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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대표의 등촌광장)당근마켓에서 싼 전기를 사고싶다
김성철 파란에너지 대표이사    작성 : 2021년 09월 27일(월) 10:17    게시 : 2021년 09월 28일(화) 09:49
명절 기간에 스팀다리미를 샀다. 사고 싶었던 싸고 좋은 것이 당근마켓에 올라왔단다. 시간 약속을 하고 성북동 어느 아파트로 가는 것은 나의 몫. 물건은 괜찮았고 계좌이체로 송금, 거래 완료. 명절에 선물세트가 당근마켓에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유통기간이 긴 스팸이나 생활용품은 인기다. 감사한 선물이지만 당장 필요하지 않은 사람과 싸고 요긴한 먹거리나 생활용품이 당장 필요한 사람이 만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전기도 당근마켓으로 싸게 살 수 없을까? 정부가 4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3원 인상했다. 전기요금이 오르자 가스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 공공요금도 줄줄이 오르고 우유값도 오른다고 난리다. 게다가 생소한 기후환경요금까지 조정돼 연말에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도 쓰고 남는 사람과 싼 전기를 사고 싶은 사람이 만나면 참 좋을텐데.



이웃간 전력거래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2016년 실증사업을 통해서 에너지프로슈머와 누진요금제가 높은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국민 참여형 성공적 모델’이라며 언론에 보도됐다. 그리고 5년이 지나가지만 아직 우리 피부에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광주광역시, 서울 서대문구, 제주특별자치도 등에서 추가 실증을 하고 있다. 태양광을 설치해서 월평균 300kWh 전기가 발전되는 주택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월 200kWh만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100kWh가 남는다. 남는 전기는 어디로 가는가? 한전으로 거꾸로 흘러들어간다. 한전은 이를 별도 계량해서 다음 달 전기사용량에서 빼준다. 이월상계라고 한다. 현금상계도 있긴 하다. 몇 년 전부터는 10kW이상의 태양광 설비인 경우, 누적된 남는 전기를 돈으로 환산해서 돌려준다. 1년 주기로 신청하며 금액은 가중평균 SMP(계통한계가격)로 그리 높지 않다. 그래서 따져봐야 한다. 내가 사용하는 것이 유리한지 한전에 상계 신청하는 것이 유리한지 이웃에게 파는 것이 유리한지 말이다.

남는 전기가 많은 주택용 고객이 꽤 있다. 3kW의 태양광 설비에 비해 소비가 적은 경우이다. 이분들은 다음 달로 이월하는 것이 별 도움이 안 된다. 왜냐하면 다음 달도 전기가 남아서 계속 이월만 되기 때문이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누적 잉여전력량이 13만MWh로 약 37만가구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한다. 이것을 어떻게 할까? 누진 3단계 400kWh이상의 전기소비자가 있다. 그들에게는 1kWh당 280원이 넘는 요금이 부과된다. 이웃의 남는 전기를 180원 정도에 살 수 있다면 더없이 감사한 일이다.



전기 당근마켓에 올리자. “전기 100kWh 판매합니다. ‘가격제안불가’ 1만8000원입니다.” 여유가 되시는 분은 ‘가격제안하기’로 하시고 흥정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 그러면 누가 이걸 살까? 이번 달 전기사용량이 500kWh를 넘는 분이 계신다. 누진3단계에 해당하는 이 분들은 아까 그 전기를 사지 않으면 100kWh를 2만8000원에 한국전력으로부터 사야한다. 1만원의 차익이 생긴다. 전기 당근마켓은 판매자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서 물건을 건네줄 필요도 없다. 얼굴보고 현금을 주거나 있는 자리에서 계좌이체로 입금할 필요도 없다. 플랫폼을 통한 거래와 정산이 투명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엊그제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 태양광 잠재량이 500GW를 넘는다고 한다. 대단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5년 태양광과 풍력보급 목표를 42.7GW로 추가 상향했는데 그 중 태양광이 34GW라고 한다. 지금까지처럼 태양광 산업이 앞으로도 많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 추가로 바라는 바는 기존의 사업영역에서 더욱 확장하여 다양한 고객 혜택과 신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져야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다. 다양한 전기요금제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다. 요금제 외에 이웃간 거래나 제3자 PPA 등 다양한 거래를 통한 방법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는 물론이요,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에너지프로슈머와 전기소비자 간의 소통으로 휴대폰에서 “당근”하는 알림이 수시로 터지는 것이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프로필 ▲건국대 전기공학 박사 ▲한국ESS산업진흥회 이사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 WG3 위원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인적자원개발 심의위원 ▲물구나무선 발전소(인포더북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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