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품 조립 회사’라는 오명 상처...“자체 기술력 갖췄다”
쌍용차 외관에 스마트 플랫폼 적용...전기차 생산 비용 절감
산은에서 최대 8000억 담보대출 추진...“회생 계획 공감할 것”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전기신문 오철 기자] “중국산으로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에 들어오는 부품은 판매가격 대비 13%에 불과합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가 지난 22일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부품 관련 논란에 대해 어지간히 억울했는지 “에디슨모터스가 중국산 부품을 가져와 조립만 해서 전기버스를 만들어 파는 회사라는 것은 오해다”라며 연거푸 강조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예전부터 ‘중국산 부품 조립 회사’라는 오명을 받아왔다. 중국으로부터 인수해온 연혁도 있으면서 전기차 및 전기차 충전기 업계의 높은 중국 부품 비중 때문이다. 이런 현실은 현대차를 포함해서 업계에 만연한데 유독 에디슨모터스에게만 가혹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는 자가 개발에 주력하고 국산화 노력을 통해 중국산 부품을 점차 줄여나갔고 강 회장은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점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륜차, 전기자전거를 뺀 나머지 모든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국토부 허가를 가진 회사”라며 “아직 전기버스 생산업체라 2500대 이상을 판매하지 못해서 자가인증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부터 트럭 판매가 가능해져 내년쯤에는 자가인증 능력도 갖추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영권 회장은 쌍용차 인수 계획과 비전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강 회장은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 자금 투입만 한다고 회생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디슨모터스는 11톤 규모의 도시·시외 주행이 가능한 전기버스를 보유하고 있다. 전기버스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75㎞로 환경부 인증을 받았다"며 "승용차나 SUV는 전기차라 하더라도 1~1.5톤 정도인데 이 경우 주행거리 500~800㎞로 늘리는 것은 자사 기술로는 충분한 일"이라고 기술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 회장은 기존 쌍용차 모델을 역설계해 자사가 가진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하겠다며 구체적 계획을 전했다. 그는 “전기차 1종을 새로 개발하려면 통상 4000억원가량이 필요하지만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하면 3~5종의 개발비용이 500억~100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차종을 새로 개발할 경우 금형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 차체를 그대로 쓰고 대시보드나 실내 소재 등을 바꿔 모양은 같아도 품질이 좋아지도록 할 방침"이라며 "액슬, 조향장치 등을 개발해 인증해 갖추려면 최소 3~5년이 걸리고 그럼에도 부품을 다 갖추기 어렵다. 쌍용차는 이미 부품을 다 보유하고 있어 자사 스마트 플랫폼에 역설계해 집어넣으면 내년 전기차 생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애플이나 테슬라와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1~2년내 20만대 이상, 2025년 이후엔 30만대 이상 생산하고 2030년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내년엔 에디슨모터스의 기존 차종을 포함해 전기차 10종을 선보이고 2030년에는 30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강 회장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 논란에 대해서도 조달 방안을 설명했다. 쌍용차 인수 자금은 쌍용차가 안고 있는 임직원 임금 미지급분 등의 공익채권 약 7000억 원을 비롯해 향후 회사 정상화에 1조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강 회장은 “우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참여사들의 유상증자로 인수자금 3100억 원을 마련해 쌍용차의 채무 상당 부분을 갚을 수 있다”며 이후 4900억~5300억 원을 또 한 번의 유상증자로 조달하고 산은에서 7000억~8000억 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산은에서의 대출은 쌍용차의 토지와 건물 등 2조 원 대 자산을 담보로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쌍용차 인수와 정상화에 필요한 최대 1조6200억 원 중 절반 가까이를 사실상 정부 지원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산은에서 저희의 회생 계획안을 제대로 듣고 기술력을 알면 당연히 지원해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산을 담보로 대출해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안 될 게 없다”고 산은 지원에 낙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같은 날 오후 “현재까지 법원 사(쌍용차), 에디슨모터스로부터 어떠한 자금지원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날을 세웠다. 미리 조율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세금이 들어가는 결정인 만큼 국민 눈치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쌍용차 인수합병(M&A)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쌍용차에 대한 정밀실사와 인수대금 납부 등을 거쳐 연내 쌍용차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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