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명기업, 앞다퉈 커넥티드 조명 주력 솔루션 홍보전 펼쳐
LED조명에 기하학적 디자인, 다양한 소재 접목해 차별화 꾀해

세계 최대 규모의 조명전시회로 평가받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조명건축박람회(Light+Building 2016)가 18일 다양한 이슈와 볼거리를 남기며 끝을 맺었다.

지난 13일부터 6일 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 전시장(Messe Frankfurt Exhibition)에서 열린 올해 전시회에는 전 세계 약 50개국, 2600여개 업체가 참가해 다양한 조명(Light), 전기 엔지니어링(Electrical Engineering), 홈 & 빌딩 오토메이션(House and Building automation), 건축시스템(Architecture-related systems) 관련 제품과 솔루션을 소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세계 조명산업의 메가트렌드로 평가되는 커넥티드 조명, 즉 스마트조명과 관련된 다양한 솔루션들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고, 실내·외 조명이 기존과는 다른 소재, 기능, 디자인과 접목돼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 제품들도 목격됐다.

과거 ‘누가 더 높은 광효율(lm/W)을 구현할 것인가’에 집착했던 글로벌 조명업계의 관심사가 이제는 스마트와 융·복합, 디자인 등으로 달라진 것이다.

▲대세는 커넥티드=조명과 무선 통신기술을 융합해 사람과 공간, 환경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조명은 LED조명산업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필립스라이팅과 오스람 등 글로벌 조명기업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LG이노텍 등 국내 대기업,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조명 메이커들은 앞 다퉈 ‘스마트조명’으로 불리는 커넥티드 조명 솔루션을 소개하며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자체적인 스마트 모듈과 커넥티드 솔루션을 등기구에 접목해 완제품 중심으로 전시했다면 삼성전자, LG이노텍 등 엔진, 부품기업들은 컴퍼넌트 형태로 전시관을 꾸민 게 차이점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자체적인 LED조명 플랫폼을 기반으로 LED조명과 센서, 소프트웨어 등을 접목해서 각종 정보를 관리자에게 유·무선 통신으로 전달할 수 있는 솔루션 등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모바일기기를 활용, 조명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면서 별도의 시스템을 통해 조명사용 현황과 에너지 절감량, 고장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도 눈에 띄었다.

전시장을 찾은 국내 기업 관계자는 “이제는 조명이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기능을 넘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어디서나 제어가 가능하고, 사물인터넷과 접목돼 하나의 스마트 조명 생태계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이번 독일 전시회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소재, 기능과의 융합=올해 독일 조명박람회 현장을 취재한 기자 입장에선 다양한 소재, 기능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글로벌 LED조명업계의 노력이 얼마나 활발하고, 치열한지를 목격한 것도 중요한 성과로 평가하고 싶다.

즉 상당수의 조명업체들이 에너지절감, 손쉬운 제어 등을 장점으로 한 시스템 개념의 커넥티드 조명에 집중했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의 조명기구를 보안, 통신 등과 융합해 도시의 중요한 사회 인프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독일의 헤스(hess)가 선보인 조명 폴(Pole)은 특히 이채로웠다.

이 제품은 조명 폴에 가로등·보안등뿐만 아니라 CCTV와 와이파이, 전기충전기, 비상급수 기능까지 접목한 일체형 아이템으로, 이는 가급적 도시미관 차원에서 다양한 시설물 설치를 제한하고 있는 세계 주요 도시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국내 조명업계 전문가는 “에너지신산업이 도래하면서 이제 도시에서 CCTV, 통신(와이파이), 전기충전기 등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인프라가 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런 기능을 하나의 조명 폴에 묶어서 제공한다면 신도시나 재개발 지역 등에서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LED조명을 다양한 소재와 결합해 미려한 인테리어 제품으로 승화시킨 사례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제는 점, 선(라인), 면, 원형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굴곡진 디자인으로 화려함을 극대화한 제품들이 다수 출품됐고, 금속뿐만 아니라 나무, 유리, 섬유, 깃털 등과 접목한 독특한 LED조명들도 눈길을 끌었다.

한 조명디자이너는 “기존의 소재에 안주하지 않고, 파격적인 디자인과 소재로 멋을 낸 LED조명이 다수 출품된 것도 올해 조명박람회의 특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국 조명기업들,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다

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조명박람회에는 그동안 이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인지도를 높인 국내 중소기업들과 글로벌 시장공략을 위해 KOTRA 주관의 ‘한국관’에 참여한 기업들의 열띤 홍보전이 펼쳐졌다.

우선 말타니(옛 태원전기산업)는 이번에 글래어(눈부심)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MARC 기술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MARC는 특수 재료와 부품을 활용, 눈부심을 현상을 최소화한 것으로, LED다운라이트, 트랙조명 등에 적용됐다.

제품은 COB타입과 PCB타입 등으로 구분돼 각각 높은 연색성과 광효율을 원하는 소비자의 구미를 맞출 수 있으며, 이들 제품은 이미 올해부터 현장에 납품되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말타니 관계자는 “향후 MARC기술을 활용한 팬던트, 직부형 제품 등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룩스는 지난해 10월 홍콩 전시회에서 처음 소개했던 ‘DIVA3’를 이번 전시회에서 주력으로 소개했다.

이 제품은 ‘DIVA2’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기존 제품에서 보였던 일명 ‘LED 도트스팟’(LED 칩 스팟)을 개선했고, 디자인도 슬림화됐다. 이번 박람회에서 ‘라이트 빌딩 다지인 플러스(Light Building Design Plus)’ 상을 받은 아이템이다.

‘Giga Tera’라는 브랜드로 참가한 KMW는 LED공장등에 CCTV를 접목한 신제품을 집중 홍보했다.

이 제품은 공장등의 CCTV로 실내를 관찰하다가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즉시 파악해 사후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의 화재경보기 등은 발화점에서 화재가 발생해야만 파악이 가능하지만 이 공장등은 관리자가 24시간 감시하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용성이 높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RAAT’라는 브랜드로 독일 조명박람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한 동명전기도 디자인을 강조한 LED다운라이트로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KOTRA가 주관한 ‘한국관’에서 ‘이지라이트(EasyLite)’라는 이름으로 참가한 LED조명생산자협동조합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가로등용 LED(제품명 매직 플레이트)를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매직 플레이트는 가로등·보안등 LED조명용으로 최적화된 ‘AC직결형 엔진’으로, 무게는 1.3kg, 방열판 두께는 4mm에 불과하지만 특수한 제조기법이 적용돼 빠른 열 배출이 가능하다.

또 한국관에는 진우엘텍이 각종 경기장 조명과 투광등 용도로 최적화된 EXVISTA LED조명을 전시했다. 사양에 맞게 다양한 라인업이 구비된 진우엘텍의 EXVISTA LED조명은 기존 메탈램프 투광기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우수한 연색성과 광효율이 강점이다.

이들을 포함해 한국관에는 다양한 실내 LED조명을 선보인 선일일렉콤과 모듈 구조이면서 공기냉각방식으로 설계된 고출력 LED스포츠조명을 선보인 비솔을 비롯해 프리즘, 애니캐스팅, 트라이스톤, 에콜바이오텍, 에스티큐브, 쏠라사이언스, 아이스파이프, 원일아이엠, 동부라이텍 등 총 13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와 함께 8개 회원사와 공동관을 구성해 전시회에 참가한 광산업진흥회는 유럽지역 바이어 30여명을 초청해 수출상담회를 개최해 1150만 달러의 계약실적을 올리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 인터뷰-강병수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부관장

“전시회에 바로 참가하기 전에 미리 몇 회 정도는 참관을 하면서 분위기를 보는 게 중요합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내 제품이나 기술이 어느 정도의 위치인지 비교·분석해보고, 효율적인 홍보방안을 마련해서 전시회에 참가하는 게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조명박람회에서 한국관 구성과 운영을 지원한 KOTRA의 강병수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부관장은 국내 업체들이 최대한 많은 성과를 내고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개별 중소기업 입장에서 해외 바이어를 직접 발굴하고 접촉하는 게 어렵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프랑크푸르트 조명박람회에 참가를 원하는 한국 업체들이 있다면 전시회 개최 전에 원하는 바이어나 시장 등을 우리에게 미리 문의해주세요. 그러면 우리가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바이어를 발굴·모집해서 전시회 기간 동안 한국기업과 바이어를 연결해줄 수 있습니다.”

강 부관장은 또 전시회가 끝나도 일정기간 동안 한국 기업과 상담한 해외바이어를 관리해 거래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프랑크푸르트무역관은 유럽 바이어에 대한 사후관리를 위해 이번 조명박람회 기간 동안 한국관 참가업체들로부터 매일 바이어 상담일지 등을 취합하기도 했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독일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업체들이 별다른 소득 없이 돌아갈 때 가장 안타깝죠. 때문에 사전에 전시회 참가를 철저히 준비하고, KOTRA를 많이 활용하라고 한국 업체에 당부하고 싶네요.”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