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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도 못하는 ‘좀비주유소’ 전국 990여개 방치…불법유통·토양오염 온상
알뜰주유소·코로나로 수익 급감 영업 중단
폐업시 기름탱크 철거 의무, 큰 비용 발생
“주유소 건전 운영 위해 정부 관심 지원 필요”
윤병효 기자    작성 : 2020년 07월 09일(목) 10:43    게시 : 2020년 07월 09일(목) 10:52
한국석유관리원 단속반원들이 가짜석유를 불법 유통시킨 주유소의 지하 기름탱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실상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도 폐업 신고를 하지 않는 이른바 '좀비주유소'가 전국에 99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좀비주유소는 가짜석유의 불법유통 온상이 되고 있으며, 지하 기름탱크의 누유로 토양과 지하수 오염까지 발생시키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주유소업계에 따르면 사실상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도 폐업 신고를 하지 않은 주유소가 전국에 990여 개에 이르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알뜰주유소의 보급 확대로 일반 주유소의 판매 마진이 크게 떨어진데다 최근 코로나19로 판매량마저 급감하면서 운영 한계에 이른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문제는 이런 주유소들이 폐업 신고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게 관계자는 “주유소 사업자가 폐업 신고를 하려면 지하에 묻어둔 기름탱크를 처리해야 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야반도주를 하거나 폐업 신고를 하지 않고 일 년에 3~4번 정도만 문을 여는 식으로 방치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좀비주유소들은 가짜석유의 불법유통 온상이 되거나 토양 오염을 일으키는 등 여러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석유관리원이 적발한 가짜석유 불법유통업자들도 충청, 강원, 경북 지역에서 주유소 6곳을 임대한 뒤 이곳의 저장탱크를 활용해 980만ℓ, 128억원 상당의 가짜경유를 전국에 유통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하 기름탱크는 관리가 되지 않거나 수명연한이 다 되면 녹슬어 누유현상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탱크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인근 토양을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 지하수까지 오염시켜 식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치된 주유소의 기름탱크 중 70~80%에서 누유가 발생하고 있다는 환경부 조사결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유출된 기름이 지하수로 흘러가면 식수까지 오염시킬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도 진작부터 좀비주유소 문제를 알고 있지만 실체 파악이 어렵고 관련예산도 배정되지 않아 소관부처마다 서로 맡지 않으려고 타 부처에 떠넘기고 있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주유소 관련 유통 분야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 분야는 환경부, 안전 분야는 소방청이 업무를 맡고 있다. 좀비주유소 문제는 세 부처가 모두 관련돼 있다.

때문에 주유소업계에서는 좀비주유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부처는 물론 업계와 학계도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문제 진단부터 대책 마련까지 근본적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좀비주유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공제조합을 통해 폐업을 원하는 주유소에 비용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권의 강력한 에너지 전환 및 그린뉴딜 정책으로 인해 성장분야가 있는 반면 쇠퇴분야도 있기 마련인데 주유소가 바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분야”라며 “주유소시장이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lectimes.com        윤병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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