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생산 줄이고, 천연가스 개발 확대 추진
일각에선 CEO 데스칼치 “재신임과 관련 있다” 주장

이탈리아 에너지 그룹 에니(ENI)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8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관심이 높은 이탈리아 정계의 목소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클라우디오 데스칼치 에니 최고경영자는 “기업의 미래가치창출을 위해 친환경에너지 생산은 필수과제”라며 신재생에너지 설비투자를 확대함과 동시에 온실가스배출의 주범인 석유 생산을 천연가스 생산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에니의 석유생산은 연간 3.5%씩 늘어 2025년 정점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하며, 2050년에는 천연가스가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85%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연간 500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소효과가 기대되는 조치다.

이탈리아 국영기업이자 세계 20위권 대기업인 에니의 대대적인 변화는 유럽 에너지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에니의 신재생에너지기업 도약은 유럽의 전반적인 신재생에너지산업발전에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의 재래식 석유생산 기업에 대한 투자욕구는 사그러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에니의 신재생에너지 바람은 이탈리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는 시선도 있다. 최고경영자 데스칼치는 오는 5월 임기가 만료돼 재신임의 기로에 놓인다. 이와 관련 회사지분의 30%를 소유한 정부가 경영자 선임권을 무기로 기업경영에 간섭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여당인 민주당은 “데스칼치가 연임하기 위해 신재쟁에너지기업전환을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기업의 수익에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데스칼치는 “이번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안정성과 균형,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강한기업이 되기 위한 결정”이라며 자신의 재신임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오는 5월 이사회의 결정에 유럽 에너지산업의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