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설치, 기존 사고와 달리 화재 아닌 폭발이 먼저 시작돼
원인 파악 합동조사, 업계는 "일희일비 말아야"

지난 4월 6일 발생한 충남 홍성 광천면 조양7호 태양광발전소 화재 현장.
지난 4월 6일 발생한 충남 홍성 광천면 조양7호 태양광발전소 화재 현장.

[전기신문 정재원 기자] 기지개를 켜려던 ESS 업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동안 잠잠하던 ESS 화재사고가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경북 영천에서 일어난 ESS 화재사고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지난 6일 오후 4시 49분,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서 주민이 소유한 태양광 ESS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설비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18년 설치한 조양 태양광 7호로 설비용량은 497.61kW, 운영관리는 에너지와공조가 맡았다.

이 화재로 경량 철골조 패널 지붕 1동 96㎡ 중 22㎡가 소실되고 시설 내부에 설치된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140개가 불타 4억 4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화재는 3시간 40분 만에 진화됐다.

이번 화재사고는 기존과 달리 대형폭발이 먼저 시작됐다. 목격자에 의하면 굉장한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도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화설비와 펜스가 현장 반대편까지 날아갔고, 주변 밭에 파편까지 튀었다.

현장조사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일반적으로는 배터리가 열을 받으면 내부에 폭발성 가스가 차긴 하지만, ESS 화재사고 중 이렇게 폭발력이 컸던 건 처음”이라며 “사람이 맞았으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화재 합동조사는 지난 13일 한국전기안전공사와 배터리 제조사 등이 참여한 채 이뤄졌다.

해당 ESS는 정부의 ‘옥외 설비 충전율(SOC) 90%로 제한’도 지켰지만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체인 LG가 주수소화 장치를 자체적으로 넣어뒀고, 16kg 소공간 가스 자동 소화장치도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배터리 결함이 꼽히고 있다. 한 전문가는 “BMS에서 배터리에 문제가 발견된 것을 알았고, 운영관리회사가 LG 측에 알려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매년 한겨울이 지나서 기온이 급상승하는 4~5월에 사고가 잦은데, 올해는 조금 더 일찍 더워지다 보니 사고가 일찍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화재원인이 정확히 배터리 결함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다른 부품에서 발생한 문제가 배터리 쪽으로 전이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기안전공사 측도 “정확한 결과는 더 조사해봐야 하지만, 기온 상승이 온도에 약한 ESS에 영향을 끼쳐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동조사는 현재 데이터로그를 통해 원인을 분석 중이고, 15일 2차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업계는 이번 화재사고를 두고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고라는 것은 100% 방지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결과를 조금 더 봐야 알겠지만, 화재 사고 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화재사고는 데이터가 손실돼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현재는 서버 데이터가 있다”며 “이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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