 배터리 교체형 전기버스는 운행을 시작해 서귀포시를 누비고 있다”고 말했다.

BSS는 자체 개발한 전기버스 배터리 자동 교체 시스템이다. 전기버스의 배터리를 단 몇 초만에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충전이 필요없다. 또 교체를 위해 확보한 고용량 배터리들은 전기버스 운행을 종료 후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익도 낼 수 있다. 수요관리사업자와 협력해 수요반응(DR)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비긴스는 지난해 한국에너지공단이 추진한 제주도 전기차 배터리 리스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에 착수했다. 이전에는 포항시에서 실시한 전기버스 시범운영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당시 포항시 중심가인 노인복지회관에서부터 터미널, 포항역까지 왕복 22km 노선에서 전기버스를 운행한 바 있다.

비긴스는 포항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 망장포에 BSS 구축사업을 시작했고 조만간 준공식을 열 예정이다. 제주 망장포 BSS를 시작으로 제주도 사업도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에는 제주도 전기렌트카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프랑스 전기차 제조업체 파리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파리스가 생산한 전기차를 한국에 출시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전기차렌트카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또 파리스와 교체용 전기차 배터리팩을 공동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파리스는 비긴스를 통해 한국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제조, 판매, 기술지원, 관리를 제공받기로 했다.

박준석 대표는 “파리스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의 주요 기업들이 사업협력 제안을 많이 하고 있다. 그만큼 사업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라며 “비긴스는 BSS 구축을 시작으로 전기차 플랫폼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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