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서 13.7GW 석탄발전 퇴출 유력
보령3호기 성능개선 후 대기오염배출물질 LNG발전보다 적어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13.7GW에 달하는 석탄발전소를 가스발전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수급 안정과 환경, 비용 등을 고려하면 석탄발전의 무조건적인 퇴출은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7년 수립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제9차 계획의 일환으로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정부에 제출한 LNG 대체의향서에 따르면 2034년까지 13.7GW 용량의 석탄발전소가 퇴출될 전망이다.

퇴출된 석탄발전 설비용량은 LNG발전소로 대체 건설될 예정이다. 하지만 석탄발전소를 LNG발전소로 대체할 경우 오히려 비용 대비 환경개선효과는 적고 수급 안정은 불안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이 지난 2018년 9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1년여에 걸쳐 보령화력 3호기를 대상으로 환경설비와 주기기의 성능을 개선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81%나 줄어든 0.103kg/MWh를 기록했다.

또 효율이 2.58% 향상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경우 LNG복합발전 평균인 0.175kg/MWh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에너지 안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현재 우리나라는 석탄과 원자력발전이 기저발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가 탈원전을 천명한 상황에서 탈석탄까지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때까지 당분간 LNG복합발전이 기저부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하지만 LNG복합발전 발전연료인 천연가스는 국제유가와 관련돼 있어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게 무엇보다 관건이다.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전력계통 문제 등으로 수급 위기 시 석탄발전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국내산업 보호 측면도 고려가 필요하다. 석탄발전 성능개선은 국내 기술로 가능하지만, 가스복합발전은 아직 기술자립이 안 돼 외국산 터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3~5년 뒤 가스발전보다 저렴해져 계획대로 석탄발전설비 13.7GW를 가스발전설비로 대체할 경우 2060년 좌초자산이 7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전력업계 전문가는 “에너지전환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만 고려하면 LNG발전으로의 대체가 바람직하다”면서도 “좌초비용과 수급위기에 따른 대정전 가능성, 산업 측면 등을 고려하면 석탄발전의 무조건적인 퇴출보다는 성능개선을 통한 수명연장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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