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평균 발전시간 3.67시간…전년비 0.07시간 줄어
솔라커넥트 쌤 등록 3300개 발전소 분석…봄철 가장 긴 4.77시간
여름·겨울 실적 다소 낮아…최장 장마・폭우 등 기상악화 영향 커
전남 고흥·여수서 4시간 기록…용량 낮을수록 발전시간 잘 나와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2020년은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체감한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대급으로 긴 장마와 폭우, 수차례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등으로 인해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강추위가 찾아와야 할 겨울철에는 오히려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날씨로 인해 기후위기가 다른 세상 이야기가 아님을 체감했던 한 해였다.

태양광 발전소는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비가 많이 오거나 흐린 날에는 태양빛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발전량이 떨어지고, 반대로 화창한 날에는 발전시간이 늘어나 사업자들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준다.

날씨가 너무 더워도 문제다. 여름철 뜨거운 태양 덕분에 태양광 발전소의 전력 생산시간이 가장 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모듈의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오히려 전압이 낮아져서 봄철보다 발전시간이 짧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본지는 솔라커넥트가 제공하는 태양광 발전소 통합 관리 서비스인 쌤(SAEM)에 등록된 발전소들의 데이터를 분석, 지난 한 해 기후변화로 인한 날씨의 변화가 태양광 발전소의 발전시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들여다봤다.

◆2020년 일평균 발전시간 3.67시간…4월 5.28시간으로 가장 길어= 솔라커넥트가 제공하는 쌤에 등록된 3300여개의 태양광 발전소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일평균 발전시간은 3.67시간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3.74시간보다 0.07시간(1.87%) 줄었다.

봄철 일평균 발전시간은 4.77시간으로 계절별로 따졌을 때 가장 길었다. 여름은 3.61시간, 가을 3.45시간, 겨울 2.84시간을 매일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일조시간이 긴 봄철 3~5월의 발전시간이 가장 높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3월, 4월의 일평균 발전시간은 각각 4.58시간, 5.28시간으로 전년 4.12시간, 4.16시간 대비 크게 상승했다. 5월은 전년 5.26시간에 비해 0.8시간 줄어든 4.46시간을 기록했다.

다만 5월 발전량이 낮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전년도 5월 발전시간이 유난히 좋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시간을 기록했다는 것.

4월은 일평균 발전시간이 5시간을 넘길 정도로 화창했던 날씨였다.

4월 강수일수는 5.1일로 평년(7.8일)보다 낮았다. 일조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봄철에 이처럼 맑은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태양광 발전소의 높은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전년 대비 확연히 적었던 미세먼지도 이 같은 발전시간을 끌어낸 원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긴 장마에 폭우·태풍까지…최악의 여름= 2020년 여름철 평균 발전시간은 3.61시간으로 4.01시간을 기록한 2019년 대비 큰 폭으로 낮았다. 전년대비 10%가량 발전시간이 떨어진 셈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과 8월의 누적 강수량은 각각 420.7mm, 401.6mm로 역대 여섯 번째로 비가 많이 왔던 시기다.

7월의 강수일수는 18.8일로 평년(14.4일) 대비 4.4일 길었다. 8월 강수일수도 15.6일로 평년 13.2일 대비 2.4일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도 연이어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발생한 총 23개 태풍 가운데 4개가 한국에 영향을 줬다. 이 4개는 8월부터 9월초에 집중되면서 여름철 기상악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 가운데 ▲제5호 장미(8월 9~10일) ▲제8호 바비(8월 22~27일) ▲제9호 마이삭(8월 28일~9월 3일) 등 세 개의 태풍이 8월에 집중됐다.

이 같은 이상기상 현상은 즉시 태양광 발전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7월 한 달간의 전국 일평균 발전시간은 3.04시간으로 간신히 3시간대를 지켜낸 모양새다. 전년 3.63시간 대비 0.59시간 짧아졌다.

태풍이 집중됐던 8월은 3.42시간을 기록해 전년 4.12시간 대비 0.7시간 일 평균 발전시간이 감소했다.

장마로 인한 폭우가 이어진 7, 8월 두 달만 계산했을 때는 전년 대비 16% 가량 발전시간이 짧았던 것으로 추산된다.

비가 오지 않은 날에도 흐리거나 구름이 많은 날이 이어져 제대로 된 발전을 하지 못한 날이 유난히 많았다는 게 태양광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6월은 4.37시간을 하루 평균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4.54시간 대비 0.17시간 정도 줄었다.

◆맑은 날씨 이어진 가을, 전년 대비 발전실적 좋았다= 태양광 사업자들에게는 유난히 길고 가혹했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철에는 지속적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발전실적이 소폭 상승했다.

쌤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에는 3.25시간의 일평균 발전시간을 기록한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0.2시간 늘어난 3.45시간을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평균 발전시간은 3.53시간으로 전년 3.23시간 대비 0.3시간 길었다.

강수일수는 2019년 12.4일, 2020년 12일로 비슷했지만 9월 초까지 강한 태풍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9월 실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미세먼지 저감과 9월 맑은 날씨 등으로 인해 발전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한 달간 일평균 발전시간은 3.89시간으로 전년 같은 기간(3.53)과 비교할 때 0.36시간 많이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긴 장마와 태풍이 끝나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져 발전시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1월은 2.93시간으로 전년 대비 0.07시간 짧았다.

◆따뜻했던 겨울, 눈 대신 비 내려 태양광 발전엔 악영향= 겨울철에는 폭설보다 따뜻한 날이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0년은 1월과 지난 겨울철의 평균기온은 13.2℃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기온이 다섯 번째로 높았던 한 해가 됐다.

이처럼 따뜻한 날이 지속되면서 눈 보다는 비가 내리는 날이 잦았다. 강수일수가 평년 대비 늘어나면서 태양광 발전소의 발전시간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쌤은 분석했다. 1월 월강수량은 83.4mm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1월 일평균 발전시간은 2.45시간으로 전년 3.19 시간 대비 0.74시간(23.19%)이 줄었다. 비가 많이 내린 만큼 흐린 날씨가 이어져 태양광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1월은 2020년 중 발전시간이 가장 짧았던 달이 됐다. 2월도 3.43시간, 12월은 2.64시간으로 예년과 비슷했다.

◆전남 고흥군 4.07시간으로 전국서 발전효율 최고= 솔라커넥트의 쌤이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별 발전시간을 분석한 결과 경상남도의 하루 평균 발전시간은 3.64시간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발전효율을 보였다.

솔라커넥트의 쌤이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별 발전시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가장 높은 발전시간을 보인 곳은 전남 고흥군으로 나타났다.

전남 지역의 경우 고흥군에서 하루 평균 발전시간은 4.07시간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여수시에서도 4.03시간을 보이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4시간대 발전실적을 보유한 곳이 됐다.

발전소 용량이 작을수록 평균 발전시간은 긴 것으로 나타났다.

쌤에 등록된 발전소를 ▲100kW 미만 ▲100~500kW 미만 ▲500kW~1MW 미만 ▲1MW 이상으로 구분했을 때 100kW 미만 발전소의 평균 발전시간이 3.70시간으로 가장 높았다.

100~500kW 미만 발전소는 3.67시간, 500kW~1MW 미만 발전소는 3.61시간, 1MW 이상 발전소는 3.19시간으로 용량이 커질수록 발전시간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솔라커넥트는 발전소 용량이 커지면서 패널의 수도 증가하는 만큼 음영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고장난 패널이 생길 확률도 높아지는 등 변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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